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시대는 자신만의 자세와 시선, 몸짓을 지니고 있다."
"그림을 배우려고 옛 거장들의 작품을 공부하는 것은 분명 훌륭한 일이지만, 만약 목표가 현재의 아름다움의 성격을 이해하는 것이라면 그것은불필요한 훈련일 뿐이다."

‘현대의 생활, 즉 동시대 사람들과 생활상을 그려라.‘ 이게 보들레르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마네의 미술에 고스란히 담깁니다.
- P178

15세기 르네상스 이후 서양 미술의 절대 법칙으로 군림해왔던 표현법이 있는데요. 바로 원근법입니다. 평평한 벽면과 캔버스를 3차원의 공간으로 만드는 신통한 아이디어였죠. 1,000년의 중세시대 동안 비현실적이었던 회화에 마치 실재 같은 가상공간을 탄생시키는 절정의 기술이었습니다. 이 필살기는 그림을 보는 사람의 몰입을 높여 그림속 주제를 더욱 생생히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마치 일반 영화를보다가 3D 아이맥스 영화를 보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마네가 본 우키요에에 원근법 따위는 없었습니다. 평평한 그림들이 마네에게 이렇게 말을 거는 듯했습니다. "그림을 어디에 그려? 평평한 종이, 천에 그리잖아. 거기에 뭐하러 3D 가짜 공간을 만들어? 그냥 평평하게 그리면되지!"
이뿐만이 아닙니다. 우키요에는 그리스로마 미술을 절대 진리로 여기며 르네상스 이후 500년간 이어져온 고전적인 화풍 또한 무시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화가들은 현실에는 없는 이상적인 미를 그리기 위해 철저히 이성적으로 계산해 그림을 그렸습니다. 여인의 살결은 붓질 하나보이지 않게, 드레스는 실제보다 더 빛나게 그렸죠. 마치 인간이 아닌 신이 그린 것 같은 절대적이고 이상적인 그림이었습니다.
- P181

하지만 마네가 본 우키요에는 이것들을 무시하고 있었습니다. 인물,
건물, 산 등 모든 사물에 뚜렷한 윤곽선이 있었고, 그 안은 순수한 원색이 채워져 있었습니다. 단순미가 강렬하게 드러났죠. 우키요에는 마치이렇게 마네에게 말을 거는 듯했습니다. "왜 사람을 그리는 데 수천 번붓질을 해야 하지? 윤곽선, 원색, 끝!"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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