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영장류는 거의 확실히 이색형 색각자였을 것이다. 그들은 두가지 원뿔세포, 즉 짧은 원뿔세포와 긴 원뿔세포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개처럼 세상을 파란색과 노란색으로 보았다. 그러나 4300만 년 전부터 2900만 년 전 사이에, 한 특정 영장류의 환경세계를 영구적으로 변화시킨 사건이 일어났다. 그들은 긴 옵신을 만드는 유전자의 추가적 사본을 얻었다. 이것을 유전자 중복gene duplication 이라고 하는데, 세포가 분열하고 DNA가 복제될 때 종종 발생한다. 그것은 실수이지만 ‘행운의 실수‘다. 왜냐하면 여분의 유전자 사본에 진화가 개입해, 원본의 작업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재주를 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긴 옵신 유전자에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두 개의 사본 중 하나는 거의 동일하게 유지되어, 560나노미터의 빛을 흡수했다. 다른 하나는 점차 530나노미터라는더 짧은 파장으로 이동해, 오늘날 우리가 중간(초록색) 옵신이라고 부르는 것을 탄생시켰다. 이 두 유전자는 98퍼센트 동일하지만, 2퍼센트의 차이가 ‘파란색과 노란색‘으로만 보이던 세상에 ‘빨간색과 초록색‘이 추가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요컨대 문제의 영장류는 기존의 ‘긴‘ 옵신과 ‘짧은‘ 옵신에 ‘중간‘ 옵신을 추가함으로써 삼색형 색각을 진화시켰다. 그리고 자신의 확장된 시각을 후손들-우리를 포함하는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의 원숭이와 유인원에게 물려주었다. - P142

는 설명하지 않는다. 복제된 긴 옵신 유전자가 중간 파장으로 이동한이유는 정확히 무엇일까? 답은 분명해 보이는데, 그것은 ‘더 많은 색깔을 보기 위해서다. 단색형 색각자는 흑색과 백색 사이에서 약 100등급의 회색을 구별할 수 있다. 이색형 색각자는 노란색에서 파란색까지 약100단계를 추가한 후, 회색과 곱해 수만 가지의 지각 가능한 색깔을 만든다. 삼색형 색각자는 빨간색에서 초록색까지 100개 정도를 더 추가한후, 이색형 색각자의 색깔 수와 곱해 수백만 개로 늘린다. 이처럼 각각의 추가적 옵신은 시각적 팔레트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킨다." 그러나 이색형 색각자가 수만 가지 색깔만으로도 충분히 번성할 수 있다면,
삼색형 색각자가 수백만 가지 색깔로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무엇일까?
19세기 이후 과학자들은 ‘삼색형 색각자가 초록색 나뭇잎을 배경으로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과일을 더 잘 발견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더 최근에 일부 연구자들은 ‘삼색형 색각자의 이점이 가장 영양가 높은 열대우림의 잎을 찾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잎은 싱싱하고 단백질이 풍부할 때 붉은빛을 띠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설명은 상호 배타적이지 않다. 대부분의 영장류는 과일을 먹지만, 과일이 익지 않았거나 귀한 시기에 덩치 큰 좋은 어린잎을 먹으며 버틸 수 있다.
"그것은 삼색형 색각의 진화를 위한 완벽한 환경이에요"라고 영장류의 시각을 연구하는(그리고 지난 장에서 보았듯이 간혹 얼룩말의 줄무늬도 연구하는)어맨다 멜린은 말한다. "주요 먹이와 대체 먹이를 찾는 데 유용하거든요" - P143

신호는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므로, 동물의 털, 비늘, 깃털, 외골격을 장식하는 색깔은 동물의 눈이 인지할 수 있는 색상에 의해 결정된다. 요컨대 눈은 자연이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팔레트를 정의한다.
예컨대 영장류는 어린잎과 익은 과일을 더 잘 발견하기 위해 삼색형 색각을 진화시켰다. 그리고 일단 환경세계에 빨간색이 추가되자, 빨갛게 충혈됨으로써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맨살 부분‘이 진화하기 시작했다. 히말라야원숭이의 빨간 얼굴, 개코원숭이의 빨간 엉덩이, 우스꽝스럽게 빨갛고 대머리인 우아카리원숭이의 머리는 모두 삼색형 색각때문에 가능하게 된 성적性的 신호다.
산호초 주변에 서식하는 물고기 대부분도 삼색형 색각자다. 그러나 물이 적색광을 강하게 흡수하기 때문에, 그들의 민감도는 스펙트럼의 파란색 끝으로 이동한다. 픽사의 <도리를 찾아서>에 등장하는 블루탱같은 산호초 어류 중 상당수가 파란색과 노란색인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들의 삼색형 색각을 기준으로 할 때, 노란색은 산호초라는 배경에묻히고 파란색은 물과 뒤섞인다. 스노클링을 하는 인간의 관점에서 볼때, 그들의 색깔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눈에 띈다. 우리가 보유한 특정한 원뿔세포 트리오는 파란색과 노란색을 구별하는 데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고기들 자신과 포식자들의 관점에서 볼 때, 이 물고기들은 기가 막히게 잘 위장되어 있다. - P178

 우리의 망막에 있는 광수용체는 다양한 파장의 빛을 탐지하고, 뇌는 이러한 신호를 사용해 색깔에 대한 느낌을 구성한다. 전자의 과정을 연구하기는 쉽지만, 후자는 매우 어렵다. 이러한 간극 (수용과 느낌사이의 간극 ‘탐지할 수 있는 것‘과 ‘실제로 경험하는 것‘ 사이의 간극)은 동물의 시각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감각에 존재한다. 우리는 갯가재의 눈을 해부해 모든 구성요소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낼 수 있지만, 그들이 실제로 어떻게 보는지는 결코 알지 못한다. 우리는 파리가 사과에 내려앉았을 때 어떤 경험을 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파리의 발에 있는 미각수용체의 정확한 모양을 알아낼 수 있다. ‘동물이 감지한 것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도표로 그릴 수도 있지만, ‘그게 어떤 느낌인지‘를 알아내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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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인생에서 내가 했던 그 어떤 일도, 내가 내린 그 어떤 선택도 후회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하지 않았던 일, 내가 내리지 않았던 선택, 말하지 않았던 말에 대한 후회에 종종 사로잡히곤 한다. 우리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거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하지만 다름 아닌 후회야말로 우리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대상이다. 실패는 ‘답‘이다. 거절도 ‘답‘이다. 하지만 후회는 결코 답할 수 없는 영원한 ‘질문‘에불과하다. "만약에 그랬다면……."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만약에 이렇게 했다면 어땠을까………." 하지만 그 답을 당신은 절대, 절대 알 수 없다. 그리고 그 후회는 남은 평생 동안 당신을 따라다닐 것이다.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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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마틴과 그의 동료들은 그리폰독수리의 시야, 즉 눈이 볼 수 있는 머리 주위의 공간을 측정했다." 그들은 독수리의 부리에 특별히 설계된 입마개를 씌운 다음, 시야 측정계를 이용해 모든 방향에서 독수리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안경사가 눈을 검사할 때 사용하는 것과 똑같은 장치예요." 마틴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맹금류를 30분 동안 앉혀놓는 게 문제예요. 나를 잡아채려고 덤비는 독수리를 피하려다, 엄지손가락을 조금 잃었어요." 측정 결과, 머리 양쪽의 공간은 독수리의 시야에 포함되지만, 위와 아래 공간에 커다란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으로나타났다. 그런데 날아갈 때 고개를 아래로 숙이기 때문에, 사각지대는바로 앞에 있다. 독수리가 풍력 터빈에 정면충돌하는 것은, 하늘을 나는동안 정면을 바라보지 않기 때문이다. 진화사의 대부분에서 그들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독수리들은 비행경로에서 그렇게 높고 큰 물체를 본적이 없었을 거예요"라고 마틴은 말한다. 독수리가 가까이 있으면 터빈을 끄거나, 지상 표지를 이용해 유인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터빈 날개에 그려진 시각적 단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북아메리카에서는 흰머리수리bald eagle가 똑같은 이유로 풍력 터빈에 충돌한다). - P112

 "인간의 시각 세계는 눈앞에 있고, 인간은 그 안으로 들어간다. 마틴은 언젠가 이렇게 썼다. "그러나 조류의 시각 세계는 주변에 있고, 새들은 그 사이를 통과한다."
‘어느 쪽을 향하는가‘ 외에, 새와 인간의 또 한 가지 차이점은 어느부분이 가장 예리한가‘이다. 많은 동물의 망막에는 고해상도 영역이 존재하는데," 이 영역의 특징은 광수용체(그리고 그에 수반되는 뉴런)가 밀집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영역은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데, 무척추동물의 경우 첨예부 Lacute zone라고 한다. 척추동물의 경우 중심부arca centralis(또는황반)라고 하며, 인간처럼 안쪽으로 움푹 들어간 부분이 있는 경우에는 중심와 fovea라고 한다. 우리 모두를 위해 죄송하지만, 감각생물학자를 제외하고), 나는 첨예부라는 용어를 고수할 예정이다.
인간의 첨예부는 시야의 한복판에 있는 동그란 점으로, 정곡(과녁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당신은 첨예부를 통해 글자를 들여다보려 애쓰고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새들도 동그란 첨예부를 가지고 있지만, 가리키는 방향이 다르다. 즉 그것은 앞쪽이 아니라 바깥쪽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어떤 물체를 자세히 조사하고 싶을 때, 두 눈을 동시에 사용하는 게 아니라 한쪽 눈씩 교대로 사용해야 한다. 예컨대 닭은 뭔가 새로운 것을 조사할 때,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각 눈의 첨예부를 번갈아 들이댄다." "닭이 당신을 바라볼 때, 당신은 닭의 다른 쪽 눈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결코 알 수 없어요"라고 새의 시각을 연구하는 동물학자인 알무트 켈버Almut Kelber는 말한다. "그들에게는 필시 두 가지 이상의 관심사가 있을 텐데, 인간의 머리로 그것을 상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요."
독수리, 매, 콘도르를 비롯한 많은 맹금류는 실제로 각각의 눈에 두개의 첨예부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앞을 바라보는 데 쓰고, 다른 하나는 45도 각도로 측면을 바라보는 데 쓴다. 그런데 측면 시각이 정면 시각보다 예리하므로, 많은 맹금류들이 사냥할 때 측면 시각을 애용한다.
예컨대 비둘기를 쫓아 하강하는 송골매의 경우, 먹이를 향해 똑바로 곤두박질치는 대신 나선형 하강곡선을 그리며 비행한다." 그래야만 비둘기를 ‘치명적인 곁눈질‘의 사정거리 안에 두는 동시에 머리를 아래로 향한채 유선형을 유지할 수 있다. - P114

바닷속으로 잠수한다는 것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서식지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 영역에는 지표면의 모든 생태계를 합친 것보다 160배 많은 생활공간이 존재하는데, 대부분의 공간은 어둡다.
해저 10미터에서는 수면에서 내려온 빛의 70퍼센트가 흡수된다. 만약 당신이 잠수정을 타고 내려가고 있다면, 당신의 몸에 있는 빨간색주황색, 노란색은 이제 검은색, 갈색, 회색으로 보일 것이다. 해저 50미터쯤에서는 녹색과 보라색도 대체로 사라진다. 해저 100미터에는 파란색만 존재하는데, 빛의 강도가 수면의 1퍼센트에 불과하다." 중층원양mesopelagic z[zone (또는 약광충 [wilight zone)가 시작되는 해저 200미터에서, 빛의 강도는 50배 더 떨어진다. 파란색은 이제 레이저와 거의 비슷해져, 소름끼치도록 순수하고 모든 것을 아우른다. 그 속에서 은빛 물고기들이 쏜살같이 왔다 갔다 하고, 젤라틴 같은 해파리와 관해파리siphonophore가 천천히 뱀처럼 지나간다. 해저 300미터는 달밤처럼 어둡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점점 더 어두워진다.
점차적으로 물고기는 더 검어지고 무척추동물은 더 붉어진다. 점점더 그들은 자신들만의 빛을 만들어내고, 그들의 생물발광 섬광이 하강하는 잠수정의 윤곽을 그리게 된다. 해저 850미터에서는 잔류하는 햇빛이 너무 희미해서, 눈이 더 이상 기능할 수 없다. 해저 1000미터에서는 어떤 동물의 눈도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여기서부터 점심漸深해수층이 시작된다. 수면의 복잡한 시각적 장면들은 오래전에 사라졌고, 완전한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생물발광의 ‘살아 있는 별밭‘으로 대체되었다. 당신이 세계의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1만 미터의 바다가 더 남아 있을 수도 있다. - P126

 대왕오징어(그리고 똑같이 길지만 휠씬 더 무거운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 colossal squid)의 눈은 직경이 최대 27센티미터이며, 축구공만 한 크기로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신체 비율은 당혹스럽다. 물론 더 큰 눈은 더 민감하며, 어두운 바닷속의 동물이 그런눈을 가지는 것은 이치에 맞는다. 그러나 심해에 사는 동물을 포함해 다른 어떤 동물도 대왕오징어나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와 비슷한 크기의 눈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다음으로 큰 대왕고래blue whale의 눈은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직경 9센티미터로 모든 물고기 중 가장 큰황새치의 눈은 대왕오징어의 눈동자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다. 대왕오징어의 눈은 그냥 크기만 한 게 아니다. 다른 어떤 동물의 눈보다 터무니없이 과도하게 크다. 그 이유가 뭘까? ‘황새치만 한 크기의 눈으로 볼 수없는 것‘을 봐야해서 그럴 텐데, 그게 도대체 뭘까?
손케 욘센, 에릭 워런트, 단-에릭 닐손은 자신들이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그들의 계산에 따르면, 눈은 깊은 바닷속에서 수확체감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크기가 커질수록 작동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지만, 추가적인 시력은 거의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다. 눈의 직경이 9센티미터-즉 황새치 눈의 크기-가 되면, 더 이상 확대하는 것은 별의미가 없다. 그러나 그들은 고심 끝에 초대형 눈의 존재가치를 발견했다. 그 내용인즉, "초대형 눈은 수심 500미터 이상의 해저에서 ‘크고 빛나는 물체‘를 발견하는 데 적당하며, 그것 하나만 집중 견제하면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다"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기준에 맞는 동물이 뭘까?그건 바로 향유고래sperm whale로, 그걸 발견하지 못한다면 초대형 눈은 무용지물이며 대왕오징어의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큰 ‘이빨 달린 포식자‘인 향유고래는 대왕오징어의 숙명적 라이벌이다. 그들의 위는 오징어의 앵무새 같은 부리로 가득 차있고, 머리에는 종종 오징어 빨판의 톱니 모양 테두리에 의해 생긴 둥근 흉터가 있다. 그들은 스스로 빛을 생성하지 않지만, 하강하는 잠수정과 마찬가지로 작은 해파리, 갑각류, 기타 플랑크톤과 충돌할 때 생물발광섬광을 유발한다. 과도하게 큰 눈을 가진 대왕오징어는 120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이 독특한 빛을 볼 수 있어서, 도망칠 시간이 충분하다. 대왕오징어는 생물발광 구름을 먼발치에서 볼 수 있을 만큼 큰 눈을 가진 유일한 생물이며, 또한 그럴 필요가 있는 유일한 생물이다.  - P129

세상에 이렇게 많은 단색형 색각자가 존재한다는 것은, 색각에 대한가장 반직관적인 것 중 하나를 암시한다. 그 내용인즉, 색각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동물이 눈을 사용하는 거의 모든 활동탐색,먹이 찾기, 의사소통은 회색 음영으로도 얼마든지 수행될 수 있다.
그렇다면 색깔을 본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리학자 바딤 막시모프Vadim Maximov의 제안에 따르면, 현생동물의 조상이 등장한 약 5억 년 전 캄브리아기에 그 해답이 있을 수 있다. 그 시절에는 동물의 조상 중 상당수가 얕은 바다에 살았고, 그들 주위에서 햇빛이 깜박였을 것이다. 이 잔물결 같은 광선은 현대인의 눈에는 아름답지만, 고대의 단색형 색각자들에게는 엄청나게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주어진 지점에서 배경의 밝기가 1초 동안 100배나 변할 수 있다면,
관심 있는 물체를 찾기가 훨씬 더 어려워진다. 방금 나타난 검은 형체는 포식자의 어렴풋한 그림자일까, 아니면 구름 뒤에서 잠시 길을 잃은 태양의 그림자일 뿐일까? 명암만을 다루는 단색형 눈으로는 구별하기 어럽겠지만, 컬러로 보는 눈은 형편이 훨씬 더 나을 것이다. 왜냐하면 빛의 총량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더라도 파장이 서로 다른 빛은 상대적 비율을 동일하게 유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밝은 햇살 아래서 빨갛게 보이는 딸기는 그늘에서도 여전히 빨갛게 보이고, 그 초록색 잎은 석양의 붉은 색조 아래서도 여전히 초록색을 띤다. 색깔그리고 특히 대립되는 색각은 항상성 constancy을 제공한다. 만약 서로 다른 파장에 동조된 광수용체의 출력을 비교할 수 있다면, ‘춤추고 깜박이는 빛‘의 세계에 대한 시야를 안정화할 수 있다. 심지어 두 개의 원뿔세포도 그런기능을 차질 없이 수행한다. 이것은 색각의 가장 단순한 형태인 이색형색각 dichromacy의 기초로, 레티나를 비롯한 개들과 대부분의 포유동물이가지고 있다.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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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자 단-에릭 닐손Dan-Eric Nilson에 따르면, 눈은 네 단계를 거쳐진화하면서 복잡성이 점점 더 증가한다고 한다. 첫 번째 단계는 광수용체 세포인데, 광수용체의 역할은 빛의 존재를 탐지하는 데 국한된다.해파리의 친척인 히드라는 어둠 속에서 독침을 발사하기 위해 광수용체를 사용한다. 그들이 어둠을 선호하는 이유는, 먹잇감이 활발히 활동하는 밤이 됐거나 지나가는 표적의 그림자를 감지했을 때 독침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올리브바다뱀 olive sca snake은 꼬리 끝에 광수용체를 가지고 있는데, 그 용도는 동굴 속에 숨었을 때 꼬리가 빠져나가 포식자에게 정체가 드러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문어, 오징어,
기타 두족류는 피부 전체에 광수용체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경이로운 변색變色 능력을 제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두 번째 단계에서, 광수용체는 그늘 - 즉 특정 각도에서 들어오는 빛을 차단하는 어두운 색소 또는 다른 장벽 - 을 얻는다. 그늘진 광수용체는 빛의 존재를 감지할 뿐만 아니라 방향도 추측할 수 있다. 이 구조는 여전히 너무 단순해서 많은 과학자들에게 진정한 눈으로 여겨지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유자에게는 유용하다. 또한 그것은 어디에나 나타날 수 있다. 일본산 호랑나비는 생식기에 광수용체를 가지고 있다. 수컷은 이 세포를 사용해 자신의 페니스를 암컷의 질 위로 인도하고, 암컷은 이 세포를 이용해 산란관을 식물의 표면 위에 위치시킨다.
닐손의 세 번째 단계에서, 그늘진 광수용체는 그룹으로 뭉친다. 그것들의 소유자는 이제 다양한 방향에서 온 빛에 대한 정보들을 엮어, 주변세계의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이 시점에서, 많은 과학자들은 "빛탐지‘가 ‘실제 시각‘이 되고, ‘단순한 광수용체‘가 ‘진정한 눈‘이 되며, 동물이 진정으로 볼 수 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처음에는 시각이 흐릿하고거칠어, 피난처를 찾거나 어렴풋한 모양을 발견하는 것 같은 단순한 일에만 적합하다. 그러나 렌즈와 같은 초점 조정 요소가 추가됨에 따라 시야가 더욱 선명해지고, 환경세계는 풍부한 시각적 디테일로 채워진다.
고해상도 시각은 닐손의 네 번째 단계다. 처음 나타났을 때, 그것은 동물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강화했을 것이다. 갈등과 구애는 촉각이나 미각이 허용하는 것보다 먼 거리에서, 그리고 후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었다. 포식자는 이제 멀리서도 먹이를 발견할 수 있었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리하여 맹렬한 추격전이 벌어졌다. 동물은 더 커지고 더 빨라지고 이동성이 향상되었다. 방어용 갑옷, 가시, 조개껍데기가 진화했다. 고해상도 시각의 등장은, 약 5억 4100만년 전 동물의 왕국이 극적으로 다양화되어 오늘날 존재하는 주요 그룹을 탄생시킨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이러한 진화적 혁신의 물결을 캄브리아기 폭발이라고 하며, 네 번째 단계의 눈은 이를 촉발한 불꽃 중 하나였을 수 있다. - P97

 다윈이 상상한 점진성은 실제로 존재한다. 동물들은 단순한 광수용체에서 예리한 눈에 이르기까지 생각할수 있는 모든 중간체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다른 동물 그룹의 경우, 옵신이라는 동일한 빌딩블록을 사용해 다양한 눈을 반복적 · 독립적으로진화시켰다. 해파리만 해도 두 번째 단계는 최소한 아홉 번, 세 번째 단계는 적어도 두 번 진화했다" 눈은 진화론에 큰 타격을 주기는커녕 가장 훌륭한 본보기 중 하나임이 입증되었다.
하지만 복잡한 눈을 ‘완전하다‘, 단순한 눈을 ‘불완전하다‘고 말한 다윈은 틀렸다. 네 번째 단계의 눈은 진화가 지향하던 플라톤적 이상이 아니다. 그것보다 앞선 ‘더 단순한 눈‘은 우리 주변에 여전히 버젓이 존재하며, 소유자의 욕구를 잘 충족한다. "눈은 ‘허접함‘에서 ‘완전함‘으로 진화하지 않았다." 닐손은 강조한다. "그것은 ‘몇 가지 간단한 작업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에서 ‘많은 복잡한 작업을 훌륭하게 수행하는 것‘으로 진화했다." 이 책의 서론에서 소개된 불가사리는 다섯 개의 팔 끝에 눈이 있다." 이 눈들은 색깔, 디테일, 신속한 움직임을 볼 수 없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불가사리가 안전한 산호초로 천천히 복귀할 수 있도록 큰 물체만 탐지하면 되기 때문이다. 불가사리에게는 독수리의 날카로운 눈이나 깡충거미의 눈이 필요하지 않다. 그들은 자신에게 필요한것을 볼 뿐이다.‘ 다른 동물의 환경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그 동물이 감각을 어디에 쓰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 P99

동물의 시력은 ‘1도당 주기 cycle per degree(cpd)로 측정된다. 행복한 우연의 일치로, 이 개념은 얼룩말의 줄무늬로 생각할 수 있다. 팔을 쭉 뻗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보라. 당신의 손톱은 당신을 둘러싸고 있는360도 중 약 1도의 시각적 공간을 나타낸다. 당신은 그 손톱에 60~70쌍의 얇은 흑백 줄무늬를 그릴 수 있고, 여전히 그것들을 구별할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의 시력은 1도당 60~70주기, 즉 60~70cpd다. 현재 최고기록은 호주의 쐐기꼬리수리wedge-tailed eagle가 보유한 138cpd다. 쐐기꼬리수리의 광수용체는 동물계에서 가장 좁은 축에 속하므로, 독수리의망막 안에 빽빽하게 채워질 수 있다. 이 날씬한 세포들 덕분에, 그들은우리보다 두 배 이상 많은 픽셀을 가진 화면을 통해 세상을 효과적으로본다. 그들은 1.6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쥐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독수리를 비롯한 맹금류는 우리보다 더 날카로운 시각을 가진 유일한 동물이다. 감각생물학자인 엘리너 케이브스Eleanor Caves는지금껏 수백 종의 시력 측정치를 비교해왔는데, 그중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좋은 거의 없다. 맹금류를 제외하고, 다른 영장류는 우리의 시력에 근접한다. 문어 (46cpd), 기린(27cpd), 말(25cpd), 치타(23cpd)의 시력은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다. 사자의 시력은 13cpd에 불과하며, 법적으로 시각장애인으로 간주되는 문턱값인 10cpd 바로 위에 있다. 모든 새(그리고 벌새와 올빼미 같은 놀라운 동물), 대부분의 물고기, 모든 곤충을 포함해 대부분의 동물들이 이 문턱값에 미달한다. 꿀벌의 시력은 1cpd에 불과하다. 당신이 뻗은 엄지손톱은 벌의 시각 세계에서 대략 1픽셀에 해당하며, 그 픽셀 안의 모든 세부사항은 뭉개져 균일한 얼룩으로 전락한다. 곤충의 약 98퍼센트는 훨씬 더 거친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인간은 이상해요." 케이브스가 나에게 말한다. "우리는 모든 감각 양식에서 최고봉과 거리가 멀지만, 시각적인 예리함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역설적으로 우리의 날카로운 시각은 다른 환경세계에 대한 우리의 평가를 흐리게 한다. 왜 그럴까? "우리는 우리가 어떤 것을 볼 수 있다면그들도 볼 수 있고 어떤 것이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으면 그들의 관심도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라고 케이브스는 말한다. ‘그건 옳지 않아요" - P102

스파이저는 가리비의 시각이 우리와 매우 다른 방식으로 작동할지모른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뇌는 두 눈에서 입력된 ‘중복된 정보‘를 결합해 하나의 장면을 완성한다. 가리비는 100개의 눈에 걸쳐 동일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지만, 뇌가 얼마나 조잡한지를 고려할 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그 대신 각 눈은 단지 ‘움직이는 것이 탐지됐는지‘ 여부를 뇌에 알려줄 뿐이다. 가리비의 뇌를, 100개의 동작 감지 카메라에 연결된 100개의 모니터 뱅크를 지켜보는 경비원으로 생각해보자. 카메라가 뭔가를 탐지하면 경비원이 탐지견을 보내 조사한다. 이 시스템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카메라는 최첨단일 수 있지만, 포착된 영상은경비원에게 전송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비원이 모니터에서 보는 영상들은 하나같이, 뭔가를 발견한 카메라에 켜진 경고등일 뿐이다. 스파이저가 제시한 엽기적인 설정이 옳다면, 가리비의 개별적인 눈들이 양호한 공간 해상도를 가지고 있더라도 동물 자체는 공간시각을 보유하지 않을 수 있다. 몸의 특정 영역에 있는 눈이 뭔가를 탐지했을 때, 그사실을 알고 있지만 해당 물체에 대한 시각적 이미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의 뇌는 우리와 똑같은 영화를 보는 게 아니라 ‘장면 없는 영화‘를본다.
이러한 종류의 시각은 우리의 시각과는 거리가 멀며, 아마도 촉각에더 가까운 것 같다. 우리는 피부의 모든 부분으로 느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에 대한 촉각 장면tactile scene을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실제로 우리는 뭔가가 우리를 찌를 때까지(또는 그 반대 경우에도) 그러한 감각을 대체로 무시한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것을 느낄 때, 우리의 가장 흔한 반응은 돌아서서 그것을 살펴보는 것이다. 아마도 가리비에게는 후각(시각이 아님)이 세밀한 탐색 감각이고, 시각(촉각이 아님)은 조잡한 전신 탐지 감각인 것 같다.‘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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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피 탄화수소 cuticular hydrocarbon로 알려진 이것은 신분증 역할을 한다. 개미들은 그것을 사용해 종(다른 종의 개미), 소속(다른 둥지의 개미), 신분(여왕개미)을 식별한다. 또한 여왕개미는 이 물질을 사용해 일개미들의 번식을 막거나, 제멋대로인 백성을 처벌하도록 표시한다.
페로몬은 개미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므로, 개미들로 하여금다른 적절한 감각 신호를 무시하고 엽기적이고 해로운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강요할 수 있다. 붉은개미는 청띠신선나비 blue butterfly의 애벌레를 돌보는데, 이들은 개미의 애벌레와 전혀 닮지 않았지만 그들과 똑같은 냄새가 난다. 군대개미는 페로몬 흔적을 따라가는 데 전념하기 때문에 그 경로가 실수로 무한히 반복될 경우 수백 마리의 개미들이 탈진해 죽을 때까지 끝없는 ‘데스 스파이럴death spiral‘을 돌게 된다. 많은 개미들은 죽은 개체를 식별하기 위해 페로몬을 사용한다. 생물학자인 에드워드 윌슨E.O. Wilson 이 살아 있는 개미의 몸에 올레산oleic acid을 발랐을때, 그들의 자매들은 그들을 시체로 취급하고 개미집의 쓰레기 더미로옮겼다. 개미가 살아 있거나 발을 까딱까딱한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시체냄새가 난다‘는 것이었다.
"개미의 세계는 소란스럽고, 페로몬이 앞뒤로 오가는 시끄러운 세계다"라고 윌슨은 말했다. "물론 우리는 그것을 보지 못한다. 우리는 이 작고 불그스름한 생명체들이 허둥지둥 지상을 돌아다니는 것 외에 아무것도 볼 수 없지만, 엄청난 양의 활동, 조정, 의사소통이 진행되고 있다." 그것은 모두 페로몬을 기반으로 한다. 이 ‘냄새 나는 물질‘은 개미들로 하여금 개체성의 한계를 초월해 초개체로 행동하게 함으로써, 단순한 개체들의 멋모르는 행동으로부터 복잡하고 초월적인 행동을 만들어낸다. 페로몬 때문에 군대개미는 ‘막을 수 없는 포식자‘로 행동하고, 아르헨티나개미는 수 킬로미터에 걸쳐 초군집 supercolony을 형성하고, 가위개미는 균류를 재배함으로써 자신만의 농경을 영위한다. 개미의 문명은 지구상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 중 하나이며, "개미 연구자 파트리치아 데토레Patrizia d‘Ettore가 쓴 것처럼 "그들의 천재성은 확실히 더듬이에있다." - P57

가장 좋아하는 길을 걷다가 다른 코끼리 냄새가 나는 퇴적물과 마주칠 때, 그들은 정체성 외에 무슨 정보를 얻을까? 그들은 선행자들의 감정 상태를 알아낼까? 선행자들의 스트레스를 감지하거나 질병을 진단할 수 있을까? 그들이 처한 더욱 광범위한 환경은 어떨까? 전후의 앙골라로 돌아온 코끼리들은 여전히 땅에 흩어져 있는 수백만 개의 지뢰를 회피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들이 TNT 탐지 훈련을 얼마나 빨리 받을 수 있는지를 고려하면 놀랄 일이 아니다. 그들은 가뭄이 들 때 우물을 파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 암보셀리에서도 일한 적이 있는조지 위트마이어 George Wittemyer는 그들이 지하수 냄새를 이용해 그렇게 한다고 확신한다. 그는 또한 코끼리들이 멀리 떨어진 토양에 빗방울이 튀면서 나는 흙냄새를 탐지함으로써 다가오는 비를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 냄새를 맡으면 기분이 상쾌해져요." 그가 나에게 말한다. "나는 흥에 겨워 활력이 넘치게 되는데, 코끼리들도 아마 그럴 거예요."
라스무센은 한때 코끼리가 "풍경, 지형, 오솔길, 광물과 소금, 물웅덩이, 비나 홍수의 냄새, 계절을 나타내는 나무 냄새에 대한 화학적 기억"을 긴 이동의 안내자로 삼을 거라고 추측했다." 이러한 주장은 지금껏 검증되지 않았지만 설득력이 있다. 요컨대 개, 인간, 개미는 모두 냄새의 흔적을 추적할 수 있다. 연어는 모천의 독특한 냄새에 집중함으로써 자신이 태어난 하천으로 돌아갈 수 있다. 채찍거미 whip spider는 앞다리 끝에 있는 ‘매우 길고 실처럼 생긴 냄새 센서‘를 사용해 열대우림의 혼란 속에서 피난처로 돌아간다." 북극곰은 발에 있는 분비샘이 매 걸음마다 냄새를 남기기 때문에, 수천 킬로미터의 불분명한 얼음을 가로질러 길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매우 일반적이어서" 일부 과학자들은 동물의 후각의 주요 목적이 ‘화학물질 탐지‘가 아니라 ‘세상에서 길 찾기‘라고 생각한다. 올바른 코를 사용하면 풍경을 후각풍경adorscapes으로 지도화할 수 있고, 향기로운 랜드마크는 먹이와 피난처로 가는 길을 보여줄 수 있다.  - P65

 바다의 플랑크톤은 크릴새우를 닮은 동물성 플랑크톤~에게 잡아먹힐 때 DMS를 방출하고, 크릴은 고래, 물고기, 바닷새의 먹이가 된다. DMS는 물에 쉽게 용해되지 않으며 결국 공기 중으로 방출된다. 만약 대기 중의 농도가 충분히 상승하면, DMS는 구름의 씨앗(음결핵)이 된다. 만약 DMS가 선원의 코에 들어가면, 네빗이 "굴과 매우 흡사하다" 또는 "해초 같다"라고 묘사한 냄새를 유발한다. 그게 바로 바다의 향기다.
특히 DMS는 풍요로운 바다의 향기로, 거대한 ‘식물성 플랑크톤 떼‘가 똑같이 거대한 ‘크릴 떼‘를 먹여 살리고 있다는 증거다. 베이츠와 대화하는 동안, 네빗은 자신이 상상했던 화학물질이 바로 DMS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물이 먹잇감으로 넘쳐나고 있음을 바닷새들에게 알리는 후각적인 ‘저녁 식사 종‘이었던 것이다.  - P70

매번 혀를 날름거릴 때마다, 혀의 양끝은 마지막 부분에서 벌어지고 중간 지점에서 달라붙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동작은 두 개의 도넛 모양의 ‘공기 고리‘를 만들고, 고리 속의 공기는 연속적으로 움직이며 뱀의 좌우에서 방향제를 끌어들인다. 그건 마치 양쪽에서 일시적으로 커다란 부채를 휘저음으로써, 분산된 냄새 분자를 빨아들여 혀끝에 집중시키는 것과 같다. 그리고 냄새가 좌우에서 들어오기 때문에, 설사 두 갈래 혀가 공중에서 날름거리더라도 여전히 방향감각을 제공한다. - P77

그러나 메기를 연구하는 생리학자인 존 카프리오 John Caprio의 생각은다르다. 그는 냄새와 맛의 차이만큼 명확한 건 없다고 말한다. 맛은 반사적이고 선천적인 반면, 냄새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태어날때부터 쓴 물질을 거부하는데, 그러한 반응을 무시하고 맥주, 커피, 다크초콜릿을 즐기는 법을 배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능적으로 기각하는 것이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와 대조적으로 "냄새는 경험과 관련되기 전에는 의미를 지니지 않아요"라고 카프리오는 말한다.
인간의 유아는 철이 들 때까지 땀이나 대변 냄새를 역겨워하지 않는다. 성인들은 후각적인 호불호가 너무 다양해서‘ 미국 육군이 군중을 통제할 목적으로 악취탄을 개발하려고 했을 때 ‘모든 문화권에서 보편적으로 역겨워하는 냄새‘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전통적으로 생태적 반응을 촉발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동물성 페로몬조차도 경험을 통해 빚어낼 수 있는 효과가 놀라울 정도로 유연하다.
그렇다면 맛은 비교적 단순한 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냄새는 이루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한 특성을 지닌 분자들의 사실상 무한한 선택을 포함한다. 신경계는 조합된 코드를 통해 그 특성을 나타내는데, 그 코드가 워낙 교묘해서 과학자들은 손도 대지 못하다가 이제야 겨우 해킹을 시도하고 있다. 그와 대조적으로, 맛은 인간의 경우 다섯 가지 기본 특성-짠맛, 단맛, 쓴맛, 신맛, 우마미(감칠맛)으로 요약되며, 다른 동물의 경우에는 소수의 수용체를 통해 탐지되는 몇 가지 맛이 추가될 수 있다. 냄새는 복잡한 용도 - 먼바다건너기, 먹이 찾기, 무리 또는 군집 조정하기- 로 사용될 수 있지만,맛은 거의 항상 먹이에 대한 이진법적 결정―그렇다/아니다, 좋다/나쁘다, 삼킨다/뱉는다 - 을 내리는 데 사용된다.
- P80

당분 등의 고전적인 맛을 이토록 감지하지 못하는 현상은 놀랍게도일반적이며, 동물의 식단에 따라 다르다. 고양이, 점박이하이에나, 그리고 고기만 먹는 다른 많은 포유동물들은 단맛을 감지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피만 먹는 흡혈박쥐도 단맛과 우마미에 대한 미각을 잃었다! 판다는 대나무만 먹기 때문에 우마미를 감지할 필요가 없지만, 입안에무수히 많이 존재할 수 있는 독소를 경고하기 위해 ‘쓴맛 감지 유전자군‘을 확장했다. 다른 초식동물들도 코알라와 마찬가지로 쓴맛 탐지기를 더 많이 얻었지만, 바다사자와 돌고래를 포함해 먹이를 통째로 삼키는포유류는 대부분의 쓴맛 탐지기를 잃었다.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동물의 미각적 환경세계gustatory Umwelt는 가장 자주 접하는 먹이를 이해하기 위해 확장 및 축소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들이 때때로 그들의 운명을 바꾸어놓았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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