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에서는 인종 간의 증오가 끊임없이 묘사되고있습니다. 따라서 <피너츠>에서 아이들이 그룹으로 등장할 때 흑인 아이 하나가 여분의 캐릭터로 등장하기만해도 두 가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제 아이들이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자신들이 묘사되는 방식을 보는 것에 대한 저의 근심을 덜어줄 것이고,
둘째, 일상적인 풍경에서 인종 간의 우호적인 태도를 캐주얼하게 전달할 것입니다.
제가 흑인 아이의 캐릭터가 굳이 여분의 캐릭터로 등장하기를 바라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아이들이 모여 있는장면에 흑인 아이가 끼어 있게 되면 훗날 흑인 아이가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날이 온다 해도 이를 조용히, 드러나지 않게 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에서 흑인이 여분의 캐릭터로 등장할 때는 대개 교도소 같은 불행한 상황에 있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흑인들이 평범하게 생활하고 사랑하고 걱정하고 호텔이나 회사 건물의 로비에 들어가는 모습, 뉴욕 시내를 돌아다니는 풍경은 보여주지 않습니다. 영화와 TV, 잡지, 만화같은 업계에서 이렇게 묘사하는 습관은 교활하고 부정적인 결과를 낳습니다. - P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