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직한 검이 되려 했는데 1
시이온 지음 / 사막여우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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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서 여주인공은 정말 정의의 사도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인물이에요. 여동생 한명 케어하기도 벅찰텐데 남주인공 후보들도 구해주고 용병으로 활동하면서 어려움에 처해있는 사람들도 구해줍니다. 


저도 동생이 있긴 하지만 여주의 행동은 정말 신기해요. 동생을 위해 저렇게까지 자신을 희생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신기합니다. 타인을 위해 이렇게까지 헌신하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대단한것 같아요. 존경스럽습니다.


모두 여주를 좋아하고 따르는 모습이 정말 댕댕이 스럽네요. 하지만 그들의 감정선은 알 수 없어요. 그냥 자신의 목숨을 구해주고 다정하게 손을 내밀어 준 여주에게 첫눈에 반해버리고 여주의 어장 속으로 자신 입수 합니다.


오지랖이 많은 여주의 앞날은 어떻게 펼쳐지게 될지 궁금하게 만드는 소설입니다. 

올해 저도 이렇게 오지랖 많으면서 제 앞가림도 잘 해나가는 똑순이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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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문학동네 시인선 184
고명재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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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에 구매한 시집이 개인적으로 너무 별로였어서 한동안 시집 구매할 생각을 안하고 있었는데, 이 시집 출간에 맞춰 고명재 시인이 한 인터뷰를 얼핏 보고 거기 나온 대답에 마음을 흘려 바로 찾아보게 되었어요. 샛노란 시집에, 시집의 제목까지 왠지 이 시집을 이루는 시들은 아주 상큼하고 달달하고 명랑할 것만 같은데 시인의 인터뷰에서는 조금 달랐어요.


'당당하게 살아가렴. 마음을 쥐고, 마음 하나 믿고 용감하게 살아가렴.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사랑을 가지고 모든 길을 걸어가라 말해줬어요.' 이 시집을 이루는 모든 것들이 사랑이라는 건 맞지만 그게 꼭 남녀간의 성애적인 사랑만은 아니라는 걸 저 대답에서 깨달았어요. 


고명재 그는 사랑을 아는 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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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바이올린 색채 3부작
막상스 페르민 지음, 임선기 옮김 / 난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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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스 페르민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작가. 프랑스 문학과는 잘 맞지 않아 멀리하는 편이지만 음악을 소재로 다룬 소설은 빠짐없이 읽으려고 한다. 별다른 고민 없이 집어 든 소설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때는 18세기 말 유럽. 바이올린이 전부인 소년 요하네스 카렐스키는 청년이 되어 바이올린을 그만두고 오페라를 쓰기로 한다. 만 31세가 되는 해 어느 날, 나폴레옹이 이끄는 전쟁에 징집되어 참전. 전장에서 심각한 부상을 당하지만 기적적으로 고비를 넘기고 후방 부대에 배치된다. 


얼마 후 베네치아 점령군에 배속된 카렐스키는 자신이 머물게 될 집에서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집주인 에라스무스를 만나고. 그가 오래 전 파리에서 바이올린 제작자로 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벽에 걸린 ‘검은 바이올린’이 궁금한 요하네스. 


그리고 사랑처럼 한 번 맛보면 빠져나올 수 없어 불행해질 테니 신경 끄라는 노인. 한 여인의 목소리를 바이올린에 “가두고 싶”었던 에라스무스는 결국 꿈을 이루지만 “그녀의 눈동자들처럼 검은 바이올린에서 그녀 목소리를 재현”(141)한 “그 흉한 밤,” 그 여인은 “목소리를 잃었다”(148). 동화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에라스무스는 숨을 거두고. 카렐스키는 결국 오페라를 완성하지만 곧 태워 버린다.


이 짤막한 소설의 요지는 ‘역자의 말’ 그대로다. “광기 어린 소유의 시대....사랑이란 예술이란 소유할 수 없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이다”. 음악은 정령 소유할 수 없는 것인가? 일부 음악학자들이 음악은 소유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수행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한지도 수십 년이 지났지만 음악학자, 연주자, 애호가를 비롯해 음악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는 여전히 음악을 소유의 대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페르민의 소설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다면 음악은 오로지 연주되고 감상되는 그 순간,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만 존재한다는 것. 애초에 소유할 수도, 그럴 필요도 없는 ‘경험’으로 존재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페르민에게 물어야 할 질문이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남은 인생에 대해 생각이 많아진 지금의 나라면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하되 미련을 갖지는 말라고 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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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못 봤어? - Missing Memories
제이제이 지음 / 종이학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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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들이 생각이 났다.

늘 새로운 장난감과 물건을 보면 사달라는 우리아이들.


지금은 그 물건들이 쓰레기되고 어딘가에 묻쳐

잊쳐지고 있는중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울 아이들은 그렇게 갖고싶던 장난감과 놀이감을 기억이나 할까? 라고 생각해본다.


요즘은 스마트폰 오락에 빠져있고 유튜브에 빠져 있는

울 아이들을 보며 하루하루를 보내는데...


신나게 갖고 놀던 울 아들의 모습이 생각이 난다.

오히려 어른인 내가 더 그리운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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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복복서가 x 김영하 소설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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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은, 25년 전 연쇄 살인범이었던 70대 노인 김병수가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으면서 기억의 왜곡을 겪게 되는 대혼란극이다. 그는 동네 인근에서 벌어지는 연쇄 살인마 '박주태'로부터 딸 은희를 지키기 위해 처음으로 필요에 의한 마지막 살인을 준비한다. 하지만 마음가짐과 달리 그의 기억은 온통 오류 투성이다. 재편돼 버린 그의 기억속에는 어떤 진실들이 감춰져 있던 것일까. 소설의 결말 부분에는 현실을 부정해버린 뜻밖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분량 만큼이나 가벼운 추리소설이라 단정했지만, 불쑥 치고 들어오는 우발적인 독백들, 뜻밖의 위트와 함께 무심코 내지른 잠언과 문장들이 한데 모여 삶의 본질과 죽음을 철학적 논의로 확장한다.


"시인은 숙련된 킬러처럼 언어를 포착하고 그것을 끝내 살해하는 존재입니다."-p8

그를 살인으로 추동한 힘은 더 완벽한 쾌감이 가능하리라는 희망이었고, 살인은 멈춘 것은 바로 그 희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나이 70이 된 그는 살인의 과정과 느낌을 냉철하게 복기하기 위해 시를 가르치는 문화센터에 다녔다. 시에 대해 알지 못했던 그는 '칼과 뼈'라는 제목으로 자신이 저지른 살인 과정을 정직하게 썼다. 강사는 그의 글을 보고 '날것의 언어와 죽음의 상상력으로 생의 무상함을 예리하게 드러낸 메타포라 고평했다.'


살인은 열여섯 살에 시작해서 마흔다섯까지 이어졌다. 대숲이 있는 임야를 사들여 대나무 아래 무수한 시체들을 묻었다. 단 한 번의 체포나 구금도 없었고, 엉뚱한 사람들이 억울하게 잡혀 들어갔다. DNA검사도 폐쇄회로 TV도 없던 시절이라 가능했다. 베개로 눌러 죽인 아버지가 창세기였고, 마지막 제물은 은희 엄마였다. 그녀를 묻고 오던 길에 차가 전복됐고 뇌수술을 받았다. 사고의 충격으로 돌연한 정적과 평온이 찾아왔다. 뇌 충격이 살인에 흥미를 잃게 만든 요인이었다. 은희 엄마는 딸만은 살려달라고 애원했었고, 그 약속을 끝까지 지키고 싶었다. 


나는 처음부터 내가 아버지를 죽인다는 것을, 죽이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후에 잊은 적도 없다. 나머지 살인들은 첫 살인의 후렴구였다. 손에 피를 묻힐 때마다 첫 살인의 그림자를 의식했다. 그러나 인생의 종막에 나는 내가 저지른 모든 악행을 잊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스스로를 용서할 필요도 능력도 없는 자가 된다. 절름발이 오이디푸스는 늙어서 비로소 깨달은 인간, 성숙한 인간이 되지만 나는 어린아이가 된다. -p129


<반야심경>의 글귀가 극의 초반과 종반부에 등장한다. 그 중심사상은 공(空)이니, 자꾸만 비워져 가는 그의 기억와 더불어 온통 비워져 있던 그의 삶을 지칭한 것이 아닐까. 불확실한 그의 기록은 자기 자신과도 불일치하며 서서히 붕괴해간다. 잘못된 인식과 고집으로, 종국에는 자신의 치부를 드러낸 채 소실되고 만다. 결국 '이 모든 게 치매 노인의 망상이었을 뿐'이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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