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코레아니쿠스 - 미학자 진중권의 한국인 낯설게 읽기
진중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월
품절


정체성 같은 것은 미리 추구할 목표가 아니라 결과적으로 갖게 되는 어떤 특성이 아닐까?-11쪽

보수성은 이론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대부분 이론의 반성 없이 습관으로 존재한다. 더 이상 있을 이유가 없는데도 그저 익숙하기 때문에 집요하게 존속하는 폭력들이 있다. 그것을 없애려면 우리 주위의 익숙한 모든 것들을 한 번쯤 낯설게 볼 필요가 있다. 한국인의 신체는 고통 받고 있다. 하지만 고통도 익숙해지면 더 이상 느껴지지 않는 법. 적어도 한 번쯤 낯설게 보기를 통해 한국인의 신체가 어떤 고통을 당하는지 느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14쪽

신의 눈길은 인간에게 죄책감을 안겨주고, 인간들의 눈길은 사람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해준다. 이것은 한국과 일본의 주체 형성이 신 앞에 선 단독자로서 자기반성의 능력을 갖춘 '개인'의 형성이 아니라, 공동체 속에서 남들의 눈길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성원'의 형성으로, 때로는 연대로만 책임을 지는 '대원'의 형성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173쪽

창의성은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는 데서 나온다. 하지만 사회적 안전망이 없는 곳에서 한 번의 실패는 곧바로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오게 된다. '그냥 사느냐, 더 잘 사느냐'의 문제가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가 되는 곳에서, 사람들은 창의적으로 새 영역을 개척하기보다는, 이미 안전한 것으로 입증된 낡은 습관을 고집하게 된다. -1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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