또한 점쟁이들이 하듯이 억측과 추정과도 다르다. 그것은 완전한 오류일 뿐이고,
마음 약한 사람들을 낚으려고 던져놓은 올가미에 불과하다...
그것이 어떠할지는 신께서 더 잘 알고 있다. 초자연적인 것을 지각하는 이 모든 방법들은 입증된 것이 아니며 여하한 확증 위에 서 있는 것도 아니다. 만약이것을 읽는 독자가 확고한 기반 위에 선 학자라면 이 문제를 치밀하게 조사해보아야 할 것이다. ..……..
우리가 기지의 사실에서 미지의 사실을 찾아내는 것이 정보들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에서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것은 학문이나 존재의 세계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에나 적용될 수 있다. 미래의 일은 그 발생원인이 알려지기 전까지혹은 그것에 관한 믿을 만한 정보를 소유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초자연에 속한 것이다.
- P124

사람들의 생활상태의 차이는 그들이 생계를 꾸려가는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사회조직은 사람들에게 생계를 위하여 서로 협동하게 하고, 그럼으로써 생활에 필요한 간단한 필수품을 획득하는 것에서부터 편의품과 사치품들을 얻는 것까지 가능케 한다.
어떤 사람들은 농경, 즉 채소와 곡식의 경작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또 어떤 사람은 목축, 즉 양, 소, 염소, 벌, 누에 등을 기르고 그 생산물로써 살아간다. 농경이나 목축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전야로부터 단절될 수 없는데, 그 까닭은 넓은경작지와 목초지는 물론이고, 정주지역이 제공할 수 없는 여타의 다른 것들을 전야만이 그들에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들이 생활을 전야에만 국한시키는 것은 불가피하다. 생활과 문명에 필요한 것, 즉 의식주를 충족시키기 위한그들의 사회조직과 협동은 그들로 하여금 생존 차원 이상을 넘지 못하게 한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그 이상의 어떤 것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의 여건이 점차로 개선되고 자기들에게 필요한 것 이상의 재화와 안락을 확보하게 되면, 그들은 휴식과 여유를 즐기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단순히 생존차원의 필수품 이상의 것들을 위해서 협동하며, 더욱 더 많은 음식과 의복을 가지게 되고 거기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그들은 커다란 집을 짓고 방어를 위해서 - P125

도시를 건설한다. 이로써 안락과 여유가 많아지고, 그것은 다시 고도의 사치습관의 형성으로 이어진다. 그들은 고급요리를 준비하는 것, 혹은 비단, 능라와 같은고급 옷감으로 만든 현란한 의복을 입는 것, 더 높은 건물과 망루를 건설하는 것, 건물을 정교한 가구들로 장식하는 것 등에서 최고의 자부심을 느낀다. 이렇게 해서 기술은 고도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은 성곽과 저택을 짓고 수도를 설치하며, 점점 더 높은 망루를 짓고 그것을 극도로 정교하게 장식하기 위해서 경쟁한다. 그들은 의복, 침대, 그릇, 도구 등 모든 물건에 품질의 차이를 둔다. ‘도회민‘이란 도시와 그 근교에 사는 사람들을 의미하며, 그들 중 일부는 생계수단으로 기술을 택하고 또 다른 일부는 상업을 택하기도 한다. 그들은 전야민에 비해 더 많은 수입을 올리고 더 안락한 생활을 누린다. 왜냐하면 그들은 단순히 필수품에 만족하는 수준 이상으로 살고 있으며, 그들의 생계수단도 재산에 상응하기 때문이다. 이상의 설명으로 전야민과 도회민은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자연집단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 P126

창조된 최초의 자연적 상태에서 영혼은 선과 악그 어느 것이 주는 영향이건 쉽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무함마드는 "모든아기는 자연상태로 태어난다. 그를 유태인으로 기독교도로 혹은 불신자로 만드는 것은 그의 부모이다."라고 했다.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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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마네의 그림 속에선 평범한 옆집 사람들이 퇴폐적으로 놀아나고 있었습니다. 교훈이 될 만한 이야기는 전혀 떠오르지 않죠. 어제 점심때 퇴폐적으로 놀았던 기억만 떠오르게 하는 그림 앞에서 방탕했던 부르주아 남성들은 얼굴이 붉어졌고, 급기야 "이 그림은 쓰레기다!" 라는막말을 하기에 이릅니다. 이 ‘쓰레기 같은 그림은 어느새 시대의 거울이되어 당시 방탕한 남성들의 일상을 비추고 있었던 것입니다.
"현대의 생활, 즉 동시대 사람과 생활상을 그려야 해." 마네에게 수없이 얘기했을 보들레르의 한발 앞선 생각이 마네의 정신을 흔들어 깨운셈입니다. 그 결과, 풀밭 위에 퇴폐적으로 노니는 1860년대 부르주아들의 생활상을 풍자하는 그림으로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미술은과거의 향수에서 벗어나 비로소 시대와 함께 호흡하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바로 마네가 발견한 미래로 가는 문‘ 입니다. 오늘날의 미술 작품이시대와 호흡하고 있는 이유이죠. 마네의 도발적 시도는 오늘날에 와서야 대중적 코드로 정착된 것입니다.
- P184

과거의 정신과 미래의 정신이 뒤섞여 혼란과 갈등을 흘뿌리던 19세기 예민한 감각을 지녔던 젊은 예술가들은 갓 태어난 시대정신을 한발앞서 포착합니다. 이들은 르네상스 미술에 뿌리를 두고 있는 획일화된 주제나 기법 등의 전통을 과감히 깨부숩니다. 대신 자신만의 관점으로새로운 미술 창조를 추구하죠. 이렇게 과거의 패러다임이 깨지고, 그 자리에 근대적 정신이 반영된 모더니즘 미술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합니다.
그렇다 해도 너무 빠른 것 아냐?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프랑스혁명은 1789년, 마네가 <풀밭 위의 점심 식사>를 그린 건 1863년, 모네가 <인상, 해돋이>를 그린 건 1872년입니다. 100년도 채 되지 않아 미술이 완전히 새 옷으로 갈아입은 것입니다. 이렇게 미술이 재빨리 근대의 옷을 입게 된 것은 매우 강력한 촉매제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카메라입니다. 오늘날에는 모든 사람의 손에 들려 있는 이 카메라라는녀석이 19세기에는 회화를 종말시킬 괴물로 여겨졌습니다.
- P199

인상주의를 한 마디로 말하면 이렇습니다. 오직 빛이 보여주는 세상을 솔직하게 포착해 그린다.‘ 인상주의 이전에 고전주의 회화는 사물 고유의 색과 형이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것은 머릿속에 있는 관념적 색과 형을 그렸던 것이죠. 인상주의는 사실 우리눈에 보이는 사물의 고유한 색과 형은 없으며, ‘빛‘에 의해 시시각각 변화한다는 솔직한 시각의 반영입니다. 내 눈으로 본 것만 그리겠다‘는 사실주의가 한단계 진화한 사조라고 할 수 있죠.
인상주의 화가들은 사물의 색과 형을 보여주는 햇빛을 포착하기 위해 야외로 나가 그림을 그렸습니다. 햇빛의 변화로 시시각각 변하는 색과 형을 즉각반영하기 위해 물감을 섞지 않고 원색을 바로 썼으며, 붓질은 점찍 듯 짧고 빠르게 했습니다. 또한 인상주의는 사진 기술의 근간인 광학이 반영되었습니다.
1874년 최초의 인상주의 전이 초상 사진가 나다르의 스튜디오에서 열린 것은우연의 일치가 아닙니다. 나다르는 당시 파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초상 전문 사진가였습니다. 모네를 포함한 인상주의자들은 이런 사진가와 관계를 맺으며사진 제작의 원리(광학)를 알게 되었고, 자신의 회화 작업에 반영한 것입니다.
- P217

이런 노력과 연구에도 불구하고 모네는 뭔가 2퍼센트의 부족함을 느낍니다.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회화에 대한 독창적인 개념을 아직 그림으로 명확하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갈증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곳의 풍경은 단 하나가 아니더라!‘ 같은 곳의 풍경을 하루 종일 바라본 인내심의 대가인 모네는 깨달있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날씨가 변하고 그것은 빛의 변화로 이어진다는 것, 빛이 변하면 풍경 속 만물의 색과 형태가 변한다는 것, 그러므로 무한한 시간만큼 그곳의 풍경도 무한히 다채롭게 그릴 수 있다는 것을요. 이것은 이제껏 풍경 화가들이 하나의 풍경에 하나의 그림만을 그리던 것과 전혀다른 개념이었습니다. 모네는 자신의 깨달음을 어떻게 작품으로 표현해야 할지 고민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연작‘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 P214

세잔이 본 자연은 보면 볼수록 분해되거나 쪼개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였죠. 보면 볼수록 모든 자연물의 색과 형태가 명료해지고또렷해짐을 느꼈습니다. 변화 속 불변의 발견입니다. 세잔은 매 순간 변하는 자연의 껍데기 속에서 변하지 않는 영원한 실체를 느낍니다. "영원한 인상주의를 만들고 싶다"는 그의 말은 바로 이것을 의미합니다. 이로써 세잔은 자연의 본질을 통찰해 그리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웁니다.
즉, 사물이 지닌 본연의 ‘색‘과 ‘형태‘, 그 엑기스를 추출해 그리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이 엑기스를 추출하기 위해 오랫동안 보고 또 보며 탐구했습니다. 사과가 썩을 때까지 그렸다는 세잔의 일화는 유명합니다.
-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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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시대는 자신만의 자세와 시선, 몸짓을 지니고 있다."
"그림을 배우려고 옛 거장들의 작품을 공부하는 것은 분명 훌륭한 일이지만, 만약 목표가 현재의 아름다움의 성격을 이해하는 것이라면 그것은불필요한 훈련일 뿐이다."

‘현대의 생활, 즉 동시대 사람들과 생활상을 그려라.‘ 이게 보들레르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마네의 미술에 고스란히 담깁니다.
- P178

15세기 르네상스 이후 서양 미술의 절대 법칙으로 군림해왔던 표현법이 있는데요. 바로 원근법입니다. 평평한 벽면과 캔버스를 3차원의 공간으로 만드는 신통한 아이디어였죠. 1,000년의 중세시대 동안 비현실적이었던 회화에 마치 실재 같은 가상공간을 탄생시키는 절정의 기술이었습니다. 이 필살기는 그림을 보는 사람의 몰입을 높여 그림속 주제를 더욱 생생히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마치 일반 영화를보다가 3D 아이맥스 영화를 보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마네가 본 우키요에에 원근법 따위는 없었습니다. 평평한 그림들이 마네에게 이렇게 말을 거는 듯했습니다. "그림을 어디에 그려? 평평한 종이, 천에 그리잖아. 거기에 뭐하러 3D 가짜 공간을 만들어? 그냥 평평하게 그리면되지!"
이뿐만이 아닙니다. 우키요에는 그리스로마 미술을 절대 진리로 여기며 르네상스 이후 500년간 이어져온 고전적인 화풍 또한 무시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화가들은 현실에는 없는 이상적인 미를 그리기 위해 철저히 이성적으로 계산해 그림을 그렸습니다. 여인의 살결은 붓질 하나보이지 않게, 드레스는 실제보다 더 빛나게 그렸죠. 마치 인간이 아닌 신이 그린 것 같은 절대적이고 이상적인 그림이었습니다.
- P181

하지만 마네가 본 우키요에는 이것들을 무시하고 있었습니다. 인물,
건물, 산 등 모든 사물에 뚜렷한 윤곽선이 있었고, 그 안은 순수한 원색이 채워져 있었습니다. 단순미가 강렬하게 드러났죠. 우키요에는 마치이렇게 마네에게 말을 거는 듯했습니다. "왜 사람을 그리는 데 수천 번붓질을 해야 하지? 윤곽선, 원색, 끝!"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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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아라비아 반도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이 바다의 습기가 공기 중의 습도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열기가 초래하는 건조함과 기후의 혹독함을 감소시켜준다. 바다로부터의 습기로 인해서 아라비아 반도는 어느 정도 온화해지게 된 것이다.
사물의 본질에 대한 지식이 없는 계보학자들은 흑인이 노아의 아들인 함의 자손이며, 그들의 피부가 검게 된 것은 노아가 함을 저주했기 때문이고, 신의 노여움이 함의 자손들을 노예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한다. 노아가 자기 아들 함을 저주한 것은 『토라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검은 피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야기도없다. 다만 그의 저주에는 함의 자손이 그 형제의 후손들의 노예가 되리라는 것만 포함되어 있다. 흑인들의 검은 피부를 함에게로 돌리는 것은 더위와 추위의본질, 또 그것이 기후와 그 기후조건 안에서 태어나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의본질을 모르기 때문이다. 제1, 제2기후대의 주민들에게 공통적인 검은색 피부는 그들이 숨쉬며 살고 있는 공기, 즉 남쪽의 엄청나게 뜨거운 열기의 영향으로 형성된 공기 때문에 초래된 것이다. 그곳에서 태양은 짧은 간격을 두고 1년에 두번이나 정점에 올라가며, 1년 내내 태양은 높은 곳에 머무르고 있다. 따라서 태양광선도 많을 수밖에 없다. 그곳의 주민들은 매우 혹독한 여름을 지내야 하기때문에, 그들의 피부는 과도한 열기로 인해서 검은 색으로 변했다. 이와 비슷한현상이 북방의 제6, 제7기후대에서도 일어나는데, 이곳에서는 북방의 과도한 추위의 영향으로 생기는 공기의 구성으로 인해서 그런 현상이 발생한다. 태양은 언제나 벌판의 지평선 혹은 그 언저리에 머물고, 정상에 오르는 법이 결코 없으며 그 근처에도 가지 못한다. 따라서 이 지역에서 열기는 미약하고 추위는 사계절내내 혹심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주민들의 피부색은 희게 되고 모발 색깔은 엷어지는 경향이 있다. 심한 추위가 가져오는 또 다른 영향은 푸른 눈, 주근깨 많은 피부, 금발 등이다.
- P89

계보학자들은 민족 간의 차이가 오로지 혈통 때문에 생긴다고 하는 그들의 신념 때문에 이러한 오류에 빠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종족이나 민족 사이의 차이는 때로는 아랍인, 이스라엘인, 페르시아인처럼 상이한 혈통에 의해서 생기기도 하지만, 때로는 잔지인, 아비시니아인, 슬라브인, 수단인의경우처럼 지리적인 위치나 신체적인 특징에 의해서 비롯되기도 한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아랍인들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혈통과 동시에 관습이나 눈에 띄는 특색에 의해서 생기기도 한다. 혹은 특정한 민족에게만 특유하게 존재하는 조건,
자질, 성격 가운데 어떤 것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남방이나 북방의어떤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함과 같이 어떤 유명한 사람의 후손이라고 하면서, 그 조상이 지녔던 피부색, 특질, 신체적 특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일반화시켜 말하는 것은 오류이다. 이는 인류와 지리적 환경, 이 양자의 진정한 본질을 무시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오류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것은 외적인 상황과 환경도 변화할 수밖에 없고, 그러한 변화가 후속 세대에게 영향을 준다는 사실도 무시한 것이다.
- P92

이처럼 음식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볼 때, 공복(즉 음식이 없는 상태)도 마찬가지로 신체에 영향을 미치리라는 점은 의심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 두 가지 반대현상은 동일한 패턴을 따르기 때문이다. 즉 음식이 신체의 근본적인 생존에 영향을 주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공복은 신체와 정신을 파괴하는 부패한 잉여물과 혼합물을 몸에서 제거함으로써 신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신께서는 모든 것을 아신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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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을 잠그는 순간, 나는 드디어 한 친구와의 통화연결에 성공한다. 친구는 "여보세요"라고 말한다. 나 역시 친구에게 "여보세요"라고 말한다. 곧이어 친구는 "누구세요?"라고 묻는다.
순간 나는 내가 누구에게 전화를 걸었는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한번 더 "누구세요?" 묻는 친구의 목소리가 들린다. 당황한 나는 내 친구이거나, 선배이거나, 친구의 친구일지 모르는 사람에게 절박한 목소리로 되레 묻는다. "누구세요?" 경계하듯 저편에선 잠시 말이 없다. 그리하여, 행여 저편에서 수화기를 놓을까봐 조급해하며 내가 연이어 "누구세요?"
"누구셨죠?"를 울듯 묻고 있을 때, 각각의 방이 무덤처럼 조용했는지 어땠는지, 네 명의 여자가 모두 내 방으로 달려왔는지어땠는지 나는 기억할 수 없다. 다만 주의력이 좋은 여자였다.
면 누군가 한 명은 아침에 내가 화장실 앞에 처음으로 붙여놓은 ‘미안해요. 무서워서 그랬습니다‘라는 포스트잇을 보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그 순간 하고 있었다는 기억뿐이다.
-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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