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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설계자 - 테일러 스위프트의 비즈니스 레슨
크리스토퍼 마이클 우드 지음, 플랫폼 9와 3/4 옮김 / 파이퍼프레스 / 2024년 11월
평점 :
서평으로 제공받는 책들도 있고, 욕심으로 이미 사놓고 못 읽은 책들도 책장 한 칸을 가득 채우고 있어서 내가 먼저 읽고 싶다 신청하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은 표지를 보자마자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홀린 듯 신청하게 되었다.
나의 10대를 가득 채웠던 음악들은 서태지와 아이들도 아니었고, H.O.T.도 아니었다. 빌보드 싱글 차트를 채웠던 90년대 후반의 미국 팝, 컨트리, R&B, 그리고 그 시절 유행한 메인스트림 락 차트의 음악이었다. 깊지도 얕지도 않은 적당한 정도의 음악팬이었으나, 당시엔 인터넷도 발달하지 않았고, 유튜브도 없었기에 국내 10대들에게는 그다지 유명하지 않고 인기가 있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항상 혼자였다. 10대의 질풍노도의 시기 예민함의 끝에 외로움까지 더해 미국 팝 음악은 나의 둘도 없는 절친이 되었다. 그 끄트머리 시기에 나타난 테일러 스위프트였기에 나는 그녀를 컨트리 스타로만 알고 있었고, 한참이 지나 알게 된 “We Are Never Ever Getting Back Together”를 통해 팝 스타로 변신한 그녀를 알게 되었고, 결혼, 임신, 출산, 육아로 그녀를 더 알게 될 기회를 잃고 말았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그녀의 음악 여정과 성공에 대해 꼭 알고 싶었고, 그 발자취를 따라잡고 싶었다.
한때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몸을 담은 적이 있다. 그리고 신사업과 스타트업을 경험했다. 그 경력은 여전히 직간접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미국 팝 음악을 좋아했던 과거와 그를 통해 겉핥기 식으로 알고 있는 그 세계의 비즈니스에 대한 얕은 지식으로 인해 이 책은 읽는 내내 재미를 넘어선 굉장의 몰입의 시간을 제공했다.
가장 트렌디하다고 보이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내부는 사실 가장 보수적이다. 고객 접점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보니 사건사고가 많고, 수습해야 하는 일들이 너무 많다. 사람이 많은 곳에는 사고를 피하기 위한 규칙이 많아지다 보니 내부가 보수적으로 흘러가야 하는 것은 필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트렌디하게 보여지는 아티스트들은 굉장히 프로다운 자세를 가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항상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그렇기에 팬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팬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다 들어줄 수 없는 현실이다. 그것을 누가 깨는가, 모두 지켜보고 있을 뿐이고, 누군가 그것을 부셔내고 새로운 현상을 성공적으로 만들었을 때 우르르 따라 할 수밖에 없는 것 역시 현실이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그 선두에 있었다. 그녀의 행동들은 모두 새롭고 도전적이었다. 음악과 팬, 두 가지 본질에 가깝게 행동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이 책은 그녀의 성공 방정식에 기업의 성공을 맞추고 있다. 사실 기업도 동일하다. 안전한 성장을 바라기에 누군가 터뜨리기 바라고 바로 차용하여 따라 하고 베낀다. 그러면서 가장 트렌디한 방식으로 성공했다 말한다. 하지만 진짜 성공은 그녀와 같이 본질에 대한 선택과 집중에서 나온다. 내가 앞으로 해나가야 하는 비즈니스는 과연 어느 쪽에 가까울까. 본질의 힘을 믿고 나아가는 것인가, 시장조사라는 명목으로 남들이 이미 이룬 것을 답습하며 그것을 성공의 지름길이라 믿는 것일까.
이제 아티스트도 그레이드를 나눈다. 1군부터 시작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4-5군쯤 되는 아이돌들까지. 이들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1군이라 부르는 아티스트들의 기획은 확연하게 다르다.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남들이 하지 않았던 것을 하려고 노력한다. 사람들의 뭇매를 맞더라도. 2군부터 그 아래를 차지한 이들을 살펴보자. 새로운 시도가 과연 있는가.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기업의 경영 상태는 아무래도 대중적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알기 어렵다. 하지만 내가 속한 기업은 어떤지 살펴보면 스스로 1군인지 5군인지 체감할 수 있다.
세상은 항상 그래왔다. 리스크를 안고 철저하게 도전하는 자에게 성공을, 안전한 방식을 원하는 자에게 1등의 자리를 절대 주지 않았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여정을 통해 읽기 쉽게 정리했을 뿐, 세상은 항상 같은 방식으로 보답한다.
자, 이제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파이퍼프레스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느낀 점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