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하라는 얘기는 감히 안 해요. 저 사람들이 왜 저럴까. 저럴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오죽하면 저럴까 한 번쯤은 생각해주면 좋겠어요."

그/녀들의 싸움은 삶의 존엄을 지키면서 일하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보여 주었다. 그/녀들은 자신의 노동으로부터 소외되지 않는 노동자로서의 온전한 존재감을 원했을 뿐이다.

이 책에 실린 모든 말들은 그저 개인적인 소회나 회고나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운동에 참여한 노동자들의 인간적 모습에 대한 하나의 기록이고, 신자유주의에 굴종하고 만 우리 사회와 우리 시대의 야만을 넘어서기 위한 몸부림이었기 때문이다.

다 끝난 이야기인 줄 알았던 '이랜드 투쟁'이 아직도 진행중인 이야기라는 걸 이 책을 읽고서야 알았다. 남일이란 생각에 불구경하는 마음은 아니었지만, 우리의 이야기라는 의식은 부족했던 것 같다. 신문에서 '사건'으로 보았던 소식을 우리의 '삶'과 '이야기'로 접하며, 나만의 문제만 바라보던 눈을 들어 더 넓은 곳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네가 그렇게 한다고 비정규직이 없어지냐고, 세상이 바뀌냐고, 민주노총 꼭두각시밖에 더 되냐고 그러더라고요."

삶을 바꾸는 힘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소박한 실천이다. 남이 아닌 '우리'의 꿈을 응원하고 싶다. 내가 '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하면 '우리'의 삶이 바뀔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굵은 글씨는 본문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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