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적 다윈주의의 두드러지는 지적 복잡성이 뭉개지고 만 이유는 뭘까?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두 가지 믿음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나는 ‘개념적 획일성이 일반적인 과학적 미덕‘이라는 믿음이고, 다른 하나는 ‘극소수의 강력하고 광범위하고 두드러진 이론 법칙 틀이 과학 자체의 근본적 목표‘라는 믿음이다. 과학의 획일성은 간혹 큰 성과를 거두기도 하지만, 특별한 현상의 독특하고 새로운 속성들을 감소시키고 제거하고 무시함으로써 실패의 길을 걷게 되기도 한다. 이러한 지적 콘텐츠의 상실은, 뭔가 복잡한 것을 적절하게 설명하지 않고 건너뛸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 P86
나는 자연계에서 이 깃털의 환상적인 복잡함에 견줄 만한 디자인을 본 적이 없다. 깃털 하나하나가 얼룩말 한 마리, 표범 한 마리, 열대어 한 마리, 나비 떼, 난초 한 다발의 패턴 복잡성pattern complexity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각각의 날개깃마다 다채로운 점•띠•소용돌이•구역들이 빽빽이 자리 잡고 있어, 날개 하나하나에 대해 모노그래프를 발간할 만한 가치가 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는 페르시아산 융단의 디자인에 맞먹을 만큼 복잡하고 화려한 문양들이 아로새겨져 있다. - P97
그러나 생물학자들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하나 있으니, 그것은 ‘짝짓기선호가 어떻게 진화했는가‘라는 점이다. 짝짓기선호는 정직하고 실용적인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장식물 때문에 진화할까, 아니면 (비록 기막히게 멋지기는 하지만) 무의미하고 임의적인 유행으로서 공진화할까? 솔직히 말해서 대부분의 생물학자는 첫 번째 가설에 동의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분명히 말하지만, "(그라펜의 개입으로 간신히 위기를 모면한) 적응적 배우자선택은 일어날 수는 있지만 매우 드문 현상인 데 반해, (다윈과 피셔가 상상하고 랜드와 커크패트릭이 모델을 제시한) 배우자선택은 거의 보편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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