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통제할 수 없지만 인생은 설계할 수 있다 - 내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기술
비탈리 카스넬슨 지음, 함희영 옮김 / 필름(Feelm)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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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굉장히 무거운 내용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술술 쉽게 읽힐 줄은 몰랐다.

도대체 왜 제목을 이렇게 통제 불가와 설계로 반전되게 설정했을까 생각했다. 읽다 보니 많은 부분에서 이런 반전을 이용하는 것을 발견했다. 예를 들면 외부 상황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니(내 손을 떠난 것이니), 스트레스받지 말고 그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그 시간을 행복하게 사용하라는 것이다.

사실 지금 내 상황에서 가장 듣고 싶은 이야기였기 때문에 가장 잘 와닿았고 기억에 남는 부분인 것 같다. 몇 개월간 공들여 준비한 모든 것들이 이제 내 손을 떠났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을 너무 잘 알지만 괜한 불안이 닥쳐와 지독하게 예민한 요즘이다.

물론, 이론상으로는 어렵지 않게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감정의 동물은 그 논리를 감정으로 이겨버리는 성향이 있다. 나는 스스로 T 인간이라 칭하는 사람이지만, 이렇게 공들인 프로젝트에는 감정이 실리게 마련이다.

저자 역시 냉철한 투자자이지만 스스로도 감정의 인간임을 인정한다. 그렇기에 본인의 당시를 돌아보며 차분히 이야기한다. 지금의 나라면 그렇게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마음을 쏟지 않고 차라리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갖겠노라며.

언뜻 읽다 보면 그러니까 결국 스트레스받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바와 같이 또 명상, 운동을 하고 루틴을 지키라는 이야기냐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야기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그의 베스트셀러를 통해 전달했다.)

하지만 저자는 강요하지 않고 정말 가볍게 본인의 이야기를 한다. 클래식 음악을 듣는다고. 그냥 들으라고 하지 않는다. 본인이 좋아하는 방식이니 본인은 클래식을 듣지만 다른 사람은 그가 좋아하는 록 음악을 들어도 무방하다고.

사람들은 생긴 것만큼이나 행동 방식, 생각, 취향이 모두 다르다. 본인이 성공한 방식을 무조건 따르라는 강요가 아닌, 나는 이게 편했으니 나만의 방식을 찾으라는 다정한 화법으로 전달하기에 다른 자기계발서에 비해 거부감이 덜했다.

본인의 과거 이야기부터 현재까지의 에세이처럼 시작해 갑자기 스토아학파 이야기, 창조적인 글쓰기와 클래식 음악으로 이어지며 기승전결도 잘 모르겠고, 여러 책으로 나누어 써야 할 챕터들을 무작정 엮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결국 저자는 완벽하지 않은 인간의 방식으로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들이 만들어낸 완벽한 방식이 아닌 형식을 파괴한 책을 써내며 클래식 음악에 있어 획기적이었던 음악가들 역시 모두가 옳다고 따르는 방식을 파괴하며 당대에는 인정받지 못했지만 결국 현재에는 최고로 칭송받는다 말하며 어느 정도 합리화도 하고 있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았기에 오히려 술술 잘 읽히고 재미있었다. 10년 전 북한산 등산을 갔을 때가 생각난다. 길 안내를 해주신 어르신께서는 흙을 밟는 산길로 갔다가, 돌 위를 기어가야 하는 길로, 계단 길로, 돌 사이를 통과해야 하는 길 등의 여러 길로 우리를 안내하셨다. 너무 힘들다고 하니 해주셨던 말씀은 “그렇다고 계단만 타고 올라가는 산은 재미가 없다. 다양한 길을 통해 올라가야 산을 오르는 재미가 있다”였다.

세상은 옳다 만들어진 이론과 그 이론을 무너뜨리는 다른 이론으로 발전해 왔다. 지금 내가 기다리고 있는 그 결과 역시 기존의 방식에 도전하는 것이기에 불안하고 무거운 마음이다. 하지만 이 기간을 이 책과 함께 시작했기에 그 스트레스를 조금은 덜어내고 온전한 상태로 지낼 수 있는 것 같다.

항상 기꺼이 만족해 서평을 쓸 수 있는 도서를 추천해 주는 필름출판사에 감사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이번 역시 딱 필요한 책을 적당한 시기에 읽을 수 있어 마음의 불편을 덜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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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보고서 - 내 안의 잠재력을 깨우는 천재들의 비밀코드
스콧 배리 카우프만.캐롤린 그레고어 지음, 안종희 옮김 / 필름(Feelm)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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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보니 정말 관심이 가는 책이었다. 그리고 읽다보니 이미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떻게 해야 천재가 되는지 우리는 모두 안다. 그런데 다들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목적과 수단이 바뀌어버린 채로 천재 만들기에 몰입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아이들이 천재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아닐까.

고등학교 시절 데뷔한 “이소은”이라는 가수가있다. 어릴 적부터 그녀를 보며 천재라고 생각했다.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며 그녀 뿐만 아니라 그녀의 언니도 천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매를 천재로 키운 것은 사교육이 아니었다. 끊임 없이 대화 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하는 가정의 분위기였다.

하게끔 하는게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하는, 그게 바로 천재로 만드는 방법이다. 그런데 그걸 그렇게 두기가 참 힘들다. 학교 생활을 하려면, 사회 생활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한다는 규칙 같은 것이 있는데, 그건 그 누가 정해준 것은 아니지만 다같이 그것이 맞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게 정답인지는 모르지만 모두가 그렇게 하니까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그런데 그건 천재로 만드는 방법과 전혀 다르다.

“~카더라”가 지배한 세상에서 그 카더라에 맞게 살다보니 다같이 그러카더라 하는 평범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닐까.

천재 보고서에 실린 천재들에 대한 이야기는 카더라와는 멀었다. 무언가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거기에 빠져 그것만 하던 사람들이다. 남들이 뭐라 해도 그러든말든 그냥 하는 사람들이다. 더 대단한것은 그들의 부모들이다. 보통 부모들은 자식이 한가지에 빠져 그것만 하면 불안하다. 학교 생활도 해야하고, 공부도 해야하고, 숙제도 해야하는데 음악에 빠져있거나, 게임에 빠져있거나, 춤에 빠져있거나, 노래에 빠져있거나, 한 과목에만 빠져있거나 한다면 참지 못한다.

그러면서 모든 걸 다 잘하기를 바란다. 모두 80점이 아니라 100점을 원한다. 모두 100점이 과연 천재일까? 천재보고서에 등장한 천재들은 한가지에 100점이었고 그걸 계속 파고 또 팠다. 그래서 천재라 불리었다. 장애를 가진 사람도 있었고, 엄청난 시련을 겪은 사람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서 끝장까지 본 사람들이 바로 천재라 불리게 되었다.

마흔이 넘어서야 여러 자기 계발서를 읽은 후 느끼는 감정들도 똑같다. 끝까지 가야 한다. 인간은 모든 걸 잘 할 수 없다. 그러니까 내가 나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한 가지가 있어야 한다. 천재들은 그걸 일찍 깨달은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걸 간섭하지 않고 그대로 하게 둔 부모들이 가장 용기있고 위대한 사람이라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함께 일하는 한 직원이 생각났다. 이름을 대면 알만한 대학을 나왔으나, 남들처럼 대기업을 지원하지 않았고, 졸업 후 바로 창업을 했다.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그 기간 동안 배운 것들이 많아 만족한다고 했다. 지금 함께하고 있는 스타트업에서도 그가 맡은 분야에서는 전문가로 통한다. 지금 부족한 것은 나이일 뿐, 나이 있는 사람들에게 모든걸 예의바르고 겸손한 자세로 쏙쏙 빼앗아 가고 있다. 가끔씩 천재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해도 빠르고 똑똑하며 설득도 기가막히게 잘한다.

부모님이 궁금해져서 물으니 아버지께서 여기저기 관심이 많고 호기심이 많으셔서 그런 아버지 밑에서 어릴 적부터 어깨 너머로 이것저것 배워왔다고 한다. 아버지의 직업은 “의사”라고 했다. 보통 그런 직업을 가진 부모 밑에서는 보수적으로 사회적 통념을 따르는 자식을 키울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아버지야말로 대단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뭐든 하게 두는 것, 하고 싶은걸 하게 두는 것, 그것이 똘똘한 아이를 키워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로 과외를 하며 다양한 아이들을 만났다. 안타깝게도 내가 가르친 아이들 중에 천재라고 할 만한 아이들은 없었다. 천재였다면 과외가 필요없었을테니까. 그 중 가장 기억나는 아이는 공부를 너무 못했던 아이다. 중학교 1학년 중간 고사 평균 점수가 50점 이하였다. 아이 어머니는 아이 이름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면서 개명까지 했다. 하지만 나는 이 아이는 천재가 아닐까 생각했다. 중학교 1학년생인데 차에 관심이 정말 많아서 자동차 잡지를 여러권 읽었고, 차량의 이름, 종류, 엔진의 특성까지도 모두 설명할 수 있었다. 게다가 어떻게 운전을 해야하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아직 어려서 면허를 따지 못했을 뿐 혼자 독학을 했다. 그런데 그 아이의 부모는 성적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아이의 관심 분야를 철저히 배척했고, 이런 것들을 좋아해서 공장밖에 더 가겠냐며 항상 걱정을 하셨다. 아이가 차를 좋아하니 영어로 된 차 관련된 잡지를 한 번 사줘보시는 것은 어떻겠냐고 의견을 드렸다. 역시나 아이는 그 잡지를 끼고 살았고 그 덕분인지는 전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영어 성적은 30점대에서 50점 이상으로 올랐다. (잘 찍었을 수도 있다.) 부모님이 가진 생각과 아이의 반항 속에서 탁구공이 된 기분이 들어 스스로 관뒀지만, 궁금하다. 지금 그 아이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나 역시도 용기 없는 부모라 카더라 속에서 아이의 교육을 맡기고 있다. 아직까지는 그림을 그리고 만들기 하는게 좋다라는 의견말고는 다른 큰 주장이 없어 미술학원 외에는 내가 원한 교육대로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푹 빠져 하고 싶은게 있다고 이야기하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다짐한다. 그때가 되면 함께 깊은 대화를 해야지,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줘야지!

* 필름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서평을 남깁니다. 역시 믿고 보는 필름출판사^^ 이번 책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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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카페, 카에데안
유리 준 지음, 윤은혜 옮김 / 필름(Feelm)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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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하다보니 올해들어 읽은 책들은 계속해서 죽음이 관련되어있다. 죽을 날을 정해 놓고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두 권이나 읽었는데 이번엔 반려동물과의 이별이다. 첫 에피소드부터 눈물샘을 자극해서 이거 이러다 어쩌지 했는데 에피소드가 모여 더 큰 이야기로 만들어져 큰 울림을 주었다.

마음 먹고 읽으면 하루면 다 읽을 수 있는, 아니 오히려 마음 먹고 하루만에 읽기를 바라는 몰입감이 충분한 소설이다. 얇지 않은 두께지만 그만큼 술술 잘 읽힌다. 일본 소설이긴 하지만 현재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와 비슷한 주제들이 다루어지고 있기에 전혀 이질감 없이 나와 내 주변의 이야기처럼 읽을 수 있었다.

기적의 카페라 하였는데 표지는 왜 저런 디자인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서 결말을 향해가며 궁금증이 풀렸다. 읽는 중 책을 덮고 다시 표지를 다시 보니 머릿속에 펼쳐지는 그림과 같아서 더욱 감동적이었다.

반려동물과의 에피소드가 주제가 되었지만 이 소설은 결국 사람의 이야기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며 갖는 감정, 추억, 사랑 모두 결국은 사람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에피소드 몇가지 감동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체를 읽고 느껴야 한다. 반려동물을 주제로 한, 한 사람의 성장 스토리이기도 하다.

우리 친정에서도 2년 반 전 부터 강아지를 기르고 있다. 그 귀여운 녀석의 존재로 아빠의 빈 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지지 않았고, 때로는 행복을 안겨주고 함께 웃으며 진정한 가족이 되었다. 워낙 눈치도 빠르고 영악한 녀석이라 언젠가는 엄마가 “얘 조금 있으면 말도 할거 같아”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 그리고 이제는 그 녀석의 행동과 내는 소리를 통해 같이 대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카페에서 주인공과 하는 대화를 읽으며 그 녀석이 자꾸 떠올랐고, 그래서 더욱 눈물샘이 자극되었다.

사람들은 참 솔직하지 못하다. 상대방의 기분을 해칠까봐, 나의 주장을 강하게 펼치면 내가 모두 책임져야 할까봐, 또는 미움받을까봐.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말”이라는 커뮤니케이션에 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평생 말하고 살면서 정말 중요한 말은 잘 하지 못한다. 하지만 오히려 동물들은 말로 인해 오해를 하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이 대화하려 하고 더 많이 표현해준다. 그래서 말의 “교환”이 더 많아진 요즘 세상에 더욱 반려동물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카에데안을 찾은 손님들은 오히려 반려동물을 통해 나와 평생 함께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접하게 되고 여러가지 감정에 휩싸인다. “있을 때 잘해”란 말이 있지 않는가. 부족한 커뮤니케이션 스킬 때문에 그르치고마는 관계들이 수도 없이 많다. 그것을 반려동물을 통해 전달하라는 것이 아니다. 소중한 관계는 “있을 때 잘해”야 한다.

필름출판사를 통해 또 좋은 책을 제공받아 글을 쓰게 되었다. 정말 감동적인 이야기들, 공감이 되는 이야기들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읽고 마음을 정화할 수 있으면 좋겠다. 출근 길, 이상하게 얽혀버린 업무들의 원인이 뭔지 생각해보며 화가 나는 부분도 있지만 이 모든 건 커뮤니케이션의 미숙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며 정면으로 부딪혀보자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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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을 이기는 작은 가게 성공 법칙
임상진 지음 / 필름(Feelm)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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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술을 굉장히 즐기는 편은 아니기 때문에 “생활맥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맥주 맛도 강하면 더 잘 못마시기 때문에 잘 알려진 가정용 맥주들 중 내 입맛에 맞는 한두가지 정도만 마시는 편이라 수제맥주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편이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고 난 후 한 번은 가서 대표의 마인드를 느껴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말았다.

이 책은 프랜차이즈를 성공적으로 설계하고 결과를 낸, 그리고 혹은 지금까지도 현재 진행형인 대표의 이야기이다. 보통 성공스토리라 하면 나는 이렇게 잘났고 저렇게 잘났다를 쓸텐데 이 책은 오히려 마음가짐과 사업 전개 방식에 대한 이야기이며 상당히 겸손한 톤으로 진행되어 읽기 부담스럽지 않았다.

거의 1년의 공백기를 가지며 사업을 할까 글을 쓸까 등등 여러가지를 고민한 올해 상반기였다. 나 스스로를 진단한 결과 아직 강하게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없고, 그렇다보니 그만한 배포도 없고, 그릇도 없다고 생각이 들어 다시 취업을 선택했다. 다시 스타트업에 도전하며 늘 그러했듯 내 사업처럼 일하기를 3개월, 작은 성과도 보이고 이제 슬슬 헤쳐나아갈 해답이 보이는 시점이라 생각했는데, 또 커다란 벽에 부딪혀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

마침 이 책을 만나,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며 큰 위안을 받고 있다.

여러 회사를 경험했지만 한 회사에서 배웠던 가치가 생각난다. 커뮤니케이션, 타이밍, 경제성. 이 세 가지만 기억해도 일은 어렵지 않게 진행된다고 했다. 타이밍과 경제성은 충분한 예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은 사람과의 관계이기 때문에 예측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타이밍과 경제성에 큰 투자를 하여 전문가를 영입하고 키운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즉 영업이나 소통과 관계된 인력들은 전문가보다 말단에 속하는 직원들에게 넘겨버린다. 그런 기업들은 결국 곪아터져 한 번에 무너져버리고 만다.

이 책에서 설명한 좋은 예가 직영점은 키우지 않고 가맹점만으로 덩치를 키우는 기업들이다. 직접 소비자와의 접점에서 배우고 느껴 경영에 반영해야하는 대표가 뒷짐지고 있는 장면을 우리는 얼마나 많이 보았던가.

결국, 사업은 정성이고, 관계이고, 소통이다. 그것이 중심이 되어야 그 다음이 있고 또 그 다음이 있다. 기본을 제대로 챙기지 않으면서 다음을 노린다면 한 번에 무너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수많은 의견과 쟁점으로 생각이 많은 시점에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끔 해준 이 책과 책을 제공해준 필름 출판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필름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솔직하게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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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설계자 - 테일러 스위프트의 비즈니스 레슨
크리스토퍼 마이클 우드 지음, 플랫폼 9와 3/4 옮김 / 파이퍼프레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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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으로 제공받는 책들도 있고, 욕심으로 이미 사놓고 못 읽은 책들도 책장 한 칸을 가득 채우고 있어서 내가 먼저 읽고 싶다 신청하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은 표지를 보자마자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홀린 듯 신청하게 되었다.

나의 10대를 가득 채웠던 음악들은 서태지와 아이들도 아니었고, H.O.T.도 아니었다. 빌보드 싱글 차트를 채웠던 90년대 후반의 미국 팝, 컨트리, R&B, 그리고 그 시절 유행한 메인스트림 락 차트의 음악이었다. 깊지도 얕지도 않은 적당한 정도의 음악팬이었으나, 당시엔 인터넷도 발달하지 않았고, 유튜브도 없었기에 국내 10대들에게는 그다지 유명하지 않고 인기가 있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항상 혼자였다. 10대의 질풍노도의 시기 예민함의 끝에 외로움까지 더해 미국 팝 음악은 나의 둘도 없는 절친이 되었다. 그 끄트머리 시기에 나타난 테일러 스위프트였기에 나는 그녀를 컨트리 스타로만 알고 있었고, 한참이 지나 알게 된 “We Are Never Ever Getting Back Together”를 통해 팝 스타로 변신한 그녀를 알게 되었고, 결혼, 임신, 출산, 육아로 그녀를 더 알게 될 기회를 잃고 말았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그녀의 음악 여정과 성공에 대해 꼭 알고 싶었고, 그 발자취를 따라잡고 싶었다.

한때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몸을 담은 적이 있다. 그리고 신사업과 스타트업을 경험했다. 그 경력은 여전히 직간접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미국 팝 음악을 좋아했던 과거와 그를 통해 겉핥기 식으로 알고 있는 그 세계의 비즈니스에 대한 얕은 지식으로 인해 이 책은 읽는 내내 재미를 넘어선 굉장의 몰입의 시간을 제공했다.

가장 트렌디하다고 보이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내부는 사실 가장 보수적이다. 고객 접점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보니 사건사고가 많고, 수습해야 하는 일들이 너무 많다. 사람이 많은 곳에는 사고를 피하기 위한 규칙이 많아지다 보니 내부가 보수적으로 흘러가야 하는 것은 필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트렌디하게 보여지는 아티스트들은 굉장히 프로다운 자세를 가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항상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그렇기에 팬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팬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다 들어줄 수 없는 현실이다. 그것을 누가 깨는가, 모두 지켜보고 있을 뿐이고, 누군가 그것을 부셔내고 새로운 현상을 성공적으로 만들었을 때 우르르 따라 할 수밖에 없는 것 역시 현실이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그 선두에 있었다. 그녀의 행동들은 모두 새롭고 도전적이었다. 음악과 팬, 두 가지 본질에 가깝게 행동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이 책은 그녀의 성공 방정식에 기업의 성공을 맞추고 있다. 사실 기업도 동일하다. 안전한 성장을 바라기에 누군가 터뜨리기 바라고 바로 차용하여 따라 하고 베낀다. 그러면서 가장 트렌디한 방식으로 성공했다 말한다. 하지만 진짜 성공은 그녀와 같이 본질에 대한 선택과 집중에서 나온다. 내가 앞으로 해나가야 하는 비즈니스는 과연 어느 쪽에 가까울까. 본질의 힘을 믿고 나아가는 것인가, 시장조사라는 명목으로 남들이 이미 이룬 것을 답습하며 그것을 성공의 지름길이라 믿는 것일까.

이제 아티스트도 그레이드를 나눈다. 1군부터 시작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4-5군쯤 되는 아이돌들까지. 이들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1군이라 부르는 아티스트들의 기획은 확연하게 다르다.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남들이 하지 않았던 것을 하려고 노력한다. 사람들의 뭇매를 맞더라도. 2군부터 그 아래를 차지한 이들을 살펴보자. 새로운 시도가 과연 있는가.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기업의 경영 상태는 아무래도 대중적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알기 어렵다. 하지만 내가 속한 기업은 어떤지 살펴보면 스스로 1군인지 5군인지 체감할 수 있다.

세상은 항상 그래왔다. 리스크를 안고 철저하게 도전하는 자에게 성공을, 안전한 방식을 원하는 자에게 1등의 자리를 절대 주지 않았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여정을 통해 읽기 쉽게 정리했을 뿐, 세상은 항상 같은 방식으로 보답한다.

자, 이제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파이퍼프레스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느낀 점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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