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물게 이를 예상한 사람은 마르크 에이브럼슨Mare Abramson이다. 그는 탈시설화 운동이 가속화되던 1970년대 초반에 캘리포니아주 샌마테오의 구치소를 방문했다가 그곳에 수많은 정신질환자가 감금되어 있는 것을 목격했다. "한 사회가 정신장애 행동을 인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는 1972년의 논문에 이렇게 썼다. "만약 정신장애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이 정신보건 체제라는 사회통제 안으로 진입하는 속도가 지체된다면, 지역사회의 압력은 그들을 형사처벌 체제라는 사회통제 속으로 밀어 넣을 것이다. 이 논문이 발표되고 1년 후 캘리포니아주의회는 에이브럼슨이 제기한 우려를 논의하기 위해 청문회를 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교도소에 수감된 정신질환자수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대중의 관심은 사그라들었고, 많은 지역사회가 자체적으로 떠안을 뻔했던 문제를 구치소와 교도소를 통해 해결한 것에 만족하는 듯했다. 에이브럼슨의 우려가 현실이 된것이다. 치료권리옹호센터는 이렇게 주장한다. "현 상황에서 가장우려되는 측면은 이러한 수치가 더 이상 전문가나 대중의 반응을끌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반세기 전이었다면 이러한 보고가 열띤 공적 논의와 개혁안을 끌어냈을 것이지만, 이제는 대중에게 하품만 나오게 할 뿐이다." - P65
해리엇은 총체적 기관이 학대자가 무제한의 권력을 휘두르도록 조장한다는 사실을 배워가고 있었다. 그러나 본인의 경험을통해 같은 기관에서 또 다른 역학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사실, 즉 재소자와 동정적인 직원 간에 때때로 유대관계가 형성된다는 사실도 분명히 깨달았다. 어빙 고프먼도 《수용소》에서 이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에 따르면 총체적 기관에서 하는 일은 ‘인간 재료 human material‘와 매일같이 상호작용해야 하는 노동, 그의 용어로는 ‘사람노동people work‘에 속한다. 심지어 환자와 직원 간의 사회적 거리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고안된 시설에서도 사람 노동은 도덕적·정서적으로 그 틀을 무색하게 할 수 있다. 고프먼은 말한다. "직원들이 인간 재료로부터 아무리 먼 거리를 유지하려고 해도 인간 재료는 동료 의식의 대상이 될 수 있고 나아가 애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재소자가 사람으로 보일 위험은 늘 존재한다. 그래서 재소자에게 고통이라 느껴질 만한 것이 가해지는 경우, 그에게 공감하는 직원은 고통을 느낀다. " - P73
한편 이 시기에 양형 기준이 강화되면서 플로리다주 교정시설의 수감자 수가 수용 가능 인원을 초과하는 와중에 교도소 인력은 예산 부족으로 감축되었다. 그 결과 여러 교도소에서 교도관의 근무시간이 길어졌으며, 이로 인해 스트레스 수치와 함께 학대 가능성도 높아졌다. - P83
많은 재소자가 어릴 때부터 폭력에 시달렸다. 해리엇은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는 것을, 즉 폭력의 피해자가 폭력의 가해자로 성장하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사실에 충격을 받은 사람은 해리엇만이 아니었다. 2012년 사회학자 브루스 웨스턴 Heaterm의 연구팀은 매사추세츠주 교정시설 수감자 122명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중 절반이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구타당했다고 답변했다. 성폭행을 당한 사람도 많았다. 또한 무질서하고 위험한 동네에 살면서 총기 사고를 목격한 사람도 많았다. "대다수의 폭력범은 처음 범죄를 저지르기 한참 전부터 피해자다." 웨스턴은 이렇게 요약한다. 과거에 피해자였던 수감자가 많다는 것은 그들이 그저 처벌의 대상이 아니라 "자비와 연민의 대상임을 뜻하지만, 교도소에는 그런 정서가 거의 없다"고 웨스턴은 말한다. 인터뷰에 참가한 수감자의 4분의 3이 교도관이나 다른 재소자의 폭력을 목격했다고 답변했던 것이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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