슐츠가 1968년부터 넣기 시작한 프랭클린을 두고 ‘토큰 블랙(token black, 대부분 백인인 등장인물들 사이에 형식적으로 넣은 흑인 조연캐릭터)‘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다. 프랭클린은 토큰 블랙이 맞다.
어쩌면 프랭클린은 토큰 블랙의 원형일 수도 있다. 주요 인물에서 빠져 있고, 평면적인 캐릭터다. 주요 인물들은 전부 웃음거리가 되는 이 만화에서 슐츠는 프랭클린을 농담의 소재로 삼는 모험을 하는 대신 평범한 조연을 맡겼다. 하지만 우리는 슐츠의 결정을 무조건적으로 비난하기 힘들다. 프랭클린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를 안다면 이는 (훗날 많은 영화에 등장하는 토큰 블랙 캐릭터들처럼) 성의 없는 립서비스의 결과가 아니라 작가가 이 문제를 두고 고민해온 시민의 제안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흑인 부모의 호소에 귀를 기울인 결과임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 P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