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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무녀의 수호자 1
토모후지 유 지음, 고나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22년 11월
평점 :
품절
이번에 소개할 만화책은 완결편 15권까지 정식 출간되며 인기를 모았던 <제물공주와 짐승의 왕> 작가 토모후지 유의 신작, <성무녀의 수호자> 1권이다. 전작에서는 마족의 왕과 제물 소녀의 판타지 로맨스를 그렸다면, 이번 작에서는 세상을 구원한 성무녀와 그녀를 지키는 수호자의 '주종 판타지'를 그린다고 한다. 이렇게만 들어서는 어떤 내용일지 잘 짐작이 가질 않는데, 전작으로 실력을 입증한 작가의 신작이니만큼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먼 옛날, 사람들이 '흑룡'의 유혹으로 온갖 부정에 지배당했다.
그때 나타난 한 무녀는 '백룡'을 내려보내 인간을 구원하고
백룡은 '용신(아스탈)', 무녀는 용신의 사자 '성무녀(시아리즈)'가 된다.

그리고 여기, 성무녀의 환생이라고 불리는 '기적의 소녀'가 있다. 그녀는 수도원에서 나갈 수 없고, 16살 생일 전에 자신의 반쪽 날개가 될 '수호자'를 선택하게 되어 있다. 수호자는 성무녀에게 유일하게 접촉할 수 있는 특별한 파트너라고 하는데, 그런 자리인 만큼 수호자 후보가 되는 것도 정말 어려워 보였다.

이 남자아이는 사비. 어릴 때 부모님이 마을에서 추방당하고 혼자 떠돌이 생활을 한다. 부모 때문에 자신도 '이단자'라고 불리는 사비는 수도원 음식을 훔쳐먹거나 하며 살아가지만, 언젠가 부모님이 돌아온다면 자신을 바로 찾아낼 수 있게 마을을 떠나지 않고 살아간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수도원에 몰래 들어온 사비는 우연히 기적의 소녀 '아리스'를 만난다. 그녀는 당황하기는커녕 사비를 한 번 만나보고 싶었다고 말하는데, 밖으로 한 번도 나가보지 못했다는 아리스의 말을 들은 사비는 그녀의 손을 잡고 높은 산으로 올라간다. 처음 보는 광경에 놀라워하면서 사비의 사정을 알게 된 아리스는 그의 소원이 이뤄지길 용신에게 기도드린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를 찾기 위해 달려온 사람들에게 그 광경을 들키고, 사비는 종적을 감춘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 아리스의 16번째 생일이 찾아왔다. 수호자로 정해진 것은 마을 최고의 유력자 노르만 후작의 자제 이루마. 하지만 아리스는 아직까지 사비를 잊지 못하는 듯했고, 수도원을 나온 순간 그와 눈이 마주친 뒤 그가 있을만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런데 이루마의 상태가 이상했다. 갑자기 본심을 숨기지 못하는가 싶더니, 사비에 대해 좋게 말하는 그녀에게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한다.

그때, 어디선가 사비가 나타나 이루마를 막아선다. 자신을 구해 준 그에게 아리스는 자신의 속마음 즉, 자신의 수호자는 사비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하는데, 그 순간 알 수 없는 검은 기운에 둘러싸인 이루마가 다시 나타나 그들을 공격한다. 사비는 또다시 그녀를 지키려 하지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그것에 주춤하는 순간 아리스에게 공격이 적중, 그녀는 힘없이 쓰러지고 만다.


그렇게 아리스는 죽었다. 분명 죽었다. 사비는 지키지 못한 그녀를 끌어안고 목놓아 운다. 그때, 아리스가 눈을 뜬다. 하지만 눈빛, 말투는 전혀 아리스의 그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과 파장이 잘 맞는다며, 자신을 받아들여 보라며 사비의 가슴에 입을 갖다 댄다. 그러자 그곳에 어떤 문양이 생기고, 그녀는 말한다.

"이제 너는 '성무녀의 수호자', 나의 개다."

이렇게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아리스와 관계 맺어진 사비는 '성무녀의 수호자'로서 여행을 시작한다. 이루마가 검은 기운에 둘러싸인 것처럼 다시 세상은 흑룡의 검은 기운으로 물들고 있었고, 깨어난 성무녀는 흑룡을 쓰러트리려 한다. 물론 앞서 말투와 눈빛이 달라진 것에서 알 수 있듯 그녀는 아리스가 아니다. 그것을 알게 된 사비는 그녀의 여정에 함께하지 않으려 하지만, 그녀는 '아리스의 혼'이 흑룡에게 있을 것이라며, 자신을 도와 흑룡을 물리치는 걸 돕는다면 아리스의 혼을 되찾아 몸을 돌려주겠다고 제안한다. 그렇게 흑룡을 쓰러트리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다.

군말 : 어떻게 보면 엄청 특별한 내용은 아니다. 큰 틀에서 보면 세상을 악에 물들게 하려는 마왕과 그를 쓰러트리려는 용사의 이야기니까. 하지만 흔히 성녀, 무녀의 모습으로 상상되지 않는 성무녀의 과격한 모습과 그녀와 수호자가 '주종 관계'인 것이 포인트를 주는데, 특히 '나의 개'라는 직접적인 말이라던가 정말 개를 다루는 듯한 그녀의 모습을 보면 이 컨셉에 제법 힘을 줬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한 후반부에 등장하는 흑룡의 모습이 일반적인 악당이 아닌 성무녀를 '집착할 정도로 사랑하는' 모습인 것도 특이했고, 아리스(진짜 아리스)와 사비의 관계가 아닌, 아리스 몸에 깃든 성무녀 '시아'와 사비의 관계에도 새로운 감정이 싹트는 것 같아 앞으로의 전개가 어떻게 될지 더 궁금해졌다.
* 본 도서는 학산문화사로부터 제공받아 솔직하고 객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