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하는 쪽
내 이름은 야쿠프 프로하스카. 흔한 이름이다. 부모님은 내가소박하게 살기를 원했다. 국가 그리고 이웃과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는 인생, 사회주의로 단결한 세계에 이바지하는 삶 그런데 ‘철의장막‘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무너졌고, 괴물이 소비자를 향한 사랑과 자유 시장을 거느리고 우리 조국을 침공했다.
- P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너지와 자원의 소비
에너지는 어떤 일을 하게 하는 능력을 나타내는 양이다. 물건을 옮기거나, 소리를 내거나, 빛을 내어 밝히거나, 따뜻하게 데우거나, 차갑게 얼리거나 무엇이든 일을 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런 에너지를 사용하기 좋은 형태로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연료 또는 전기의 형태이다.
- P1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지만 아무리 이 모든 것이 환상에 불과한 것이라도 양심이 그 무서운 환영들을 일으켜 세워 그의 눈에 보이도록 그 환영들에 형태를 부여하고 바로 그의 면전에서 움직이도록 했다고 생각하니 이 얼마나 섬뜩한 일인가! 밤낮으로 그가 저지른 범죄의 그림자가 조용한 구석에서 그를 응시하고 있고, 은밀한 장소에서는 그를 조롱하고, 연회장에서는 그에게 다가와 그의 귀에 속삭이고, 잠들어 있는 그를 얼음장같이 차가운 손으로 깨운다면 그의 삶이 어떻게 되겠는가! 그런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스멀스멀 파고들자 그는 두려움에 얼굴이 점점 더 하얗게 질리기 시작했고, 방 안 공기도 갑자기싸늘해지는 것 같았다.  - P309

「세상이 우리 둘 다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일 때가 있었지만 그럴 때도 세상은 늘 자네를 숭배했다네.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걸세. 자네는 이 시대가 찾고 있는 그런 유형의 존재야. 그리고 찾아낸 것이 오히려 두려운, 그런 존재야. 난 자네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조각도 안 하고, 그림도 안 그리고, 자네 자신 말고는 그 어떤 것도 만들어 내지 않았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지 몰라! 인생이 자네의 예술이었네. 자네는 스스로를 음악에 맞췄어. 자네가 지낸 나날이 자네의 소네트였네.」 - P334

방 안으로 들어선 그들의 눈에 벽에 걸려 있는 눈부실 정도로 멋진 초상화 하나가 들어왔다. 그들 주인의 얼굴이 그려진 초상화였다.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고 젊은 주인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 놓은 것이었다. 그리고 바닥에는 한 사람이 쓰러져 죽어 있었다. 야회복을 입은 그의 가슴에 칼이 꽃혀 있었다. 찌글찌글 늙고 주름살 늘어진 흉측한 얼굴이었다. 그들은 그가 누군지 몰랐다. 그 사람이 손가락에 끼고 있던 반지를 살펴보고 나서야 비로소 그들은 그가 누군지 알게되었다.
- P34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 여잔 정말 똑똑한 여자야. 여자치고 그렇게 똑똑한 여자를 못 봤어. 그걸 뭐라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여자들이 약한 척하면서 내보이는 매력 있잖나.
그 여자에겐 그런 게 없어. 황금으로 된 형상을 귀중하게 만드는 건 진흙으로 구운 발일세. 그 여자 발이 아주 예쁘긴 한데 진흙으로 만든 발은 아니야. 하얀빛이 나는 도자기로 만든 발이라고나 할까? 뜨거운 불을 견뎌 낸 발이지. 불이 그 발을 파괴한 게 아니라 더 단단하게 만든거지. 그뇨는 온갖 시련을 다 이겨 낸 여자야.」 - P28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말하자면 우리 삶과 역사 속에서 우연과 필연이 어떤 식으로 이어지든, 그 결과는 똑같이 불가피한 결과처럼 보일 것이다. 그런데 캉디드의 대답에는 또 다른 진실이 담겨 있다. 우리는 주어진 어떤 시점에서도 역사를 이끄는 우연과 필연을 결코 모두 알 수 없으며, 나아가 어느 역사적 선후 관계에서도 초기 조건들을 모두 알 수 없다.
바로 이런 방법론적인 약점에서 철학의 힘이 나오는 것이다. 인간의자유 -밭을 일구는 것-는 과거와 현재의 모든 데이터를 처리할 수 없다는 우리의 무능함뿐만 아니라, 우리 행동을 빚어내는 초기 조건들과 사건들의 맞물림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우리의 무지함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무지 속에서 자유로우며, 우리를 결정짓는 원인들의 대부분이 과거 속으로... 영원히...묻혀 버린다는 삶 속에서 자유롭다. 영생의 물리학과 슈퍼컴퓨터에 의한 부활이 아니라, 이런 삶이 바로 희망이 영원히 마르지 않고 샘솟는 원천이다.
- P499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학이 무한하고, 보살핌이 없고, 무목적적인 우주를 제시하면서 오직 차갑고 잔인한 논리만 내놓는다고 생각한다.
반면 사이비 과학, 미신, 신화, 마술, 종교는 도덕과 의미에 대해 단순하고 즉각적이고 위안이 되는 규범을 제공한다.  - P509

영원히 마르지 않는 희망 
이상한 것들을 믿는 이 모든 이유를 한데 묶어 이 책의 마지막 장 제목으로 삼았다. 이는 인간이 본성적으로 언제나 더 나은 수준의 행복과 만족을 찾아 앞날을 내다보는 종이라는나의 확신을 담고 있다. 불행하게도 그 결과는, 보다 나은 삶에 대한 비현실적인 약속을 붙들려 하거나, 오로지 불관용과 무지를 고집함으로써, 오로지 타인의 삶을 가벼이 생각함으로써 더 나은 삶을 획득할 수 있다고 믿는 경우가 너무 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따금, 다가올 미래의 삶에만 집착한 나머지, 지금의 삶에서 우리가 가진 것을 놓쳐 버린다는 것이다. 희망의 다른 원천도 있다. 원천이 다르더라도 희망은 희망이다. 인간의 지적인 능력이 측은지심과 더불어서 무수히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각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으리라는 희망, 역사의 진보가 계속 이어져 보다 큰 자유를 향해 나아갈 것이며, 모든 사람들을 보듬어 갈 것이라는 희망, 사랑과 공감과 아울러 이성과 과학도 우리가 우주를 이해하고, 세계를 이해하고,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바로 그것이다.
- P5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