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가히 유례가 없을 난큼 문명적, 사회적 상호 의존도가 깊어지고 거기에 입각한 의식이 확산되는 세계화의 추세 속에서도 문명적, 사회적, 민족적 자의식은 심화된다." 전 세계적으로나타나는 종교의 부활, ‘성스러운 것으로의 복귀‘는 세계를 다이한 장소로 보는 주의 견해에 대한 부정적 답변인 셈이다.
인류가 한 배에 탄 승객이라는 것을 알기 위해 우주선을 타고 달의 뒤편까지 갈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인생의 축소판인 여행을 통해, 환대와 신뢰의 순환을 거듭하여 경험함으로써, 우리 인류가 적대와 경쟁을 통해서만 성장해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달의 표면으로 떠오르는 지구의 모습이 그토록 아름답게 보였던 것과 그 푸른 구슬에서 시인이 바로 인류애를 떠올린 것은 지구라는 행성의 승객인 우리 모두가 오랜 세월 서로에게 보여준 신의의통해 덕분이었을 것이다.
허영과 자만은 여행자의 적이다. 달라진 정체성에 적응하라, 자기를 낮추고 노바디가 될 때 위험을 피하고 온전히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
제국은 일어섰다 무너지고 정권도 왔다가 사라지지만 문명은 유지되며 정치적,사회적, 경제적, 이념적 격변의 와중에서도 살아 남는다. 보즈먼은 "정치체제는 문명의 표면에 떠 있는 일시적 부표이다. 언어적, 윤리적으로 통합되어 있는 개별 공동체의 운명은 연속된 세대들이 중심으로 삼고 뭉쳐 있는 그래서 사회의 연속성을 상징하게 된 특정한 근원적 구성 원리의 존속데 궁극적으로 달려 있다는 명제가 타당하다는 것을 국제사는 여실히 입증한다"고 결론짓는다.
나는 평생 케빈의 부재를 느끼며 살아갈 것이다. 케빈과 함께 보낸 마지막 날이 점점 멀어진다는 사실이 나를 아프게 한다. 하지만 내게 주어졌던, 케빈과 함께한 21년의 세월에 감사한다. 신이 케빈이라는 선물을 거두어 가셨으니 그 슬픔을 견디기에 충분한 희망과 힘 또한 달라고 요구한다 해도 그리 무리한 부탁은 아닐 것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우리 사회의 정신질환자들은 우리를 치유해줄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질병인식불능증에서 벗어나 우리에게 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만 있다면말이다.
2005년 12월의 어느 날, 나는 상하이 푸둥공항 티켓 카운터에서 서울로 가는 편도 항공권을 사고 있었다. 경험이 많은 여행자는 공항에서 항공권을, 더더군다나 편도는 사지않는다. 터무니없이 비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로서는 선티의 여지가 없었다. 추방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작가는 대체로 다른 직업보다는 여행을자주 다니는 편이지만, 우리들의 정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신이 창조한 세계로 다녀오는 여행이다. 그 토끼굴 속으로 뛰어들면 시간이 다르게 흐르며, 주인공의 운명을 뒤흔드는 격심한 시련과 갈등이 전개되고 있어 현실의여행지보다 훨씬 드라마틱하다.
오래 살아온 집에는 상처가 있다. 지워지지 않는 벽지의얼룩처럼 온갖 기억들이 집 여기저기에 들러붙어 있다. 가족에게 받은 고통, 내가 그들에게 주었거나, 그들로부터 들은 뼈아픈 말들은 사라지지 않고 집 구석구석에 묻어 있다.집은 안식의 공간이(어야 하)지만 상처의 쇼윈도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족 간의 뿌리 깊은 갈등을 다룬 소설들은 어김없이 그들이 오래 살아온 집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