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구애조직, 특히 마나킨새의 구애조직이 협동적 사회현상으로 진화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무엇일까? 사실,
이 진화적 가설을 검증하기는 매우 어렵다. 분명히 말하지만, 영토를 가진 새 중에서 구애조직을 보유한 종은 그러지 않은 종들보다.
구성원에게 공간적 관용patial tolerance 을 베푸는 성향이 훨씬 더 강하다. 따라서 근본적인 관점에서 볼 때, 수컷 마나킨새를 비롯한 ‘구애조직을 보유한 수컷들‘은 사회적으로 다소 독특한 면이 있다. 그러나 암컷의 선택이 수컷의 사회행동을 변화시킨 원인인지 아닌지를 알아내기는 어렵다. 그나마 천만다행인 것은, 마나킨새 사이에서 널리 성행하는 구애행동 중에 고도의 다양성을 보이는 것이 하나 있어,
집단적 구애행동의 기본적 특징인 협동성 cooperativeness에 대한 통찰을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나킨새 중에서 많은 종의 수컷들은 단순한 ‘평화공존‘의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사회적 관계를 형성한다. 그들은 두 마리 이상이 모여 매우 정교하고 조직화된 과시행동에 참여하는데, 행동이완벽하게 조율되려면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과시행동의 구체적내용은 종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조직화된 협동행동을 보인다는것은 여러 종에 걸쳐서 나타나는, 수컷 마나킨새들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 P326

맥도널드는 수컷 긴꼬리마나킨들이 의무적 협응적으로 펼치는
‘옆으로 재주넘기‘ 동작에 관한 10년치 데이터를 이용하여, 젊은 수컷의 미래의 성적 성공sexual success을 예측할 수 있는 최고의 지표는 사회적 네트워크와의 연계성‘임을 증명했다. 다시 말해서, 사회적관계에 충실한 젊은 수컷들(즉, 여러 집단과 연계하여 협응적 구애활동에 꾸준히 참여하는 수컷들)은 알파 수컷의 지위로 상승함으로써 나중에 성적 성공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브렛 라이더와 동료들은 실꼬리마나킨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사회적 연계성이 높은 수컷일수록 추후 사회적 신분이 상승하고 성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기술했다.
이러한 데이터들을 종합하면, 수컷들 간에 친밀한 사회적 관계(즉, 지배와 공격이 아닌 브로맨스)를 구축하는 것이 마나킨새 사회에서 성적으로 성공하는 지름길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다른수컷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외톨이, 비사교적인 수컷들은 구애조직에서 성적 패배자가 될 것이다.
- P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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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프랑스에서는 인사를 할 때 신체 접촉이 필수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신체 접촉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는 힘찬 악수였지만, 그건 손이 자유로울 때만 가능했다.
손에 무언가를 들고 가는 중이었다면 짐을 내려놓고 악수를 했다. 짐을 내려놓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팔꿈치를 펴서손을 뻗었다. 그것마저 여의치 않다면 최후의 수단으로 새끼손가락이라도 빼꼼 내밀었다. 길을 걷다 보면 곡예사처럼 배배 꼬인 몸으로 반갑게 인사하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남들 보기에 어떠한가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신체 접촉이었다. 심지어 공사장 인부도, 정원사도,
손이 더러워지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하나같이 (깨끗한)손목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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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러는 암컷의 선택에 관한 아이디어를 좀 더 구체화하여, 구애조직의 진화에 대한 심미적 성선택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사회적군집화, social aggregation 가 다른 과시형질(이를테면 꽁지의 길이)과 마찬가지로 진화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만약 암컷이 군집화된 수컷을 선호한다면, 여러 마리의 수컷들로 구성된 구애조직이 진화하는 것은당연하다. ‘구애조직에 대한 짝짓기선호의 유전적 다양성‘은 ‘구애조직의 유전적 다양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선호와 형질(구애조직)은 함께 공진화를 계속할 것이다. 켈러의 모델에 따르면, 구애조직의 진화는 (여타 과시형질과 마찬가지로) 임의적 아름다움 중 한 가지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수컷의 신체적 특징보다는 사회적 행동과 관련된 것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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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로방스와의 인연

모든 일은 변덕스러운 날씨 덕분에 시작됐다. 나는 아내 제니와 함께 영국의 뜨거운 여름을 피해 코트다쥐르 지역(프랑스 남동부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휴양지 옮긴이)의 니스로 2주 동안 피서를 떠났다. 믿거나 말거나 코트다쥐르는 1년 365일가운데 300일이 햇빛이 쨍쨍하기로 유명한 지역이었다. 그러나 그해는 예외였다. 시도 때도 없이 폭우가 쏟아졌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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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오래 살면 그때는 이제 재가 되어도 좋아, 하고 뒤로 물러나 앉자. 지금은, 아직 아니다. (……) 나는 오늘도 나를이렇게 재우친다. 나는 나아감을 믿는 바퀴. 믿지 않으면 넘어지리니.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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