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릇 면 - 집에서 만드는 쉽고 간단한 면 요리
배현경 지음 / 샘터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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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단행본 물방울 서평단, 여섯번째 인연이 된 책은 블로거 예쁜밥님의 레시피 북 '한 그릇 면'이다. 우리나라 대표 면 요리인 잔치국수가 책의 표지다. 뽀얀 국수 위에 채썰은 애호박과 당근, 양파, 표고버섯, 계란 고명이 먹음직스럽다. 젓가락으로 고루 섞어서 후루룩 한 입에 잘 익은 김치를 곁들이면 정말이지 세상 어떤 음식도 부럽지 않다. 그 순간은 그야말로 잔치국수가 최고다!
이제껏 요리책 중에 끝까지 본 책이 없었는데 서평을 해야하니 곁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펼쳐보았다. 칼국수와 국수, 이색적인 국수 김말이와 해초국수, 다시마면 등 우동과 쌀국수 그리고 친근한 라면과 파스타까지 정말 다양한 면 요리의 세계가 펼쳐진다. 요리를 만날 때마다 곤욕스러웠던 것은 해소할 수 없는 식욕이었다. 당장 만들 수도 없거니와 요리치인 나에겐 다소 난이도가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게 맛에 대한 상상은 허기짐을 동반했지만 어쩐지 재미있었다.
책을 보다가 '이거다'하고 마음이 동한 요리에는 표시를 해두었다. 가만히 살펴보니 블로거 예쁜밥님은 모든 음식에 면을 더했다. 책에는 백여가지가 넘는 면 요리가 있는데 조금은 의문이 들었다. '레시피 북을 만들기 위해 고심한 요리도 있지 않을까, 실제로 즐겨먹는 면 요리가 이렇게나 많다고? 정말!' 실제로 저자가 즐겨먹는 레시피라면 이 중에 어떤 것을 즐겨 들고, 좋아하는지 궁금하다.
요리도 요리지만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순간은 시작하는 글에서 였다. 글쓴이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장면에서 이미지로 떠오른 장면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소중한 추억은 그리움이자 삶의 에너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평소 독서 습관대로라면 만나지 못했을 분야인데, 요리책만이 가진 매력을 알게 된 계기였고 덕분에 좋은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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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형과 오로라 - 제10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이병승 지음, 조태겸 그림 / 샘터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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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초입에 받은 이병승 작가님이 들려주시는 어린이책, 고릴라 형과 오로라를 이제야 만났다. 이런저런 해야할 일들이 흘러가고 숨을 돌리는 11월의 첫째날에 여유롭게 열어보았다.
'생각과 느낌을 공유할 수 있다면 어린이든 어른이든 진짜 친구라고 생각한다'는 이병승 작가님의 말씀을 되뇌어본다. 딸기우유가 생각나는 연분홍색 종이를 지나고, 익살스럽게 콧구멍이 부각된 유쾌한 표정의 샘터어린이 캐릭터를 지나면 이야기 세 개가 기다리고 있다. 첫번째 이야기는 '고릴라 형과 오로라'다. 시작하는 문장부터 마음이 간질거리는건 이런 표현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미용실 유리창에 노을이 기웃거린다. 나는 노을보다 먼저 미용실 문을 밀고 들어간다.. "제가 여기 바닥 쓸면서 느낀 건데요. 잘린 머리카락은 아프지 않아요. 그러니까 마음도 머리카락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잘려도 안 아픈 걸로 쳐요. 그리고 잘린 머리카락은 또 자라잖아요. 마음도 그러면 돼요." 잘린 머리카락도 마음이고 또 다시 자라는 머리카락도 마음인데, 지나간 일에 마음을 두지 말고 현재를 살아가라는 말이 아닐까.. 어느날 미용실에서 이발을 하면서 잘려나간 머리카락을 보면서 작가님은 이런 생각을 했구나 싶다.
두번째 이야기는 '나쁜 기억 삽니다'다. 미술 시간에 찰흙으로 만든 '귀'는 주인공의 속마음을 들어줄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만든 '내 속마음을 들어줄 귀'다. 이 이야기는 판타지가 가미되어 있다. 벽에 붙어놓은 찰흙 귀는 속마음을 들어주면서 원한다면 나쁜 기억을 없애준다. 이야기의 끝자락에 '..애초에 나쁜 기억이란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벽이 남긴 마지막 말(이제 벽 너머를 볼 수 있게 되었구나. 안녕히...)의 의미도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살아오면서, 성장의 과정에서 깨달은 것인데 이렇게 생각하면서 마음을 보듬는 것은 나 자신을 위한 일인거 같다.
세번째 이야기는 '이상한 친구'다. 우주를 보면 마음이 웅장해진다는 운서의 말에 짠해지는 건 힘들 때면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나의 습관 때문이었다. 가정에서 학대를 받고 있던 운서의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떤 어려움이 와도 혼자 이겨 내야 해." 어린이 운서의 말이 가슴 아프다. 이 세상에 어린아이가 감당해야하는 아픔은 없었으면 좋겠다.
세 작품에 주인공의 이름이 없는 것은 나와 너, 우리라는 느낌으로 읽어 주길 바랐다는 작가님의 숨은 의도가 마음에 들었다. 요며칠 또 다시 찾아온 공허함을 동화책으로 달래었다. 좋은 이야기, 책이 주는 따뜻한 기운이 참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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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주름에는 스토리가 있다
다비드 그로스만 지음, 안나 마시니 그림, 황유진 옮김 / 샘터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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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드 그로스만 쓰고, 안나 마시니 그리고 황유진 한글로 옮겼다는 '모든 주름에는 스토리가 있다', 샘터에서 선물받은 네번째 책이다. 아이와 부모가 나란히 함께 읽어도 참 좋은 내용이다. 내용이 긴 책을 부담스러워하는 아이들도 금방 읽을 수 있는데 아마도 책을 덮고나서는 그림을 그리겠다고 할지도 모른다. 이야기의 등장인물인 요탐의 영향을 받아서 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주름은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주름과 옷감에 넣은 주름이나 구겨져 생긴 구김살의 주름이 있다. 비유적으로 감정에 의해서 생기는 마음의 주름도 있다. 이 중에서 일상중에 내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건 '마음의 주름' 이다.
어느날 요탐은 할아버지의 주름을 궁금해한다. 어쩌다 얼굴과 몸에 수많은 주름이 생겨난건지 이야기해달라고 한다. 할아버지에게 주름이 아프냐고 묻는 대목에서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나도 할아버지의 얼굴 주름을 만지면서 이것 때문에 아프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국민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어린아이의 눈에는 할아버지의 쪼글쪼글한 주름들이 상처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걸 쫘악 펴보려고 했지만 손을 떼면 금방 되돌아간다는 사실에 실망했던.. 빛바랜 흑백 사진 속의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를 보면서 "이 사람들은 누구야?" 하면서 낯설어했던.. "거짓말! 안 똑같은데.." 어린 시절에는 그 당시의 엄마아빠가, 할아버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평생토록 그 모습인줄만 알았다.
한 편의 이야기 덕분에 오랜 추억이 떠올랐다. 가슴이 뭉클해지는건 그리움 때문이다. 나는 어느덧 중년이 되었고 이제 더이상 세 분은 내 곁에 없다. 아주 오래전 하늘로 떠나셨다.
내가 사용하는 '마음의 주름'은 아픔으로 생겨난 상처를 비유하는 말인데 요탐의 할아버지는 기쁘고 행복할 때도 주름이 생긴다고 이야기한다. 그러고보니 웃을 때 생겨나는 주름이 떠올랐다. '왜 진작 생각하지 못했을까..' 덕분에 행복한 주름, 기쁜 주름이라는 표현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 잠자리에 들기전 아이들에게 읽어줘야겠다. 열두 살 아이의 생각이 그리고 열아홉 살 아이의 생각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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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게 - 내성적이고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심리 수업
정교영 지음 / 샘터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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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게. 우리의 첫인사는 제목으로 시작되었다.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을 수 있다는 건 순전히 마음에 달려있다. 지금 여기, 이곳에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니라고 느껴지는 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누군가가 늘 곁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펼치자 사색으로 이끌어주는 글귀가 반겨주었다.

 

"모든 인간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 - 헤르만 헤세

"잔잔한 물은 흐르는 물보다 깊으며 우리의 평온한 겉모습은 그 아래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일을 가리는 덮개일 때가 많다." - 소피아 뎀블링

이제 책으로 산책하는 시간이다.

저자는 내향인과 외향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내향인에 대한 그릇된 편견과 오해를 말하며 그저 서로 다른 특성임을 강조하는데 나도 같은 생각이다. 읽다가 마음에 든 구절은 지금 나에게 몹시 필요하거나 공감 가는 글인데 몇 구절 옮겨보겠다.

... 내향성에 대해 좀 더 알아가고 친밀해지는 동시에, 좀 더 따뜻하게 친절하게 대해주지 못했던 나 자신과 화해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있는 그대로 충분히 괜찮은 나'를 응원한다.

좋아할 수는 없지만 더 이상 미워하지도 말자. 쫓아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싸우려고 하지도 말자. 미워하고 싸우는 일에 내 에너지를 다 소진하지 말자.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나는 없고, 스스로 만든 마음의 감옥에 갇혀 끊임없이 고통을 생산하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라. 우선 부족하고 모자란 나를 대하는 가혹한 시선부터 거둬들이고, 조금만 더 따뜻한 눈으로 연민의 마음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관계의 책임은 언제나 절반씩 각자에게 있다고 하지 않던가.

나와는 다른 성향의 사람이고, 아무것도 안 해도 될 권리와 자유가 있다는 것을 이해가 안 되더라도 인정해주는 것이 가까운 부부관계에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오해를 받는 것도 억울한데 자신을 부족하다고 깎아내리는 것은 그만두어야 한다. 어떠한 성격이든 장단점이 있고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볼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 불완전한 그 자체가 온전한 것이다.

아무리 상대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도 알 수 없다.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지속하는 힘은 무한한 친절과 배려가 아닌 단호한 선 긋기에서 나온다. - 독일의 관계 심리 전문가, 롤프 젤린

읽다가 눈에 들어온 구절들은 사실 나에게 필요한 조언이다. 샘터에서 보내 준 책,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게' 덕분에 쉼 안에서 명상하는 시간이 되었다. 일상 중에 틈틈이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선물해 준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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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단 한 번 - 때론 아프게, 때론 불꽃같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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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공방에 나왔다. 예약 수업 시간이 되려면 아직 한참이지만 마음을 고요히 이끌어줄 무언가의 매개체가 필요했다. 오늘은 산책보다 책과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고 장영희 교수님의 이야기 '내 생애 단 한 번'과 함께하고 있다. 오래전 인연이 된 이야기를 리커버판으로 다시 만났다. 살아계셨다면 리커버판의 서문을 새로운 말씀으로 들려주셨을텐데 어떤 말씀을 하실지 상상해보았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온지 어느덧 21년이 되었다. 시간을 거스르니 그 당시 나는 이십대 초반이었고 '내 생애 단 한 번'을 만난 건 삼십대였다. 고인이 된 장영희 교수님의 말씀을 들으며 '사람의 마음을 잔잔하게 어루어만져주는 글은 영원한 것이구나! 나도 언젠가 그런 글을 쓰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시간이 흘러흘러 내 나이 마흔넷에 다시 만난 '내 생애 단 한 번'에서 나를 부축해준 한 말씀을 나누고 싶다..

"...그리고 '진짜'는 사랑받는 만큼 의연해질 줄 알고, 사랑받는 만큼 성숙할 줄 알며, 사랑받는 만큼 사랑할 줄 안다.' '진짜'는 아파도 사랑하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남이 나를 사랑하는 이유를 의심하지 않으며, 살아가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가진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진짜'가 되기 위해 하루하루 잘 살아야겠다 다짐했다. 나를 소중히 여기고 내 곁의 소중한 사람들과 행복하게 이 삶을 즐기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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