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가 다시 한 번 "아아아아아아!" 하고 소리를 질렀다. 어니는움찔했지만 잠을 깨지는 않았다.
여자들이 아이를 낳으면서 비명을 지르는 건 고통이 심하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하지만 삶이라는 건 녹아내리는 얼음처럼 얼마나 쉽게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버리는지. 비명을 지를 수 있는 건 오로지살아 있는 목숨뿐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 P407

불길이 점점 높이 솟구칠 때 내 가족들의 얼굴을 살폈다. 래리 형은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눈물이 그렁그렁했고, 제니스 누나는무지개를 처음 보는 사람처럼 넋이 나갔고, 엘렌은 눈을 감은 채 불이 타들어가며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에이미 누나와 어니는소파에 함께 앉아 있고, 어니는 뭔가를 끊임없이 묻고 또 물었다. 나무들 사이로 경찰차의 경광등이 번쩍였다. 나는 주머니에서 손을 빼서 한쪽 손은 래리 형의 어깨에 얹고, 다른 손으로는 엘렌의 팔을 꽉잡았다.
어니가 에이미 누나에게 말했다. "불빛이다. 번쩍번쩍 불빛이야.‘
사이렌 소리가 온 동네에 울리고, 엄마 방의 벽이 불길에 허물어져 내릴 때 에이미 누나가 말했다. "그래, 어니, 불빛이야."
- P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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