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대는 우리 자신의 감정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기계를 우리 몸에 장착한다. 계몽주의 과학자들은 오감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의 기술 전문가들은 오감으로는더 이상 충분치 않고, 그것만으로는 길을 잃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새로운 정교한 기술로 오감을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칩 제조업체인 퀄컴 Qualcomm의 CEO가 설명했듯이 우리는 "여섯 번째 디지털 감각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 새로운 세계를 열성적으로 옹호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스마트한 수준을 넘어 감정까지 인식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받아들인다. 과학자이자 인공지능 연구자인 에곤 L. 판덴브룩은 ‘유비쿼터스 컴퓨팅다음 단계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감정을 필수 요소로 수용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미래에서라면 기술은 인간을 확장하는것이 아니라 인간에 침투할 것이다. MIT의 앨릭스 펜틀랜드Alex Pentland 와 같은 연구자들은 대면 상호작용과 인간의 기량이 약화되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간단한 해법을 제시한다. 걱정은 그만두고 기계가 일을 하게 두라는 것이다. 그들은 네트워크 과학과 보완적 장치가 약화되는 사회적기량을 대신할 거라고 주장한다. 곧 기계 장치가 우리 대신 자신과 타인의 신호를 읽어줄 테니까. 우리보다 더 능숙하게. 펜틀랜드는 그의 책 <어니스트 시그널>에서 "인간의 행동을 지속적이고 보편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능력이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삶을 최적화할 능력을 선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펜틀랜드와 그의 동료들은 이드"를 가시화하는 일종의 프로이트 기계를 만들려 한다. 이 기술이 있다면 사람들은 "집단 내의 정보 흐름을 모니터링함으로써 무의식적이고 암묵적인 지식을 개방적이고 의식적인 정보로 전환할 수 있다." 펜틀랜드와 그의 동료들은 수백년간 개인의 이성을 떠받들어왔던 계몽주의 사상은 잘못되었다고생각한다. 우리는 스스로를 이성적인 개인으로 생각하고 싶어 하지만 실상 우리는 "사회적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다. 즉 우리는 비이성적이며 쉽게 속아 넘어가는 무리다. - P197
우리의 상황은 화면의 이미지처럼 쉽게 통제되지 않는다.감정을 알려주는 기술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되면서 우리는 집단적으로 감정적 기량을 잃을 수도 있다. 우리는 이미 페이스북에 우리의 기억을, 구글에 우리의 호기심을, 휴대전화에 내장된 GPS에 우리의 방향 감각을 아웃소싱하고 있다. 이제 이런 기술이 우리 자신에대한 보다 합리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는 주장까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 P203
그녀는 "도박 기계 설계자들은 도박꾼을 속이기 위해 기술을 전략적으로 이용한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설계자들조차 금세 게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된다. 인터내셔널 게이밍 테크놀로지 International Gaming Technology의일원은 왜 어떤 기계가 다른 기계보다 사용자를 붙잡아두는 힘이더 강한 것처럼 보이냐는 쉴의 질문에 B. F. 스키너의 조작적 조건화에 관한 책을 읽어보라고 했다. 유능한 세일즈맨이나 정치인은 이미 알고 있듯이, 반복적이고권위를 이용하고 감정에 호소하는 설득 도구는 언제나 유용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설득 기술은 과거의 설득 기술과는 달리 윤리적문제를 야기한다. 우선 오늘날의 설득 기술에는 투명성이 부족하다. 정치인이 아기에게 입을 맞추는 것은 자신이 신뢰할 만한 사람이라고 설득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여기 쓰인 설득 기술은 불투명하기만 하다. 초창기에 열린 설득 기술 콘퍼런스에서 한 참여자는 심박수와 음성을 모니터링하는 센서는 어디에나 존재하며 눈에 띄지 않는다는점에서 설득 기술에 이상적인 도구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 사용자가 알아차리지조차 못하는 설득 기술의 설계가 가능하다"면서 찬성의 뜻을 표했다. 대부분의 설득 기술 회사가 선택한 디자인과 마케팅 방식을 보면 이런 기술을 숨겨두려는 의도가 있음을 알 수있다. - P207
그러나 일부 윤리학자들이 지적했듯이, 이런 기술은 이미 "설득프로파일링"의 부상을 가능하게 했다." 기술 기업들이 특정 설득전략에 대한 반응을 바탕으로 개인 프로파일을 작성하는 것이다. 당신은 비평가들이 추천하는 책을 사는 편인가, 아니면 친구들이 추천하는 책을 사는 편인가? 이를 토대로 아마존은 당신에게 노출될 추천 도서 목록을 미묘하게 조정한다. 정부나 기업이 특정한 감정적 호소에 대한 당신의 취약성 관련 정보에 접근권을 가진다면어떻겠는가? - P208
항공 업계에서는 불연성 소재로 좌석 쿠션을 만들거나 통로에 비상등을 추가하는 등 재료와 구조를 바꿔서 항공기의 위험을 줄이는 복잡한 과정을 "치명성 제거 delethalization"라고 부른다. 디지털시대의 쾌락도 비슷한 치명성 제거의 과정을 거쳤다. 개인의 쾌락이 이렇게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퍼지고 전시된 적은 없었다. 유튜브의 동영상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하고 위험한 행동을 대리로 목격할 수 있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많은 이미지가 사적 경험의 대량소비를 촉진했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연결된 느낌은 가짜 친밀감일 뿐이다. 또한 매개는 쾌락을 균질화한다. 마치 모든 경험이 똑같은 몇개의 필터를 통과한 것처럼, 마치 모든 사람이 똑같은 도전이나 곡예를 하고 촬영을 하고 공유를 하는 것처럼 쾌락을 순응적으로 만든다.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의 쾌락과 경험을 공개하는 플랫폼들은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 경험에서 불쾌한 부분을 제거할 것을 장려한다. 당신의 쾌락은 다른 모든 사람의 쾌락과 마찬가지로 앱과 플랫폼을 통해 여과되고 같은 방식으로 소비된다. 순식간에 지나가는 순간들이 잘 조정된 끊임없는 흐름으로 소비되는것이다. 이것은 소심한 형태의 쾌락으로서 그 증가세는 너무 강렬하거나 너무 현실적이거나 너무 위험하거나 너무 통제할 수 없거나 너무 육체적이거나 너무 비순응적인 경험으로부터의 집단적인 후퇴를 암시한다. 쾌락은 디지털 형태로 더 쉽게 소화되고 공유될수 있도록 치명성이 제거된다. 그러면 쾌락이 완전히 탈바꿈된다. 때로 쾌락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더 조작된 경험, 즉 위험보다는 통제, 우연보다는 검색, 변덕보다는 알고리즘, 개인 정보 보호보다는 편의를 우선한다. 다시 말해 쾌락의 가장 큰 변화는 쾌락의 상당 부분이 데이터화된다는 점이다. - P222
새로운 장소를 이해하려면 그곳의 냄새를 맡아야 한다. 여행의큰 즐거움 중 하나는 낯선 땅의 기묘한 냄새와 새로운 소리를 경험하는 것이다. 낯선 도시의 수돗물에서 나는 톡 쏘는 냄새, 이상하게들리는 전화 벨소리, 음정이 맞지 않는 듯한 불규칙한 경찰 사이렌, 혀에 느껴지는 유난히 진한 커피의 질감. 사소한 감각적 경험조차도 장기 기억을 만들어낸다. - P227
"전형적인 것은 비판 없이 즐기지만, 새로운 것에는혐오감을 느끼며 비판한다." 이는 매개된 경험이 촉진하는 또 다른 경향, 즉 인내심 부족으로이어진다. 오락을 편리하게 즐기게 될수록 어렵거나 불편한 문화적 표현에 마주하려는 결의는 약해진다. 이제 음악과 이미지는 우리에게 직접 전달되고, 우리는 집에서 편안하게 그것들을 소비한다. 인터넷에서 유명 예술 작품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영향은 어떨까? 벤야민이 주장했듯이 "예술의 중요한 과제는 시간이 흐른 뒤에야 온전히 충족될 수 있는 것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이것이 캔버스와 스크린의 차이다. 벤야민은 말했다. "그림은 관람객을 사색으로 이끈다. 그림 앞에 선 관람객은 연상되는 것들에자신을 맡긴다. 그러나 영화 프레임 앞에서는 그럴 수 없다. 장면은눈에 포착되자마자 바뀐다." 캔버스의 특성 (유일무이함, 영속성)은 "일시성과 재현성"을 촉진하는 스크린과는 반대다. 그리고 캔버스는 집에서 마음대로 소비할 수가 없다. 캔버스를 소비하기 위해서는 위험을 무릅쓰고 편안함 너머의 세계로 나서야 한다. 벤야민은 인내심 부족이 결국 예술의 "오라"를 파괴하고 우리를 사색으로 이끄는 겸손을 없앨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우리는 예술의 오라를 파괴한 것이 아니라 다른 것으로 대체했다. 이제 오라는 예술과 이미지를 재현하는 기술 장치에 존재한다. 우리는 특정한 방식으로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우리의 상상력을 지배하는 힘, 과거에는 예술과 종교가 가졌던 힘을 기술에 부여한다. - P2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