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 형과 오로라 - 제10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이병승 지음, 조태겸 그림 / 샘터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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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초입에 받은 이병승 작가님이 들려주시는 어린이책, 고릴라 형과 오로라를 이제야 만났다. 이런저런 해야할 일들이 흘러가고 숨을 돌리는 11월의 첫째날에 여유롭게 열어보았다.
'생각과 느낌을 공유할 수 있다면 어린이든 어른이든 진짜 친구라고 생각한다'는 이병승 작가님의 말씀을 되뇌어본다. 딸기우유가 생각나는 연분홍색 종이를 지나고, 익살스럽게 콧구멍이 부각된 유쾌한 표정의 샘터어린이 캐릭터를 지나면 이야기 세 개가 기다리고 있다. 첫번째 이야기는 '고릴라 형과 오로라'다. 시작하는 문장부터 마음이 간질거리는건 이런 표현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미용실 유리창에 노을이 기웃거린다. 나는 노을보다 먼저 미용실 문을 밀고 들어간다.. "제가 여기 바닥 쓸면서 느낀 건데요. 잘린 머리카락은 아프지 않아요. 그러니까 마음도 머리카락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잘려도 안 아픈 걸로 쳐요. 그리고 잘린 머리카락은 또 자라잖아요. 마음도 그러면 돼요." 잘린 머리카락도 마음이고 또 다시 자라는 머리카락도 마음인데, 지나간 일에 마음을 두지 말고 현재를 살아가라는 말이 아닐까.. 어느날 미용실에서 이발을 하면서 잘려나간 머리카락을 보면서 작가님은 이런 생각을 했구나 싶다.
두번째 이야기는 '나쁜 기억 삽니다'다. 미술 시간에 찰흙으로 만든 '귀'는 주인공의 속마음을 들어줄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만든 '내 속마음을 들어줄 귀'다. 이 이야기는 판타지가 가미되어 있다. 벽에 붙어놓은 찰흙 귀는 속마음을 들어주면서 원한다면 나쁜 기억을 없애준다. 이야기의 끝자락에 '..애초에 나쁜 기억이란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벽이 남긴 마지막 말(이제 벽 너머를 볼 수 있게 되었구나. 안녕히...)의 의미도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살아오면서, 성장의 과정에서 깨달은 것인데 이렇게 생각하면서 마음을 보듬는 것은 나 자신을 위한 일인거 같다.
세번째 이야기는 '이상한 친구'다. 우주를 보면 마음이 웅장해진다는 운서의 말에 짠해지는 건 힘들 때면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나의 습관 때문이었다. 가정에서 학대를 받고 있던 운서의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떤 어려움이 와도 혼자 이겨 내야 해." 어린이 운서의 말이 가슴 아프다. 이 세상에 어린아이가 감당해야하는 아픔은 없었으면 좋겠다.
세 작품에 주인공의 이름이 없는 것은 나와 너, 우리라는 느낌으로 읽어 주길 바랐다는 작가님의 숨은 의도가 마음에 들었다. 요며칠 또 다시 찾아온 공허함을 동화책으로 달래었다. 좋은 이야기, 책이 주는 따뜻한 기운이 참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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