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곁에 우리가 있다면 - 재난 트라우마의 현장에서 사회적 지지와 연결을 생각하다
채정호 지음 / 생각속의집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채정호 교수님의 <고통의 곁에 우리가 있다면>이야기를 열어보았다. 인간이 예측할 수 없는,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느끼는 불안과 공포가 분리 즉 사람 간의 단절을 넘어 타인에 대한 혐오로 이어지는 상황을 이해하기 쉽게 들려주신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우리가 견딜 수 있는 건 누군가와 연결되었다는 우정, 사랑, 친밀 같은 '정서적 연결감'때문이라는데 그 말씀에 공감한다. '함께라서 좋다'는 표현을 즐겨 한다. 함께라서 소중한 것들을 발견하고 고마움을 느끼는 마음이다. 혼자였다면 나는 이만큼 회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여전히 불쑥 일상 중에 힘들고 아픈 마음이 몰려오지만 그래도 잘 흘려보내고 있다.

살아 있으면 살아진다는 말이, 우리가 함께 서로의 곁을 지키며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말이. 지나가는 내 발걸음을 붙잡았다. 사람에게 새겨진 가슴 아픈 고통을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싶었다. 그렇게 채정호 교수님이 들려주시는 <고통의 곁에 우리가 있다면> 이야기와 인연이 되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떠오른 기억들은 오래전 지나간 나의 이야기이거나 타인의 이야기였다. 그때도, 지금도 이해할 수 없었던 걸 헤아려 보는 시간을 갖게 되어 개인적으로 무척 유용한 시간이 되었다. 얼기설기 얽힌 마음의 병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알 것도 같은데, 왜 그대로 안 되는 걸까.. 아기도 아장아장 걷기 위해서 수없이 주저앉았다 일어나는데.

122쪽까지 읽고는, 왜 이런 종류의 사람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걸까? 아니, 왜 이런 짓을 저지르는 것일까?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자 타인의 고유 정보로 나쁜 짓을 일삼는 사람들의 심리가 궁금하다. 이런 일을 겪도도 채정호 교수님께서 일상을 살아가는 건, 마음을 잘 다루는 정신과 전문의이기 때문일까? 여기서 내가 집중해야 할 것은 자신을 더욱 유심히 들여다보아야 한다는 것. 어떻게 살아가는지 나의 일상을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 지금의 내가 이상한 상태가 아니라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며, 내가 할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달라진 일상이지만 지금 이 순간을 느끼고 살아간다는 것을 부드럽게 보자.

눈으로 들어오는 글자들이 글을 이루고 눈앞에 펼쳐지듯이 그려지는 이미지가 고통이었다. 감정 이입 때문에 힘들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겪는 다양한 아픔이.. 그 아픔을 치유하는 대안이 현실이 된다면 더 좋은, 안전한 세상이 될 테지만. 이야기를 마주하는 사이사이 마음의 환기가 필요했다. 


#고통의곁에우리가있다면 #채정호교수님 #재난트라우마 #정신과전문의 #심리치유에세이 #생각속의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둥근 이 별을 돌아 또 만나요 - 512일간의 세계 일주
김민우 지음 / 이지앤북스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3년에 서평단으로 만나는 두 번째 이야기가 도착했다. 나의 호기심이 기울이어지는 '세계 여행'에 대한 대리 만족으로 충분할 것 같았다. 작가님은 512일간의 세계 일주, 59개국을 돌아다녔단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한다. 사진이나 영상으로 만나는 우리가 사는 온 세상 이야기도 좋지만, 글자를 따라서 이미지를 그리는 것도 몹시 재미있다. 그 순간에는 다른 생각 없이, 온전히 내가 그린 이미지 세상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설렌다. 어떤 이야기를 만나게 될지 그리고 걸어 나왔을 때 내가 느낀 모든 감정들이 소중하다.

"그녀와 두 시간여의 대화를 마치고 인천공항에 도착하기까지 11시간 동안 나는 세계를 여행하는 내 모습을 상상했다."

나도 그런 생각을 했었던 기억이 탁 떠올랐다. 국민학교 수업 시간, 어린 날에 먹었던 마음은 '이다음에 나는 세계 일주를 할 거야! 여러 나라를 경험해 보고 싶어.' 그랬던 다짐이. 이제는 용기 내지 못하는 마음을 쓰윽 앞으로 밀어놓고 '나는 할 수 없어'라고 말하고 있다. 그 어린 날의 용기는 도대체 어디로..

​작가님은 왜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세계 일주를 하며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들려주고 있다. 여행을 주제로,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지만 우리들의 이야기를 말하고 있다. 동그란 지구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들, 사람이 사람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들려주고 있다.

"네팔 사람들에게 우리가 이렇게 함께 슬퍼하고 안타까워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다."

"나아가 우리가 모두 하나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말이 와닿는다. 정말로 우리는 이 동그란 지구 안에서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하나다.

"꼭 젊어서만 세계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걸, 나 자신과 나 같은 늙은이들에게 보여 주고 싶었어. 꿈은 포기하는 순간 사라지는 거야. 아무리 나이가 많이 들었어도 꿈을 잊지 않는 한 언젠가는 이룰 수 있어."

"킴, 근데 너 영어 정말 못한다. 벌써 5개월째 여행 중이라니, 믿기질 않네. 너같이 말도 제대로 못 하는 녀석도 세계 여행을 다니는 걸 보면 역시 언어는 사람 관계에 큰 문제가 안 되는가 봐."

"정말이야. 내가 브라질에서 봉사하고 있을 때 나보다 5살은 더 많은 일본 할머니를 만난 적이 있어. 그분 역시 세계 여행을 하는 중이었지. 언어를 유창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나보다 건강하지도 않았지만, 그분은 누구보다 멋진 여행을 하고 있었어. '포기하는 순간 모든 일은 가능성도 알지 못한 채 불가능한 일이 되는 것이다.' 그분이 내게 해 주셨던 말이야. 언어적 조건도 신체적 한계나 금전적 어려움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큰 장애물이 되지 못해."

"킴, 너는 아직도 20대잖니. 넌 나보다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어. 그렇다고 너한테 꼭 무엇인가를 하라는 게 아니야. 네가 원하는 게 있다면 지레짐작해서 포기하지 말고 일단 도전해 봤으면 좋겠어. 봐! 혼자 히말라야에 오르는 게 무서워서 포기했다면 너는 지금쯤 아마 포카라나 카트만두에서 햄버거나 먹고 있지 않았을까? 너의 도전이 이곳 히말라야에 오게 한 거야. 그래서 우리가 만날 수 있던 거고. 네가 히말라야에 오르기를 포기했다면 너와 난 평생 서로를 모른 채 살아갔겠지. 킴! 너의 도전을 응원해. 네가 행복한 인상을 살렴. 먼 훗날 네가 큰 벽에 부딪혔을 때 스코틀랜드의 떠돌이 할망구가 지구 반대편에서 너를 응원하고 있음을 잊지 마."

스코틀랜드 할머니의 따뜻한 응원이 아름답다. 사람을 향한 진심 어린 축복, 참 아름다운 삶의 에너지다.

"'배낭여행자들의 블랙홀'이라는 다합에선 바닥이 안 보이는 블루홀 스쿠버다이빙과 프리다이빙을 즐겼다."

배낭여행자들의 블랙홀이라는 이집트 다합을 검색해 보았다. 어느 여행자의 블로그 글과 여행지에서의 추억의 사진들을 보면서 감탄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동그란 지구에 존재하는 자연이 참 멋있다. 여행자들이 경험한 세계의 이야기가 환상의 모험처럼 느껴진다.

#둥근이별을돌아또만나요 #김민우에세이 #512일간의세계일주 #여행에세이 #이지앤북스 #나를들여다보는시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둥근 이 별을 돌아 또 만나요 - 512일간의 세계 일주
김민우 지음 / 이지앤북스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둥근 지구 안에 59개국을 돌아다닌 저자의 발걸음을 따라가보고 싶다. 이따금 여행을 꿈꾸지만 선뜻 여행에 나서지 못하는 나는 이렇게 대리 만족으로 즐기곤 한다. 그러나 언젠가는 실행력 용기가 생겨서 훌쩍 떠나게 될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