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가 다시 한 번 "아아아아아아!" 하고 소리를 질렀다. 어니는움찔했지만 잠을 깨지는 않았다.
여자들이 아이를 낳으면서 비명을 지르는 건 고통이 심하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하지만 삶이라는 건 녹아내리는 얼음처럼 얼마나 쉽게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버리는지. 비명을 지를 수 있는 건 오로지살아 있는 목숨뿐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 P407

불길이 점점 높이 솟구칠 때 내 가족들의 얼굴을 살폈다. 래리 형은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눈물이 그렁그렁했고, 제니스 누나는무지개를 처음 보는 사람처럼 넋이 나갔고, 엘렌은 눈을 감은 채 불이 타들어가며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에이미 누나와 어니는소파에 함께 앉아 있고, 어니는 뭔가를 끊임없이 묻고 또 물었다. 나무들 사이로 경찰차의 경광등이 번쩍였다. 나는 주머니에서 손을 빼서 한쪽 손은 래리 형의 어깨에 얹고, 다른 손으로는 엘렌의 팔을 꽉잡았다.
어니가 에이미 누나에게 말했다. "불빛이다. 번쩍번쩍 불빛이야.‘
사이렌 소리가 온 동네에 울리고, 엄마 방의 벽이 불길에 허물어져 내릴 때 에이미 누나가 말했다. "그래, 어니, 불빛이야."
- P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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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천국에 스페인 사람이 있다면 나는 차라리 지옥으로 가겠다.
- 타이도 족 추장 아투웨이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원래 아메리카 대륙의 여러 나라들은유럽인들에게 정복당하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아메리카 땅일 뿐이었다(아메리카라는 이름도 유럽인들이 붙인 것이지만), 아메리카 대륙에 있는 다양한 부족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땅의 특성에 따라 평화롭게 살아갔다. 자신들의 생활방식에 만족했으며 결코 다른 부족의 생활방식에 간섭하려 하지 않았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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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키야,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러운 거야. 젊은 남자가 멋있어 보이고 싶어 할 만큼 우리를 높이 평가한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지."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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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말, "네가 절대로 엔도라를 떠나지 않으리라는 걸 알았다."
는 그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보여주겠어.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모두에게 보여주고 말겠어. 엔도라의 가운데 신호등이 녹색에서 노란색으로, 다시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차를 멈추고 기다렸다.
일리노이나 켄터키까지 갈 수 있을 만큼 기름을 채웠고, 평생 먹어도 남을 만큼의 음식이 있었다. 나는 새로 출발할 수 있었다.
녹색 불이 들어왔다. 지금이 기회였다. 하지만 나는 우리 집이 있는 골목으로 접어들면서 전조등을 깜빡였다. 모자란 내 동생이 길에나와서 내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라는 걸 확신한 녀석이 집으로 달려들어갔고, 내가 도착하기도 전에 누나와 엘렌이 현관에 나와섰다.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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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을 둘러보니 누이들과 엄마와 모자란 남동생이 보였다. 푹 꺼진 마루와 낡은 집이 눈에 들어왔다. 부엌에서는 쓰레기 냄새가 진동하고, 카펫에서는 흙먼지가 밟히고, 옷엔 곰팡이가 피었다. 이런공간을 지워버리고 싶은 심정, 이런 사람들을 지워버리고 싶은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 P153

어제는 길버트 그레이프 평생 최고로 기발한 아이디어를 구상하며 한 시간쯤 혼자 즐거워했다. 터커한테 "세계 최고의 거구, 보니!"
라고 쓴 커다란 간판을 그리게 해서 이 근방 최고의 놀라운 가족을알리는 그 광고판을 13번 고속도로와 35번 국도에 몇 킬로미터마다하나씩 내건다는 아이디어였다. "그레이프를 만나세요" "춤추는 어니" "엘렌 그레이프, 맛이 참 좋아요" 같은 표지판도 붙여야지. 에이미 누나는 매점에서 팝콘과 레모네이드를 팔고, 어니가 의자에 앉아있으면 사람들이 어느 쪽이 플라스틱 눈인지 맞히면 어떨까. 제니스누나는 꼼꼼하게 구성한 우리 집 투어의 가이드가 되어 곳곳에 엄힌 일화들을 들려주되, 스튜어디스 유니폼을 입고 스튜어디스 같은미소를 지으며 스튜어디스의 동작을 곁들인다. 지하실에 아빠 인형을 매달아놓을 수도 있다. 래리 형은 거기 얼어붙은 듯이 서서 아빠를 올려다보며 그날의 순간을 재연한다.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우리엄마를 만나는 순서다. 사람들은 미리 엄마의 예상 체중을 적어낸다.
내가 엄마를 깨우면 엄마는 힘겹게 일어나 관중의 박수를 받으며 체중계에 올라간다. 디지털 체중계에 엄마의 몸무게가 찍혀 나온다. 근사치를 적어낸 사람에게 소정의 상품을 준다.
짧은 투어지만, 가족 사업으로서의 잠재력은 그 무엇에도 뒤지지 않는다. 골골거리는 마을 경제도 살아날것이다. 도처에서 우리를 보기 위해 차를 몰고 찾아올 테니까.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일하면서 지나온 날들을 찬미하고 그것을 온 세상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끝내주는 아이디어였다. 어니한테 얘기해줬더니 무척 좋아했다.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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