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의 전기관 1
이쿠노 타지마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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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만화책은 이쿠노 타지마 작가의 <빅토리아의 전기관> 1권이다.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이 만화는 'SNS에서 대반향을 일으켰던 『사형수가 의학 박사에게 거둬져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가 가필 => 수정 작업을 거쳐 새롭게 탄생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그 말을 듣고 보니 표지에 그려진 남주의 머리에 박혀 있는 못이 눈에 띈다. 머리에 못이 박힌 남자와 인형 같은 소녀. 과연 둘은 어떤 관계이며, 생소한 단어인 '전기관'은 또 무엇인지,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다.






"태어나서 대실패, 살아와서 대반성."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건 1920년대 뉴욕. 수많은 사람을 살해한 사형수 데이빗 더글라스는 사형 집행을 눈앞에 뒀음에도 자신의 죽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듯했다. 그런데 집행 전, 교도관이 사형 후 그의 시신을 인체 실험에 쓰고 싶다는 요청이 왔다며 그의 동의를 구한다. 흔쾌히 동의한 그에게 한 소녀가 다가오는데, 데이빗은 그녀를 보고 '날 마중 나온 천사인 줄 알았다'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사형이 집행되고 그는 죽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데이빗은 침대 위에서 눈을 뜬다. 그에게 집행 전 다가왔던 소녀가 나타난다. 소녀는 자신을 13세 의학 박사 빅토리아 프랑켄슈타인이라고 소개하며 말한다. 자신의 실험은 시체의 통전을 통한 인공적인 신경회로의 간섭, 즉 망자 소생이라고. 죽음이란 건 정전과 같은 일이니 뇌에 전극을 꽂아 시체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뜻이었다. 그 말을 들은 데이빗은 거울을 확인한다. 자신의 모습은 일반적인 인간이 아니었다. 전기로 움직이는 시체 인형, 전기관(棺)이었다.







빅토리아는 전기관 1호 데이빗을 세간에 발표하면서(전생의 이름은 밝히지 않고 아인스로 부른다) 엄청난 비판을 받는다. 실험 과정에서부터 윤리적이지 못했고 사형수를 되살려 쓸만한 인간으로 갱생시킨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가 많았다. 하지만 빅토리아는 자신의 연구에 확신이 있는 듯했고, 전기관으로 많은 이들을 구해서 자신 기술의 훌륭함을 증명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발표를 들은 아인스는 적잖이 당황하지만, 생전 동의를 했던 만큼 그녀의 뜻대로 사람들을 돕는다. 일종의 부작용으로, 전기관은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르게 뇌를 100% 이용하기 때문에 엄청난 괴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 힘을 사용해 여러 사람을 도운 그는 점점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감사 인사를 받고, 자신도 살아갈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어느 날 둘 앞에 이전부터 빅토리아의 연구를 비판하던 유명한 종교 사상가 월튼이 나타난다. 그는 듣기 싫은 말로 계속해서 둘을 자극하고, 아인스는 화가 나서 그를 때리게 된다. 하지만 그것 또한 월튼이 의도한 것. 그는 자신의 부하에게 그 장면의 사진을 찍도록 하고 사진을 신문사에 팔 것이라고 말한다.



그 사건 이후 아인스는 회의감에 빠진다. 다시 부여받은 생명, 새롭게 생긴 힘으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나 싶었지만 결국 자신은 이런 식으로 힘을 써버리게 된다며. 자신과 함께 있으면 연구를 인정받긴커녕 더 비난받을 것 같은 빅토리아를 위해 떠나기로 결정한 아인스.



그렇게 빅토리아를 떠난 아인스는 이제부터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근처에서 큰 사고가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는다. 사람들의 대화를 통해 사고에 빅토리아가 휘말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사고 현장으로 뛰어간다.


그 현장에서, 아인스는 우연히 월튼과 빅토리아의 대화를 듣는다. 그 속에서 그녀가 자신과 비슷한 죄의식을 갖고, 그녀 자신과 그를 겹쳐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아인스는 다시금 자신이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 그녀를 도와주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구조에 나선다. 이 사건으로 그는 '빅토리아의 전기관'이라는 영웅이 된다.









제법 많은 내용을 다룬 듯하지만 이것이 1화까지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고, 책은 4화까지와 번외편·4컷 만화까지 수록하고 있으니 안심하고 책 전체를 즐기기 바란다. 책 후반부에는 빅토리아의 라이벌 헨리와 그기 만든 기계 윌리가 등장하면서 긴장감을 높이고 아인스의 마음을 또다시 뒤흔드는 사건이 발생한다...

군말 : 만화는 전반적으로 괜찮았다. 그림체도 내 취향에, 사고에서 구해진 이후 개그캐가 되어버린 월튼을 중심으로 적당한 텐션을 유지하는 것도 좋았다. 망자 소생, 범죄자의 갱생 등의 윤리적으로 고민해봄직한 문제를 던져주고 아인스와 빅토리아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죄의식으로 갈등하는 부분도 좋았다. 물론 나는 아무리 더 많은 사람을 도와줄 수 있다고 해도 이미 많은 사람을 불행하게 만든 사람에겐 갱생의 자격도 주어져선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빅토리아와 아인스(특히 아인스)의 과거 이야기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사정이 있었을지 더 지켜보고 싶어졌다.


* 본 도서는 학산문화사로부터 제공받아 솔직하고 객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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