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의 질문에 대한 창의적인 답찾기

정답이 있어야 할까?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58
맥 바넷 지음, 크리스티안 로빈슨 그림, 김세실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7월

맥바넷 작가이 글을 쓰고, 크리스티안 로빈슨 작가님이 그림을 그려 협업한 신간이 나왔어요. 두 분의 협업은 이번이 두번째인데요 두 분의 작업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아이들의 호기심과 창의력을 불러일으키는 멋진 그림책이 되었어요. 원서가 TWENTY QUESTIONS인데 번역 그림책보다 더 직관적인 것 같아요.

독서 전

운동화 속에서 혀를 날름거리며 쑤욱 몸을 뻗고 있는 초록색 뱀이 인상적이예요. 뱀이 운동화 속에 있는건 일상적인 일이 아니라 책 내용이 궁금해져요. 그래서 책을 넘겨보니 속제목이 있는 페이지에선 운동화가 쓰러지고, 뱀이 스윽 기어나오고 있어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책읽기

뱀이 초록색 나무에 돌돌 감겨 있어요. 표지에 나온 뱀일까? 생각했지만 아닌 것 같아요. 황금색인데 보호색으로 몸을 초록으로 만든 것 같고, 표지의 뱀보다 길고 날렵한 것 같아요.

이 그림 속에 동물들이 몇 마리나 보이니?

초록색 나무 주위에 있는 동물들 수를 세기 바빠요.

9마리라고 말하기도 하고, 10마리라고 말하기도 하면서 저에게 답을 말해 달라고 하는 아이들이예요.

자꾸만 세어봅니다. 10마리 인 것 같은데 정답이 없으니 엄마도 살짝 헷갈려요.

질문이 계속 이어져요.

방금 은행에 도둑이 들었대! 여기 있는 여자들 중에 은행을 턴 범인은 누구일까?

아이들은 그림을 열심히 보더니 각자 답을 말해요.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보니 아이들 답이 달라요.

첫째 : 가방을 메고 있는 사람이 이 사람 밖에 없어서 범인인 것 같아.

둘째 : 아닌데... 옆에 있는 사람도 가방 있는데

첫째 : 몸이 큰걸 보니 돈을 숨긴거 같아. 그래서 이사람이 범인이야

둘째 : 얼굴을 가린걸 보니 수상해. 머리에 스카프를 맨 사람이 범인이야.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자신의 생각이 정답이라고 말하는 아이들과 20개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요.

나름의 답을 찾아가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독서 후

물음에 대한 답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서 아이들은 대답을 하고 저에게 다시 질문을 해요.

엄마, 이거 답 맞아?

첨에 제목을 봤을 때는 왜 이런 제목일까? 라며 의문이 생겼는데 다 읽고 나니 이해가 되더라구요.

아이들에게 열린 질문보다 닫힌 질문을 많이 했구나 라고 깨닫게 되네요.

첨에는 정답을 요구하며 왜 답이 없냐고 하다가 읽으면서 책을 더 자세히 보기도 하고, 서로의 생각을 들으며 공감하거나 내 의견이 맞다고 하기도 하며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높아져요. 아이들이 말하는 답을 보며 엄마가 생각하지 못했던 답을 하는 아이들이 대견해지도 하더라구요.

매년 이 책을 본다면 아이들의 답도 조금씩 성숙해질 것 같아서 주기적으로 보고 싶은 책이예요.

맙소사, 책이잖아!

맙소사, 책이잖아!
로렌츠 파울리 지음, 미리엄 체델리우스 그림, 이명아 옮김 / 올리 / 2023년 6월

책을 보는 걸 좋아하게 하고 싶지만 재밌는 것들이 많아서 아이들이 늘 고민을 해요. 핸드폰이 익숙한 이모와 조카의 이야기를 통해 책이 가지는 특성을 재밌게 봤어요. 관점과 시각에 따라 핸드폰보다 더 재밌을 수 있는 그림책 함께 봐요~

독서 전

작은 생쥐가 커다란 초록색 드레곤에게 두꺼운 책을 던졌고, 그것 때문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아요. 생쥐가 용을 이긴것처럼 보이는데 앞표지와 뒷표지를 함께 보니 몸은 하나이고 얼굴은 세개인 용이네요. 제목과 표지만 봐서는 어떤 이야기 일지 상상이 되지 않네요. 생쥐와 용의 모험 이야기 일거라 생각하고 이야기를 함께 했어요.

책읽기

유리가 선물을 받아 핸드폰을 보고 있던 이모에게 내밀었는데 포장지를 막 풀어버려요. 포장을 풀었는데 책이라 실망했는데, 유리도 자랑하고 싶어서 보여줬을 뿐인데 선물을 풀어버린 이모에게 실망한 것 같아요. 독자가 보는 책과 유리가 보는 책이 같아서 호기심을 자극해요.

핸드폰이 더 익숙한 이모에게 읽어달라고 맙소사,책이잖아!를 내밀었는데 반응이 이상해요. 가만히 들고만 있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며 의아해해요. 핸드폰은 들고만 있어도 화면이 움직이고,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그렇지 않잖아요. 보다 못한 아이가 책 보는 법을 알려줘요.

책 보는 법을 모르는 건 아니지, 그렇지? 소리 내서 읽어야지. 원래 그런 거잖아, 여기서 시작해서 앞에서 뒤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유리와 이모가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해요.

책 속에 또 책이 있어서 주인공과 함께 읽어봅니다.

산꼭대기에 작은 집이 있고,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데 그건 생쥐였어요. 길을 잃고 하루 묵어가고 싶어 문을 두드린건데 집안에는 누가 있을었을까요?

이모와 유리의 일상에서 나누는 이야기 그리고 그림책을 읽고 대화하는 상황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요소인데 둘의 대화가 참 재밌어요. 시작부터 이모와 티격태격하는데 끝까지 잘 읽을 수 있겠죠?

독서 후

책 속에 책이 나오는 이야기를 몇번 접해본 적이 있지만 색다른 구성으로 아이들이 바로 이해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어요. 두가지의 이야기를 이해해야하고, 책의 물성을 알아야 더 재미있거든요. 첨 읽을때는 이야기가 궁금해서 보고 다시 읽을 때는 질문이 많아졌어요.

굵은 글씨체를 따라가면 책의 스토리를 따라갈 수 있어요. 유리와 이모의 상황을 읽다가 중간중간 책의 내용이 나오는데 굵은 글씨를 따라가면 온전하게 스토리를 파악할 수 있어요. 관점과 시점에 따라 달리 보이는 책이라 첨 접하면 이게 무슨 내용이지 하고 의아해 할 수 있어요.

책속에서는 어떤 이야기도 가능해요. 힘없고 작은 생쥐가 자기보다 훨씬 더 큰 용에게 불을 뿜어내고, 잡아먹는 등등 상상만해도 웃기고 재밌는 일들이 이야기로 펼쳐져 스토리에 빠져들 수 있잖아요. 영상은 즉각적이고 가만히 있어도 스토리 파악이 가능하지만 책은 그렇지 않잖아요. 하지만 아이들이 책의 매력에 빠질 수 있도록 보여줘서 재밌게 볼 수 있었어요.

작아서 그냥 지나쳤던 그림에도 스토리가 있어요. 풀어버린 포장지의 리본으로 일어나는 새들의 상황을 유심히 살펴보면 또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답니다.

그동안 뻔한 스토리가 지겨웠다면 시각에 따라 달리보이고, 작은 그림 요소에서도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는 그림책 추천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블루베리 오믈렛

블루베리 오믈렛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29
샤를로트 르메르 지음, 이정주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5월

독서전

커다란 곰이 양손 가득 블루베리를 들고 웃고 있다. 그걸로 만든 오믈렛은 어떤 맛일가?

화려한 색감이 눈을 사로 잡는다.

책을 펼쳐서 앞표지와 뒷표지를 함께 보면 주인공들이 모두 보인다.

언제가부턴 아이도 표지를 펼쳐서 그림이 연결되는지 확인해요.

앞 면지도 색감이 화려하고 다채로워서 참 이뻐요.

책읽기

새로 이사온 클로디가 이웃들에게 블루베리 오믈렛을 먹으러 오라고 초대장을 보내면서 이야기가 시작돼요.

곰 그랑디오즈는 초대를 받곤 마음이 들떠서 옷차림에 신경을 쓰다가 평소대로 나가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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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으로 갈 수 없어 수선화가 핀 초원에서 선물로 가져가도 되는지 꽃 한송이 한송이에게 다가가 물어보는 마음이 따뜻한 곰이예요.

허락을 하는 꽃들만 모아 설탕이 솔솔 뿌려진 맛있는 오믈렛을 상상하며 길을 가요.

창문으로 얼굴을 빼꼼 내밀었는데 여긴 문이 아니예요.

곰은 사람 집에 처음 초대를 받아봐서 문을 찾기가 쉽지 않았어요.

초대를 한 사람도 받은 동물들고 어색하지만 인사를 나누고 집 구경도 했어요.

그런데 상모솔새들이 날아와 정원의 블로베리들을 쪼아버리곤 다 먹어버렸어요.

실망한 클로디를 위해 그랑디오즈는 비밀의 장소로 안내를 했고, 셋은 그 장소로 향해요.

장소에 도착했는데 그 곳에 과일이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의심은 되지만 곰의 말을 믿어보는 이웃들.

블루베리를 딸 수 있었을까요?

독서 후

낯선 이웃의 초대에 쉽게 응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해보게 돼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해 준다고 했지만 사람, 곰, 사슴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 쉬운 일아 아니잖아요. 가기로 결정한 곰이 꽃들에게 선물로 가져가도 되냐고 묻는 질문도 새로웠어요. 말을 못하는 식물인데 의사를 확인하고 가지고 가는 마음이 참 따뜻했어요. 낯설지만 마음을 내고, 그 마음을 받아주는 이웃들간의 안온한 유대가 오래도록 남아요.

숲속이지만 화려한 색깔과 다양한 색감으로 책장을 넘길 때마다 다음장의 그림을 기대하게 돼요.

큼직하고 다양한 색감에 빠져들고, 곳곳에 나오는 꽃들도 참 이뻐서 눈도 즐겁네요.

나무에서 떨어지는 장면이나 곰이 실수하는 장면들에서 아이들의 유쾌한 웃음이 쏟아져요.

문제가 생길 때마다 탓을 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슬기롭게 해결해가는 세 주인공을 보면서 문제해결력도 배우게 되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그림책 생활

그림책 생활 - 너를 생각하고, 사랑을 배우면서
서효인 지음 / 달 / 2023년 5월

임신하면서 태교로 독서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그리고 출산 이후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동화책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초첨책, 촉감책, 사운드 북 등등 어릴 때부터 다양한 장르를 아이들과 함께 보고 있어요. 아이와 함께 보다가 제가 그림책의 매력에 빠져버렸답니다. 그래서 제목만 보고도 관심을 갖게 되더라구요.

시를 짓고 글을 쓰던 서효인 작가님은 아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었고, 그러다 보니 서점에서도 아이들 책 코너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다고 해요. 아이들을 위해서 보다가 작가님 본인을 위해 읽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해요.

책이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져 있는데 1부는 너를 생각하다, 2부는 사랑을 배우다예요.

자세히 보면 육아를 해 본 사람들이 경험 했던 이야기들이라 공감이 되더라구요.

미용실대작전이라는 글에서 두 아이와 미용실에 갔던 경험을 바니의 미용실을 소개하며 풀어준다. 아이들에게 미용실은 쉽지 않은 공간이다. 싹둑거리는 가위질 소리와 답답한 가운을 입고 가만히 앉아있어야 하는 일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가 다운증후군을 가지고 있어 더욱 조심스러웠다고 한다. 책에 나오는 미용실이 있었다면 아이가 쉽게 머리를 자를 수 있었을 것 같다고 한다. 아이와 비슷한 나무늘보 누리의 예를 들어 설명해주니 공감이 간다.

내 아이의 첫번째 미용실 나들이도 생각이 난다. 가만히 앉아 낯선 사람이 가까이 붙어 머리를 자르니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래서 무릎 위에 앉히고, 영상으로 시선을 돌린 후 후다닥 잘랐는데 작가님의 아이도 비슷한 작전을 해서 공감하며 나의 육아도 되돌아 보게 된다.

장애를 가진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를 키우면서 경험하고 생각했던 것을 책의 내용을 예로 들어가며 소개해주니 필요한 책들은 메모를 하면서 읽게 돼요. 이런 경우에 나도 아이와 함께 읽어보면 좋겠다는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육아를 하며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데 서효인 작가님의 경험담을 통해 저도 힌트를 얻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아이를 사랑하는 아빠의 마음이 가득 담긴 책이라 따뜻하고 여운이 남아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만을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모두 예술가야

모두 예술가야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28
에드 비어 지음, 서남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5월

 독서전

아기공룡이 붓을 들고 집중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주변에 사람들은 사진을 찍기도 하고, 그 과정을 지켜보네요. 다들 웃는 모습으로 어떤 작품이 그려질까? 하며 궁금해하는 듯해요.

책읽기

그림을 그리는데 다른 사람들의 물음에서 이야기가 시작 되었데요.

대체 예술가가 뭐예요?

저희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거나 뭔가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하더라구요.

기쁨과 아름다움이 넘실거리고, 햇살이 눈부신 우리들의 일상이지만 그냥 지나쳐버리기 쉬워요.

하지만 예술가들은 그 모든 걸 눈에 담고 쓱쓱 그려내요. 호기심 가득한 눈빛의 주인공이 너무 귀엽죠?

공룡의 머릿 속은 여러가지 색깔이 일렁이고 여러가지 감정과 꿈들이 이리저리 꿈틀거려 매우 복잡해요.

그러다 가끔은 예술로 피어나기도 해요.

작가님의 작품들을 보여서 더욱 반가운 장면이예요.

나도 사자야에 나온 사자와 맥스 심술쟁이 개구리도 있네요.

자기가 그린 것을 세상과 나누고, 보여주고 싶어 큰 결심을 하고 가족들과 헤어져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게 돼요.

엄마아빠의 표정도 아이의 표정도 너무 평화롭고 사랑스러워요. 모두 응원하는 게 느껴져요.

처음에는 작게 시작했다가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걸 보고는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크게 그리고 색도 더 많이 써요.

빨간 목도리를 하고 아빠 손을 잡고 가는 아이를 주목해야해요~^^

다음 장면에서는 빨간 원피스를 입고 있는데 존재가 남다르죠?

실수를 하게 된 아기공룡.

붓을 놓고 더 이상 그림을 그리고 싶지 않아졌어요.

이런 위기를 잘 극복해낼 수 있을까요?

독서 후

이야기가 끝나면 작가님이 처음 받았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어요.

한 문장으로 정의하기 힘들고 형이상학적인 뜻을 아이들도 느낄 수 있었어요.

선 바깥쪽으로 색 좀 칠하면 어때요.

실수하면서 배우는 거잖아요.

이 문장이 참 좋았어요.

그림을 그리다가 조금 틀리면 늘 새로운 종이를 쓰는 아이들에게도 좋은 예가 되어주었어요.

완벽하게 하려고 하다가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다시 시작하는 친구들에게 실수해도 괜찮다는 용기와 응원을 줘요.

빨간 목도리를 하고 있다가 나중엔 빨간 드레스를 입고 와서 용기를 준 아이가 참 멋져요.

부모님이 이 아이처럼 역할을 해주면 좋겠죠?

잘 하다가 실수 한번으로 포기하는 친구들이 많더라구요 그런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