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2 - 개정판
김형경 지음 / 푸른숲 / 2006년 10월
구판절판


"너, 대체 왜 이러는 거니? 너만 암중모색의 세상을 사는 게 아니고, 너만 좌충우돌의 나날을 보내는 게 아니고, 너만 성장기의 상처가 있는 게 아니야."-88-89쪽

그동안 타인에 대해 함부로 평가하고 비판했던 모든 일들이 우스워졌다. 결국 내 얘기를 했을 뿐이었구나……. 모성 부족, 자기중심성, 질투심, 그 모든 것이 고스란히 내 안에 있는 것들이었다. 앞으로는 누구에 대해서도 비판하거나 평가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167쪽

누구든 건강한 퇴행에까지 이르는 사랑을 할 수 있으면 그 사랑은 무엇보다 자신에게 유익한 일이다. 퇴행을 통해 오이디푸스 시절을 다시 겪어내고, 누구의 내면에나 있을 법한 그 시기의 상처들을 치유하고, 그 시절에 결핍된 애정을 충족시키고, 그리하여 다시금 건강한 성장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173쪽

"타인에게 소중하고 가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중략)
예전에 후배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언니, 밥 사줄게 나와 하면 거절하는데, 언니 밥 사줘 하면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나온다고. 그러니까 저 사람을 불러내려면 무엇인가를 해달라고 해야 한다고.
(중략)
그게 자기 존중감이 약한 아이의 생존법이었겠구나 싶었다.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소중하고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확신을 갖지 못한 아이가 사랑받기 위해 채택한 생존법이었구나…….
(중략)
그 의식이 발전해서 이웃에게 도움 되는 인간이 되고자 하고, 사회에 유익한 존재가 되고자 하는 데까지 가겠죠. 그 모든 행동의 본질은 결국, 내 존재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서였던 거예요."
말하고 나니 무언가 쓸쓸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 가치관의 옳고 그름에 대해 말하는 게 아니다. 그런 가치관이 생긴 의식의 저 밑바닥, 그곳의 춥고 어둡고 헐벗은 구석에 대해서 그런 느낌이 들었다.-175쪽

'어린 시절의 생존법을 성인이 될 때까지 질질 끌고 왔고, 그때는 유익했던 그것이 이제는 삶에 장애가 되고 있다'-176쪽

'페르소나는 배우가 자신의 역할을 청중에게 나타내기 위해 쓰던 가면을 일컫는 말이다. 같은 의미로 페르소나는 인간이 자기가 아닌 다른 어떤 것으로 나타내 보이기 위해 사용하는 가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많은 역할을 하고, 그 역할과 타인들의 요구에 맞추어 어떤 행동이나 태도를 취한다. 실제로 현대 생활의 복잡한 사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페르소나가 유용하며 필수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페르소나는 매우 해로울 수도 있다. 만약 어떤 사람이 그 페르소나가 진정한 자기의 본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믿는다면 그는 역할자 자체가 되어 버린다. 그러면 그 사람의 자아는 오직 페르소나와만 동일시되어 성격의 다른 국변들은 충분히 발달하지 못하게 된다. 그 사람은 결국 진정한 자기로부터 소외되어 팽창한 페르소나와 축소된 다른 성격의 국면들 사이에서 긴장을 초래하게 된다. 이 현상은 심리적 건강을 방해한다.'
(중략)
나는 내 성격을 오로지 페르소나에만 일치시키려 노력하며 성격의 나머지 측면들을 억눌러왔다.-252쪽

융은 건강한 사람은 자기가 연기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데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자기가 연기하는 것이 곧 자기라고 믿는다고 기술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은 대개 중년기 무렵에 진정한 자신을 표현하지 않음으로써 거짓된 삶을 살았음을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건강한 성격이 목표로 하는 것은 페르소나를 축소시키고 나머지 성격을 개발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물론 모든 역할이 다 속임수이다. 건강한 사람과 건강하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건강한 사람은 타인을 속이는 데 반해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자기 자신마저 속인다는 점이다.'-252-253쪽

"자기애란 바로 무의식에 억압해둔 부정적인 영역까지 꺼내서 사랑하고 보살필 줄 아는 것, 그것이 아닌가 싶어요."
(중략)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타인을 사랑하지 못한다는 명제도 이해했어요. 자기의 부정적인 면을 인정하고 용인하게 되니까 타인의 그런 점에 대해서 관대해질 수밖에 없어요."-277쪽

요즈음 진심으로 편안함을 느낀다. 일정 정도의 분노에 차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면에서는 진정한 평화가 고이는 것을 느낀다. 그것을 향해 나를 맞추려 했던 거짓 이미지도 깨어지고, 그런 환상을 추구했던 생존법도 벗었고, 좋은 인격을 가진 사람이 되고자 하는 허영심도 버렸다. 나는 이제 내 안의 추악함을 보았고, 그 추악함이 내 것임을 인정했고, 그런 추악함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세상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다.-283쪽

나는 지금의 나 자신이 좋다. 추악한 나를 수용하게 된 만큼 타인에 대해서도 더 많이 관대해진 것이 느껴진다. 눈앞을 가로막고 있던 장막이 걷힌 듯하다.내가 보이니까 타인이 보이고, 타인이 보이니까 세상이 보이는 모양이었다. 이제부터 어디로 내디뎌야 할지 앞날이 보이는 것도 같다. 지금의 나 자신이 좋다.-283-28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1 - 개정판
김형경 지음 / 푸른숲 / 2006년 10월
구판절판


지금 이곳에서, 내가 발 딛고 있는 상황이 가장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고요. 그것은 내가 철저하게 현재를 산다는 뜻이죠. 현재 상황에 대한 책임을 과거에 묻지 않고, 당면한 문제의 해결책을 미래에 두지 않는다는 뜻이에요.-30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모 코레아니쿠스 - 미학자 진중권의 한국인 낯설게 읽기
진중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월
품절


정체성 같은 것은 미리 추구할 목표가 아니라 결과적으로 갖게 되는 어떤 특성이 아닐까?-11쪽

보수성은 이론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대부분 이론의 반성 없이 습관으로 존재한다. 더 이상 있을 이유가 없는데도 그저 익숙하기 때문에 집요하게 존속하는 폭력들이 있다. 그것을 없애려면 우리 주위의 익숙한 모든 것들을 한 번쯤 낯설게 볼 필요가 있다. 한국인의 신체는 고통 받고 있다. 하지만 고통도 익숙해지면 더 이상 느껴지지 않는 법. 적어도 한 번쯤 낯설게 보기를 통해 한국인의 신체가 어떤 고통을 당하는지 느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14쪽

신의 눈길은 인간에게 죄책감을 안겨주고, 인간들의 눈길은 사람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해준다. 이것은 한국과 일본의 주체 형성이 신 앞에 선 단독자로서 자기반성의 능력을 갖춘 '개인'의 형성이 아니라, 공동체 속에서 남들의 눈길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성원'의 형성으로, 때로는 연대로만 책임을 지는 '대원'의 형성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173쪽

창의성은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는 데서 나온다. 하지만 사회적 안전망이 없는 곳에서 한 번의 실패는 곧바로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오게 된다. '그냥 사느냐, 더 잘 사느냐'의 문제가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가 되는 곳에서, 사람들은 창의적으로 새 영역을 개척하기보다는, 이미 안전한 것으로 입증된 낡은 습관을 고집하게 된다. -18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앨빈 토플러 청소년 부의 미래
앨빈 토플러.하이디 토플러 지음, 이노을 엮음, 유남영 그림, 김주현 감수 / 청림출판 / 2007년 5월
구판절판


사회적 발명가(social inventor)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창조적인 발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사람을 말한다. 과학 분야에서 새로운 발명을 한 사람, 즉 전구를 발명한 에디슨, 전화를 발명한 벨을 기술 발명가(technical inventor)라 한다면 그라민 은행을 만든 유누스는 사회적 발명가라 할 수 있다.-23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명의 느낌 - 유전학자 바바라 매클린톡의 전기
이블린 폭스 켈러 지음, 김재희 옮김 / 양문 / 2001년 9월
품절


"지극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노하면 그들이 나의 일부가 되지요. 그러면 나 자신은 잊어버려요. 그래요, 그게 중요해요. 나 자신을 완전히 잊어버리는 거 말이에요. 거기에는 더 이상 내가 없어요."-202쪽

진정한 '앎'은 이러한 자기 해체를 통해 이루어진다-203쪽

긴 여행길에 필요한 것은 자기 나름의 방향감각-217쪽

말은 표현된 내용뿐 아니라 그 내용이 전달되는 방법에 따라 달리 수용될 수 있는 것이다.-249쪽

학문 영역에 따른 가장 큰 차이는, 나름대로 효과적인 소통의 방법, 바로 그것일 것이다. 다시 말해, 서로 다른 분야마다 고유한 방식의 언어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므로 어느 분야에서든 고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그 분야에서 통용되는 능숙한 언어능력을 갖춰야 한다.-255쪽

이를 위해서는 ‥ 다른 분야의 독서도 필수적이다. 남들의 글을 자꾸 읽으며 자신의 경험을 남에게 전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256쪽

그 지식이 과학이 되기 위해서는 남들이 납득할 수 있는 말로 설명해 주어야 해요. 내 방식으로 깨달은 지식을 이른바 과학의 언어로 다시 한번 번역해 주어야 하는 거예요.-337쪽

"지독하게 환경을 망가뜨리고도 뭘 잘못했는지 모르거든요. 과학과 기술을 발전시켰으니 훌륭한 일을 했다고 믿는 거예요. 새로운 기술 개발에만 박차를 가하지요. 하지만 그런 기술은 곧 해악이 되어서 돌아와요.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그 결과를 충분히 고민하면서 개발한 기술이 아니거든요. 거기까지는 우리 일이 아니라고들 생각하지요. 세상 만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체적으로 보지 않고, 그저 지금 내 손에 있는 것의 작동에만 열을 올리기 때문이에요. 문제의 원인에 대해서도 도무지 관심이 없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상관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있어도 눈앞에 벌어지는 재앙이 보이지 않는 거예요."-341쪽

이성의 힘만 믿는 것, 아예 그걸 차단하는 것. 이 두 가지 극단은 모두 다 위험하다. 파스칼-34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