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신라의 삼국통일, 그 발칙한 상상이 황룡사 9층 목탑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선덕여왕은 불가능해 보이는꿈을 가슴에 품고, 황룡사 9층 목탑을 지었어요. 그렇게 꿈을향해 한 발 내디딘 것이죠.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분명한 비전이 있었기에 혁신도 가능했습니다. 그저 지금 당장의 공격을막아내는 데 급급했더라면, 또는 강국이 되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다면 혁신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겁니다.
- P88

앞이 보이지 않는 위기에 부딪힌다면 642년의 신라를 떠올려봅시다. 그리고 그들의 생각과 결정의 흐름을 따라가는 거예요. 가장 먼저 비전을 세워야겠죠? 위기를 극복하는 것뿐아니라 최종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바라보고 나아가야 할지그 목표를 정해보는 겁니다. 선덕여왕이 황룡사 9층 목탑을 세웠듯이 말이죠. 어쩌면 지금이 혁신의 적기일지 모릅니다.
새로운 시선으로 나와 내 주위를 바라보고, 새로운 첫걸음을 떼야 하는 때가 온 것이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발상의 전환이 우리가 써 내려가는 인생 드라마에 최고의 반전이 되어줄것입니다.
- P92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시시때때로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역사를 통해서 자신의 위치를 돌아볼 줄 알아야 합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물론이고 순항하고 있을 때도 그렇습니다. 지금 정말 괜찮은가? 그냥 되는 대로 흘러가고 있는 건 아닐까? 무언가 잘못된 건 없을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있는 게 맞을까? 자꾸 물어봐야 해요. 스스로에게 질문하는것을 멈추면 그저 관성에 따라 선택하고 관성에 따라 살게 됩니다.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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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표가 나서는 안돼…‘
나는 그애에게 때이른 만족을 주고 싶지 않았다. 끄덕이고 안도한 뒤 자족해 돌아서 버리게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동시에 그애가 바란 것 이상으로 그애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다. 만족이 임계점을 넘으면 만족이 아니라 감탄이 되니까. ‘아!‘ 하는 순간의 탄성이 만들어내는 반향을 타고, 그 반향이 일으키는 가을 물결을 타고, 그 애가 내게 쓸려오길 바랐다.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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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군은 대부분 말 그대로 농민으로 이루어져 있었어요. 농사짓고 사는 백성입니다. 총칼은커녕 죽창 하나만 들고 싸운 사람이 훨씬 많았어요. 그러니 잔뜩 걸려 있는 총을 보고 얼마나 무서웠겠어요.
농민군은 옷 속에 부적을 붙였다고 해요. 그 부적을 붙이면 총알이 피해간다고 믿었대요. 정말로 그렇게 믿었을까요? 아니요. 당연히 믿지 않았을 겁니다. 너무 무서우니까, 무서워서 한 발짝 떼기도 힘드니까 붙였던 거예요. 종잇조각 하나지만,
아무 소용도 없는 걸 알지만, 그거라도 붙여야 한 발짝이라도 뗄 수 있을 것 같으니까 그래서 붙인 것 아닐까요? 부적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참 짠하더라고요. 이 아무개들은 용감하게 싸운 게 아니에요. 두려워하면서 싸웠어요.
- P47

 조상이 큰 죄를 지어서 그 자손들이 벼슬을 할 수없게 된 집안을 폐족이라고 해요. 정약용은 자식들에게 가문이 몰락한 상황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금방 나아질 거라고 말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관직에 나갈 수 없는 폐족일지라도 선비의 기상을 유지하는 길을 끊임없이 알려주고 있습니다.
폐족끼리 무리를 짓지 말 것, 과일과 채소를 키우고 뽕나무를 심어 가난에서 벗어날 것, 벼슬을 하지 못하더라도 벼슬하는 사람처럼 나라와 세상을 위해 살 것……. 그중에서도 핵심은 책을 읽는 것이었습니다. 벼슬길에 오르지는 못해도 책은읽을 수 있으니까요. "폐족에서 벗어나 청족이 되려면 오직 독서 한 가지 일뿐이다"라고 했지요. 청족은 대대로 절개와 의리를 숭상해온 집안을 뜻하는 말입니다.
또한 정약용은 자신이 계속해서 읽고 쓰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 이유도 밝히고 있습니다. 만일 자신이 지금의 생각을 남기지 않는다면 후세 사람들은 사헌부의 재판 기록만 보고 자신을 죄인 정약용으로 기억할 것이라는 거죠. 그래서 끊임없이 기록하겠다는 것입니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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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아."
"네?"
"너 언제부터 아팠지?"
"세살요…… 엄마가 그렇다고 했잖아요."
"그럼 얼마 동안 아팠던 거지?"
"음, 십사년요."
"그래, 십사년."
"근데 그동안 씩씩하게 정말 잘 견더왔지? 지금도 포기 않고 이렇게 검사받고 있지? 다른 사람들은 편도선 하나만 부어도 얼마나 지랄발광을 하는데, 매일매일, 십사년, 우린 대단한 일을 한 거야.
그러니까."
"네."
어머니가 목소리를 낮추며 부드럽게 말했다.
"천천히 걸어도 돼."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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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시기에 한 말이 무엇인지 또렷이 생각나진 않는다. 언어의 한정된 어떤 부분, 그러니까 동심원의 가장 안쪽과 접촉한 경험을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 테니까. 아니, 그건 너무 일찍 도착한 맨가장자리 원일지도 모르니까. 다른 것은 잘 모르겠다. 다만 사람이 언어와 조우한 첫 순간을 잊어버리게 만든 신의 섭리가 궁금할 따름이다. 만나되 만나지 않게 하신 것. 먼저 배우고, 잊어버리게 한 뒤, 다시 배우게 하신 것. 그런 것이 이상할 따름이다. 그렇지만 내가 다른 데가 아닌 외가에서 말을 깨쳤다는 사실은 퍽 마음에 든다.
바깥 외(外)에 집 가(家)자. 바깥 집이라니, 왠지 근사한 느낌이다.
- P71

사람들은 왜 아이를 낳을까?‘
나는 그 찰나의 햇살이 내게서 급히 떠나가지 않도록 다급하게 자판을 두드렸다.
자기가 기억하지 못하는 생을 다시 살고 싶어서."
그렇게 써놓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았다. 누구도 본인의 어린시절을 또렷하게 기억하지는 못하니까, 특히 서너살 이전의 경험은 온전히 복원될 수 없는 거니까, 자식을 통해 그걸 보는 거다. 그 시간을 다시 겪는 거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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