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니스 없이 지내는 수컷이 자신의 정자를 암컷의 총배설강에 밀어 넣으려면 암컷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물론 페니스 없는 수컷도 암컷에게 올라타 그녀의 총배설강 표면에 정자를 강제로 묻힐 수는 있지만, 정자를 질 안으로 밀어 넣거나 암컷의 총배설강을 강제로 확장하여 정자를 받아들이게 할 수는 없다. 95퍼센트 이상의 조류 종들은 페니스가 없는데, 그들의 암컷은 원치 않는 정자를 배출하거나 거부할 수 있다. 예컨대 암컷 집닭들은 강제교미를 당한후에도 원치 않는 수컷의 정자를 배출할 수 있다. 페니스가 없는 새들의 경우에도 성폭력과 강압이 여전히 존재하고 암컷들이 저항하는 과정에서 상처를 입을 수도 있지만, 페니스 상실은 강제수정을 거의 종식시켰다고 볼 수 있다. 신조류의 수컷이 페니스를 상실했다는 것은, 신조류의 암컷이 수정을 둘러싼 성 갈등의 전쟁에서 본질적으로 승리했음을 의미한다.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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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생각해보았는데 고통을 이겨낼 수 있었던 열쇠가 있었다면 그건 감사였어요.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던 그 순간 내게 남은 것, 내게 아직도 주어지고 있는 것, 내가 아직도 가지고 있는 것을 자각한 순간 고통은 힘을 잃었어요. 왜냐하면 남은 것이 잃어버린 것보다 훨씬, 아주 훨씬 더 많았거든요."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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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암컷 오리 질의 해부학적 구조가 이렇게 다양해진 원인은 무엇일까? 핵심적인 원인은 생식기의 구조와 사회적·성적 생활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즉, 영토를 보유하며 일부일처제를 채택한 오리(고니, 캐나다기러기, 흰줄박이오리 등)의 경우, 수컷은 표면이 밋밋하고 크기가 매우 작은 페니스(약 1센티미터)를 보유하고 있고, 암컷은 맹낭이나 꼬임이 없는 단순한 질을 갖고있다. 그와 대조적으로, 영토를 보유하지 않으며 강제교미를 일삼는 오리(머스코비오리, 고방오리, 붉은꼬리물오리, 그리고 「아기 오리들한테 길을 비켜 주세요」에 등장하는 청둥오리 등)의 경우, 수컷은 길고 표면이 꺼칠꺼칠한 페니스를 보유하고 있고, 암컷은 구조가 매우 복잡한 질을 갖고 있다. 페니스와 질의 형태를 비교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두 가지 특징(길이가 길고 구조가 정교한 페니스, 복잡하고 구불구불한 질)은 공진화한 게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이러한 공진화를 추동한 요인은 뭘까?
- P257

 성적으로 적대적인 공진화는 암수 간에 일종의 군비경쟁을 초래하여, 각각의 성은 이성異性의 진화적 노력(수컷: 생식에 대한 주도권 장악, 암컷: 생식에 대한 자유로운 선택권 확보)을 압도하기 위해 성공적인 행동적 형태학적 생화학적 메커니즘을 진화시킨다. 즉, 한 성의 진화적 발전은 다른 성의 보상적 대응전략compensating countertstrategy)을 추동하게 된다.
- P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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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남을 변하게 하려는 노력은 그를 분노케 한단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조종하고(잘 생각해봐. 이건 여자들이 가지는 아주 나쁜점 중 하나. 조종 방법 중에서도 너 때문에 밥도 못 먹었어, 어제 그 말 때문에 잠도 못 잤어. 너 때문에 나는 이렇게 힘들었어, 하는 ‘죄책감 주기‘ 테크닉이 제일 많지) 변하게 하려 한다면 그 의도 속에는 ‘현재의 너는 형편없어‘ 이런 메시지가 들어 있단다. 현재의 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는 힘들다는 메시지 말이야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문자로 표현하지 않아도 이런 메시지를 좋아하는 사람은 세상에 단 한 사람도 없단다. 아마 그건 너조차도 그럴 거야.
•••
아주 아프게 깨달은 진실 하나. 네가 변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너 자신밖에 없다, 이것을 한 번 더 깨닫는 거지.
친구에게 말해주렴. 실은 수많은 명분과 고귀한 가치를 가지고도 인간이 자기 자신 하나 변하게 하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절절하게체험한다면 남을 바꾸려 해서 아까운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소중한 관계를 낭비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 P131

현실은 생각보다 늘, 훨씬 드라마틱하단다. 성 프란치스코가
"주님, 제가 오늘 할 수 있는 일은 하게 해주시고 할 수 없는 일은 당신께 맡기게 해주시며 이 둘을 구분하는 지혜를 주소서"했던 기도는 그러니까 인생에 대한 이런 통찰에서 나온 것이었을 거야. 실제로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점을 타고났는지 잘 살펴보고 아는것은 아주 중요하다.
- P138

여기서 다시 인생 팁을 하나 줄게. 언젠가 책에서 읽고 충격을받은 건데 성공한 인생의 일곱 가지 법칙인가 뭐 이런 거였어. 성공한 이들의 인생 습관 중 하나는 ‘물어본다‘였지. 잘 모르겠거든, 모호하거든, 헷갈리거든, 오해하는 게 아닌가 싶거든, 물어본다, 는 거야. 이게 인생의 비책 중 하나인지 누가 알 수 있었을까? 그 문장을 데리고 며칠을 살면서 나는 내가 인생에서 얼마나 묻지 않고 살았는지 깨달았단다. 얼마나 많은 오해를 하고, 얼마나 많은 오류를 저지르고, 그래서 결국 관계를, 인생을 거짓으로 만들고 말았는지 말이야. 물어보면 될 것을 가지고 말이야.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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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의 기원에 관한 공기역학 이론은 새로운 신체 부위의 기원에 대한 적응주의적 접근방법의 일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깃털의 기원을 밝히겠다는 20세기의 거창한 지적 프로젝트는 실패했다.
깃털은 비행도구에 대한 자연선택을 통해 진화했다‘라는 신념에 사로잡혀 연구에 착수한 100년 동안, 깃털의 실제 진화과정에 대한 지식은 전혀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순서가 틀렸기 때문이다. 깃털이라는 혁신적 도구의 진화과정을 제대로알려면, 개별 혁신의 선택이익 selective advantage에 대한 의문을 일단 보류하고, 각각의 깃털발달 단계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고 진화방향을 예측하는 게 먼저다. 이게 바로 이보디보evolutionary developmental biology의 접근방법인데, 그 핵심은 깃털의 각 요소가 왜 진화했는지를 궁리하기에 앞서서, 깃털의 진화 과정에서 무슨 요소들이 생겨났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 P224

창조하도록 진화함으로써, 그 위에 띠, 점, 반점, 스팽글 등의 복잡한다시 말해서, 평평한 깃판이 미적 선택을 통해 2차원 캔버스를 색소 패턴을 아로새길 수 있게 되었다. 평평한 깃판의 진화가 혁신적인 이유는, 완전히 다른 미적 표현방법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깃털 공룡에서 평평한 판이 진화한 것은 진정한 빅딜Big Dealol었다. 왜냐하면 나중에 등장한 새들이 평평한 깃판을 가진 깃털을이용하여 비행에 필요한 공기역학적 힘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깃털이 비행을 위해 진화한 게 아니라, 비행이 깃털에서 진화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새가 공중으로 날아오를 수 있도록 만든 핵심적 혁신은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였다고 할 수 있다.
- P227

이 의문은 우리를 ‘암컷과 수컷의 복잡한 상호작용‘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이끈다. 암컷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성적 욕구에 충실하려고 하는 데 반해, 수컷은 강압과 성폭력을 통해 그녀의 성선택능력을 파괴하려 한다. 그녀가 강제교미로 인해 입는 피해는 자신의 건강과 웰빙이 직접 훼손되는 것 이상이며, 어쩌면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할 수 있는 간접적 유전적 이점도 상실된다. 왜냐고? 자신이 원하는 수컷과 짝짓기하는 데 성공한 암컷은,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암컷이 동경하는 과시형질을 물려받은 아들을 낳을 가능성이 높기때문이다. 성적으로 매력적인 아들 역시 매력적인 손주를 낳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그녀의 후손은 더욱 불어날 것이다. 이러한 간접적 유전적 이점이야말로 미적 공진화를 추동하는 힘이다. 그에 반해 강제로 수정된 암컷은 무작위적인 과시형질이나 (자신의 미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퇴짜맞은 과시형질을 가진 수컷을 닮은 아들을 낳게 될 것이다. 무작위적이든 기준미달이든, 원치 않는 수컷과 짝짓기함으로써 통해 탄생하는 아들은 인기 있는 수컷의 과시형질을 물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다른 암컷들에게 성적으로 호감을 살 가능성이 작고, 결국에 선택받지도 못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손주의 수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이것은 수컷의 성폭력으로 인해 암컷이 치르는 간접적 유전적 비용이며, 암컷이 죽음을 무릅쓰고 강제교미를 거부하는 것은 바로 이 비용을 회피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있다.
- P244

 총배설강이란 수챗구멍‘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하는 말로, 조류의 항문 안에 존재하는 해부학적 공간을 의미하며,
소화관 요로 생식관의 배출물이 모두 통과하는 원스톱 종말처리장이라고 할 수 있다. 페니스가 없는 조류의 경우 ‘총배설강 키스 cloacalkiss‘를 통해 수정이 이루어지는데, 말은 ‘키스‘라고 해도, 사실은 암수가 구멍(항문)을 맞대는 자세를 무덤덤하게 기술한 시적 표현으로(로맨틱한 정서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다), 수컷은 이를 통해 정자를 방출하고 암컷은 그것을 받아들일 뿐이다.
- P249

오리의 페니스는 인간의 페니스와 오래된 상동기관임에도 불구하고 형태와 기능이 상당히 다르다. 첫 번째 특징은, 파충류의 페니스와 마찬가지로 외부에 노출되지 않고 내부에 잠복해 있다는 것이다. 즉, 평상시에는 안과 밖이 뒤집힌 채 여러 겹으로 접혀 총배설강안에 보관되어 있다가, 교미할 때만 총배설강 밖으로 나온다. 두 번째 특징은, 파충류나 포유류와 달리 혈관계가 아니라 림프계의 동력에 의해 발기한다는 것이다. 수컷 오리의 총배설강 양쪽에는 림프벌브 lymphatic bulb라는 근육muscular sic이 있는데, 이것이 수축하면 림프가 페니스 중심부의 텅 빈 공간으로 흘러 들어간다. 이렇게 되면접혀 있던 페니스가 펼쳐짐과 동시에 발기되어 총배설강 밖으로 신속히 튀어 나간다. 수컷 오리 페니스의 발기 과정을 상상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스웨터 소매를 손으로 뒤집기‘와 ‘컨버터블 스포츠카의 부드러운 지붕을 유압구동으로 펼치기‘를 짬뽕한 것이라고 볼 수있다. 물론 그보다 속도가 훨씬 더 빠르지만 말이다. 페니스의 기저부가 맨 처음 노출된 후 나머지 부분이 순차적으로 펼쳐져 말단부까지 모두 노출되면, 정자는 외부의 홈groove을 따라 기저부에서 말단부까지 이동한다.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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