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서는 천편일률적인 규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성인은 모든 일에는 때와 장소가 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성인이 말하는 질서는 인간의 성장과 성숙 과정을 고려하는 질서인 것이다. 그와 같은 질서가 미진하면 사람들은 내면의 경청을 먼저 발전시키기보다는 분주한 일상생활의 요구들에함몰되고 만다. 캐나다의 가톨릭 철학자 장 바니에Jean Vanier는 이런 분주함을 "들뜬 활동"이라고 불렀다."
지성은 우리 감정이 지닌 복잡성을 자세히 살피도록도와준다. 폭풍과도 같은 힘이 내 삶을 뒤흔들더라도,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있는 하느님의 뜻을 드러내는 견고한평화를 여전히 느낄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루의 끝에 깊은 감사와 평안을 누리면서 기도할 때 우리가 하느님의 뜻 안에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지나간 모든 것에 감사드리며, 다가올 모든 것을 받아들이겠나이다!"
그러므로 의탁은 전적으로 하느님께 매달리게 하는은총으로 가득 찬 선택이다. 또한 의탁은 하느님의 한결같은 사랑에 신뢰를 두는 일이며, 내려놓은 그대로의 가난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하시는하느님이 되고자 갈망하신다. 바로 이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의미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과연 우리는 무엇을 갈망하는가?
오직 마음이 깨끗한 이들만이 ‘하느님을 바라보게 되는데, 마음이 순수한 이들이야말로 하느님을 삶의 중심으로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다. 마음의 깨끗함은 단순히초탈함이나 자기 비움이 아니다. 마음이 깨끗해지려면내재된 성령의 힘을 통해 삼위일체와 하나 됨이라는 참되고 가장 완전한 선에 대해 전적으로 의탁해야 한다.
여야기도에서 순종으로, 순종에서 자유로 이르는 과정이생명의 길이다. 하느님의 뜻을 추구하는 일은 생명을 추구하고, 인간이 되는 것이다. 리옹의 이레네오 성인은 하느님의 영광은 온전히 살아 있는 인간이라고 밝혔다. 하느님의 영광, 이것이 우리가 창조된 목적이며, 그 이상도그 이하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