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하는 쪽
내 이름은 야쿠프 프로하스카. 흔한 이름이다. 부모님은 내가소박하게 살기를 원했다. 국가 그리고 이웃과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는 인생, 사회주의로 단결한 세계에 이바지하는 삶, 그런데 ‘철의장막‘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무너졌고, 괴물이 소비자를 향한 사랑과 자유 시장을 거느리고 우리 조국을 침공했다.
- P12

이제 그 침묵은 또 하나의 반갑지 않은 소음이다. 과자가 들어있는 수납함을 열고 타트란키를 한 입 깨물었다. 너무 버석거리고 만든 지 오래되어서인지, 먹으면 떠오를 것 같았던 어린 시절의 평온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내가 이해할 수 있는 편안한시간, 날 얀후스 1호로 데려온 삶 속 어딘가에 있어야 했다. 우리라는 존재는 미래를 향해 가는 에너지로 움직이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존재의 출발점, 우리로 하여금 피할 수 없는 진로를 만들어준 빅뱅을 찾기를 절대로 그만두지 않는다. 축제를 벌이는 사람들을 비추는 모니터를 끄고 눈을 감았다. 기억과 부딪히는 시간의 깊은 고리들 속 어딘가에서 시계 하나가 째깍거렸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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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하는 쪽
내 이름은 야쿠프 프로하스카. 흔한 이름이다. 부모님은 내가소박하게 살기를 원했다. 국가 그리고 이웃과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는 인생, 사회주의로 단결한 세계에 이바지하는 삶 그런데 ‘철의장막‘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무너졌고, 괴물이 소비자를 향한 사랑과 자유 시장을 거느리고 우리 조국을 침공했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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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와 자원의 소비
에너지는 어떤 일을 하게 하는 능력을 나타내는 양이다. 물건을 옮기거나, 소리를 내거나, 빛을 내어 밝히거나, 따뜻하게 데우거나, 차갑게 얼리거나 무엇이든 일을 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런 에너지를 사용하기 좋은 형태로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연료 또는 전기의 형태이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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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리 이 모든 것이 환상에 불과한 것이라도 양심이 그 무서운 환영들을 일으켜 세워 그의 눈에 보이도록 그 환영들에 형태를 부여하고 바로 그의 면전에서 움직이도록 했다고 생각하니 이 얼마나 섬뜩한 일인가! 밤낮으로 그가 저지른 범죄의 그림자가 조용한 구석에서 그를 응시하고 있고, 은밀한 장소에서는 그를 조롱하고, 연회장에서는 그에게 다가와 그의 귀에 속삭이고, 잠들어 있는 그를 얼음장같이 차가운 손으로 깨운다면 그의 삶이 어떻게 되겠는가! 그런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스멀스멀 파고들자 그는 두려움에 얼굴이 점점 더 하얗게 질리기 시작했고, 방 안 공기도 갑자기싸늘해지는 것 같았다.  - P309

「세상이 우리 둘 다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일 때가 있었지만 그럴 때도 세상은 늘 자네를 숭배했다네.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걸세. 자네는 이 시대가 찾고 있는 그런 유형의 존재야. 그리고 찾아낸 것이 오히려 두려운, 그런 존재야. 난 자네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조각도 안 하고, 그림도 안 그리고, 자네 자신 말고는 그 어떤 것도 만들어 내지 않았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지 몰라! 인생이 자네의 예술이었네. 자네는 스스로를 음악에 맞췄어. 자네가 지낸 나날이 자네의 소네트였네.」 - P334

방 안으로 들어선 그들의 눈에 벽에 걸려 있는 눈부실 정도로 멋진 초상화 하나가 들어왔다. 그들 주인의 얼굴이 그려진 초상화였다.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고 젊은 주인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 놓은 것이었다. 그리고 바닥에는 한 사람이 쓰러져 죽어 있었다. 야회복을 입은 그의 가슴에 칼이 꽃혀 있었다. 찌글찌글 늙고 주름살 늘어진 흉측한 얼굴이었다. 그들은 그가 누군지 몰랐다. 그 사람이 손가락에 끼고 있던 반지를 살펴보고 나서야 비로소 그들은 그가 누군지 알게되었다.
- P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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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잔 정말 똑똑한 여자야. 여자치고 그렇게 똑똑한 여자를 못 봤어. 그걸 뭐라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여자들이 약한 척하면서 내보이는 매력 있잖나.
그 여자에겐 그런 게 없어. 황금으로 된 형상을 귀중하게 만드는 건 진흙으로 구운 발일세. 그 여자 발이 아주 예쁘긴 한데 진흙으로 만든 발은 아니야. 하얀빛이 나는 도자기로 만든 발이라고나 할까? 뜨거운 불을 견뎌 낸 발이지. 불이 그 발을 파괴한 게 아니라 더 단단하게 만든거지. 그뇨는 온갖 시련을 다 이겨 낸 여자야.」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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