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하는 쪽
내 이름은 야쿠프 프로하스카. 흔한 이름이다. 부모님은 내가소박하게 살기를 원했다. 국가 그리고 이웃과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는 인생, 사회주의로 단결한 세계에 이바지하는 삶, 그런데 ‘철의장막‘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무너졌고, 괴물이 소비자를 향한 사랑과 자유 시장을 거느리고 우리 조국을 침공했다.
- P12

이제 그 침묵은 또 하나의 반갑지 않은 소음이다. 과자가 들어있는 수납함을 열고 타트란키를 한 입 깨물었다. 너무 버석거리고 만든 지 오래되어서인지, 먹으면 떠오를 것 같았던 어린 시절의 평온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내가 이해할 수 있는 편안한시간, 날 얀후스 1호로 데려온 삶 속 어딘가에 있어야 했다. 우리라는 존재는 미래를 향해 가는 에너지로 움직이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존재의 출발점, 우리로 하여금 피할 수 없는 진로를 만들어준 빅뱅을 찾기를 절대로 그만두지 않는다. 축제를 벌이는 사람들을 비추는 모니터를 끄고 눈을 감았다. 기억과 부딪히는 시간의 깊은 고리들 속 어딘가에서 시계 하나가 째깍거렸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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