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적 공변이 genetic covariation 의 결과, 주어진 형질을 보유하는 유전자와 그 형질을 선호하는 유전자는 공진화하게 된다. 암컷이 특정 과시형질(예: 긴 꽁지)을 기준으로 배우자를 선택할 때, 특정한 배우자선택 유전자 역시 간접적으로 선택된다. 왜냐하면 그녀들이 선택한 수컷들의 어머니 역시 같은 스타일의 꽁지를 선호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 결과, 배우자선택이 짝짓기선호의 진화에서 선택 주체로 떠오르는 강력한 양성피드백 고리가 형성된다. 피셔는 이러한 자기 강화적 성선택 메커니즘self-reinforcing sexual selection mechanism을 폭주 과정runaway process, 즉 "특정 과시형질에 대한 선택이 짝짓기선호의 혁명적변화를 초래하고, 짝짓기선호의 혁명적 변화가 과시형질의 진화적변화를 더욱 부채질하는 무한반복 과정"이라고 불렀다. 미적 형태와 그에 대한 욕구는 공진화과정을 통해 서로를 형성한다. 피셔는 이러한 방식으로 ‘과시형질과 짝짓기선호가 함께 진보하는 과정‘에대한 유전적 메커니즘을 명백히 제시했는데, 이는 다원이 청란에 대해 처음으로 상정했던 메커니즘이었다. - P64
피셔의 이론에서 영감을 얻은 랜드와 커크패트릭은 서로 다른 수학적 방법을 이용하여 성선택과 과시형질 간의 공진화역학 coevolutionary dynamics을 탐구한 결과, 매우 비슷한 해답을 얻었다. 그들은 "자손의 성적 매력이라는 이점 하나 때문에 형질과 선호는 공진화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 다음, 한 걸음 더 나아가 "배우자선택 과정은 ‘특정과시형질의 유전자‘와 ‘그 형질에 대한 선호의 유전자‘의 공진화를 추동할 수 있다"라고 증명했다. 또한 랜드- 커크패트릭의 성선택 모델은 "과시형질은 자연선택과 성선택 간의 균형을 통해 진화한다"라는 사실을 수학적으로 확인했다. - P69
만약 격리된 개체군들이 서로 멀리 분기한다면 미적 배우자선택의 과정은 완전히 새로운 종을 탄생시킬 수 있는데, 이것을 종 분화speciation 라고 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미적 진화는 회전하는 팽이와 같다. 성선택 행위는 내적인 균형을 창조하여, ‘하나의 개체군 내부에서 성적으로 아름다운 것이 뭔지‘를 결정한다. 그러나 팽이에 무작위적 동요(예: 변이와 같은 내적 힘, 지리적 장벽에 의한 인구고립과 같은 외적 힘)가 일어나면 팽이가 비틀거리며 새로운 균형을 찾기 위해 회전하게 된다. 이 내용을 종합할 때 도출되는 결론은, "성선택이 개체군과 종가운데서 지속적으로 확대• 다양화되는 미적 기준의 진화를 촉진한다"라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모든 것이 가능하며, 그 증거는 이 책에등장하는 새들 중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내가 그들을 미적극단주의자 aesthetic extremist라고 부르는 데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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