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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꿈은 우연이 아니다 - 뇌가 설계하고 기억이 써내려가는 꿈의 과학
안토니오 자드라.로버트 스틱골드 지음, 장혜인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3년 10월
평점 :
이 책은 '우리는 왜 꿈을 꾸는가'라는 질문에 관하여 심리적, 신경학적으로 밝혀낸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하고 있다. 그동안 들어왔던 꿈에 대한 여러 주장과 함께 이 책이 새롭게 주장하는 넥스트업, 즉 '가능성 이해를 위한 네크워크 탐색 모델'이라는 이론을 통해 꿈은 무엇이며, 어디에서 왔고, 무슨 의미이며 왜 꿈을 꾸는지에 대하여 꽤나 근거 있는 주장을 펼친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꿈에 관한 이야기들과 궁금증들이 이 책 한 권에 모두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은 다양한 관점들을 열린 태도로 소개하고 있어서 편견 없이 읽을 수 있고, 신비롭고 모호하게 여겼던 꿈이라는 경험과 한층 더 가깝게 느끼게 해주고, 매일 반복되는 잠과 꿈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도록 도와준다.
잠은 기억을 강화하기도 하지만 잊게 하기도 한다.
잠은 감정적, 비감정적 기억을 모두 처리한다.
잠은 뇌에서 나중에 도움이 될 만하다고 계산한 기억을
선택적으로 저장하고 발전시킨다.
7장. 우리는 왜 꿈을 꿀까? p137
이 책의 핵심 내용을 간추려 본다. 먼저 '잠의 필요성'이다. 책에 따르면 우리는 깨어있는 동안에는 주변 상황에 집중하고 새로운 정보를 저장하느라 기억을 재생하거나 분석할 수 없다. 뇌는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잠을 통해 낮 동안 받아들인 감정과 기억 정보들을 추출하거나 보존 처리하여 기억을 진화시킨다. 이런 잠의 기능은 꿈의 기능과 자연스레 연결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꿈을 꾸는 이유나 꿈의 기능 등에 대한 확실한 답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책의 명석하고 풍부한 설명들을 읽어내려가다 보면 우리가 궁금해하는 근접한 답을 발견해낼 수 있다.
꿈은 내러티브를 만들고 이 내러티브로 유발된 생각, 감각, 감정을 경험하게 한다.
꿈은 일련의 사건을 상상하고 계획하고 구상하고 탐험할 수 있게 한다.
우리는 문제를 말로 표현하고, 마음속에서 찬찬히 살피는 일련의 단계를 거쳐 문제를 해결한다.
7장. 우리는 왜 꿈을 꿀까? p143
책은 미래를 상상하고 계획하려면 꿈을 꾸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이 꿈의 기능을 설명하기 위해 '넥스트업 모델'을 제안한다. 기억만으로는 할 수 없는 여러 방법을 '이야기'로 만들어 다양한 가능성을 상상하고 탐색하는 과정을 말하는데 보통 때에는 탐색하지 않았던 약한 연관성을 발견하고 강화해 새로운 지식을 추출하는 독특한 수면 의존적 기억 처리 과정이 넥스트업이 말하는 꿈이라는 것이다. 뇌는 잠자는 동안 더 광범위하게 탐색하고, 덜 명확한 연관성을 조사하며 깨어있을 때에는 절대 살펴보지 않을 장소에서 창의적이고 유용한 정보를 찾아낸다. 한마디로 넥스트업에 따르면 꿈은 우리가 가능성을 이해하기 위해 네트워크 연결을 탐색할 수 있게 해주어 세상을 열린 태도로 통찰하게 하는 역할을 해내는 것이다.
이 밖에도 책은 꿈의 메커니즘이나 기능을 명석하고 위트 있게 소개하여 꿈의 유용성에 주목하게 한다. 물론 이 책은 꿈의 기능이 '문제 해결과 창의성'이라고 단정 짓지는 않는다. 하지만 책을 통해 수면이 얼마나 중요하지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고, 매일 펼쳐지는 꿈 이야기가 단순히 상상 속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현실의 경험과 근심과 연관성이 있을 수 있으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매력적인 실험 과정이라고 꿈에 대한 본질과 기능에 대하여 나름의 정리를 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꿈꾸는 뇌에 대하여 많은 지식과 이해를 얻고 싶다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시길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