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훅스, 당신과 나의 공동체
벨 훅스 지음, 김동진 옮김 / 학이시습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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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깨어 있으며, 행동을 바꾸어 가고, 사랑이 있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우리는 그 길을 찾아 나서고, 함께 나서기를 멈추지 않아야 한다. 언제나 사랑과 환대를 놓지 않고 그 길을 찾아 나설 우리의 가능성을 나는 오늘도 믿는다. 그 길에 당신과 함께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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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말 찾기
홍승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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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자유해요”라며 그가 건네는 이야기는 그의 다양한 경험, 그 속을 견디며 분투해온 저항, 그 저항이 연결되어 만난 용기와 연대를 나 혼자의 몫으로 끌어안고 숨겨버리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내어놓고 손 내미는 행위로 내게로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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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말 찾기
홍승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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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하는 홍승은 작가의 네 번째 단독 저서, <숨은 말 찾기>를 읽었다.
그의 첫 책인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가 나왔을 때, 그 책을 읽고 위로와 용기를 받으며 페미니스트 동료들과 함께 글쓰기 시간을 가졌었고, 나는 그때 그가 쓴 글로 나도 빚을 지고, 빛을 나누고 있다고 그의 두 번째 책을 읽고 쓴 글에 기록해두었다. ‘바지런히 누군가의 사유와 언어를 읽고, 타인의 흔적을 만난 어떤 사람’인 홍승은의 네 번째 책에는 그 후 다양한 강연 공간과 길 위를 오가며 전해 온 이야기들과 그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나눈 말과 연대에 대해, 고민한 생각과 책임에 대해 담겨 있는 듯 했다. “당신과 내 안에 숨은 ‘아직 하지 않은 말’을 찾아서” 홍승은이 “건네는 숨은 말을 찾기 위한 용기의 이야기”가 <숨은 말 찾기>에 참 따소롬하게도 담겨 있다.
‘숨기와 드러내기, 외면하기와 응시하기, 침묵하기와 말하기 사이’에서 여전히 갈등하는 그가 낯선 문장들 앞에 용기 내어 서고, 말하고, 글을 쓴 건 왜일까. 그가 쓴 문장 “나에게는 하고 싶은 말이 있었으니까. 편견을 먹고 자라는 성장 위주의 언어가 아닌, 편견을 해체하고 세계를 돌보는 언어. 배제가 아닌 연대의 언어. 나를 자유롭게 한 언어.”에 대해 그는 자신뿐 아니라 사랑을 담아 다정스럽게도 ‘당신’에게도 건네고 싶어서. 때론 눈을 질끈 감고 싶어질 지라도, 멈추지 않고 계속 하는 건 그렇게 닿길 바라는 이야기들이 존재하여서. “함께 자유해요”라며 그가 건네는 이야기는 그의 다양한 경험, 그 속을 견디며 분투해온 저항, 그 저항이 연결되어 만난 용기와 연대를 나 혼자의 몫으로 끌어안고 숨겨버리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내어놓고 손 내미는 행위로 내게로 닿았다.
“자연스럽게 권력을 누리면서도 그 사실을 모르는 자”들이 판을 치고 협소한 ‘정상성’이란 권력을 쥐고 있는 세상에서 “‘시민’에서 배제된 자”들이 강철 같은 벽을 부수고, 외치고, 함께 만들어 온 파열음과 “그들은 말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덕분에 나는 그들의 불편한 언어를 들으며 무럭무럭 자랐다. 불편해서 무해한 말들, 불편해서 나를 우리로 확장하는 말들을.” 통해 무럭무럭 자라나고, 깊이 사유하고 확장해온 홍승은이 건네는 치열한 고민이 담긴 말들은 무해하지만, 강력한 힘이 존재한다. 그의 글과 말은 내게도 분명 용기로 존재했고, 그리하여 나 역시 그에게 용기가 되는 작은 연결로 지금-여기에 존재하고 싶어진다.
아, 그리고 이 책의 또 하나의 미덕은 정말 잘 읽힌다는 것이다. 매우 잘 읽혔고, 연결의 이야기들이 좋았다. 물론 잘 읽히는 만큼 정말 자주 멈추게 되었다. 말이 지나간 자리의 기록을 읽으며 곰곰 생각을 하고, 울컥하는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 책을 덮고 멈추는 시간이 필요하곤 했다. 말하기와 쓰기, 읽기는 이것들을 가능케 한다. 자신을 향한 무수한 오해와 편견의 말들, ‘그 파편이 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 일상을 단단히’ 잡고 ‘매일 하루를 살아낸’ 그가 고맙다.
차별에 균열을 내면서도 사랑을 말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이러한 작가가 존재하는 세상에는 충실한 독자와 읽기의 사람도 필요하다. 나는 기꺼이 그에게 그런 지지자가 되려 한다. 독자의 읽기의 시간에서 그 독자 역시 그 속에서 ‘숨은 말’을 찾고 자신의 몸에 존재하는 말을 찾을 수 있다. 우리의 세계는, ‘숨은 말’이 담긴 내 몸은, 아직 내가 편안하고 어울릴만한 목소리를 찾고 있는 중인 ‘나’의 시간은 “물거품이 일고 소용돌이 치고 굽이치다가 부딪쳐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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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말이 될 때>는 크론병과 섬유근육통을 경험하며 살아가는 안희제, 이다울 두 사람의 편지로 이루어진 책이다. 두 사람의 각각의 책인 <난치의 상상력><천장의 무늬> 모두 잘 읽었던 터라 두 책의 저자들의 편지로 이루어진 <몸이 말이 될 때>는 단박에 읽고 싶다고 생각한 책이었다. 각자의 아픈 몸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던 책들과는 또 달리 서로가 편지를 나누니까, 또 어떻게 아픈 몸의 세계가 넓혀질까,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까, 하면서 말이다. (요즘 출판사 기획 책들에서 편지로 이루어진 책들이 보인다. 이 책 역시 동녘출판사의 편지 시리즈로 맞불이란 이름을 가지고 나온 책이다. 서평이벤트로 책을 받아서 감사히 잘 읽었다.)

 

외부에 내보이는 모든 글이 그렇겠지만 편지로 내보이는 글은 불특정한 독자라는 대상과 함께 그 전에 특정한 수신자와 발신자가 있기 마련이라 저자 안희제가 말하는 편지란 실패하는 글쓰기라고 한 것이 이 책의 시작부터 인상 깊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아픈 몸과 비슷한 세대라는 동일성을 가지고 있지만, 너무 다름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기도 했다. ‘아픈 몸이란 것만으로 동일함만을 끄집어내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다름의 차이들을 발견하게 되면서 편지는 오해의 지점을 만들기도 했지만, 또 그 오해에 대해 자신의 언어로 풀어나가며 조금씩 이해랄까.. 혹은 받아들이게 되는 지점들을 만들어 가는데, 이런 지점 그 자체가 어쩌면 두 사람이 갖고 있던 것에서의 확장이 아닐까 싶어서 편지를 나누기 전에 알 수 없었던 미지의 세계로 진입한 것으로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안희제는 아픈 사람의 시간을 설명하는데도 주디스 핼버스탬이 말한 퀴어의 시간이 중요한 설명이 될 것이라고 했고, 동의한다. ‘이성애’ ‘정상 가족규범 속에서 제도권 (이성애)결혼 전, 이루어야 할 청년기의 몫들, 가족의 모양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하나의 틀들에 대해서 폭로하는 퀴어의 시간처럼 아픈 몸으로 이루어진 서사는 조금 다른 시간을 갖게 되고, 그 조금 다른 시간은 건강한’ ‘비장애인중심 사회에 균열을 만들어내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작년, 여름 갑작스레 쓰러져 병원을 가게 되고, 그 뒤 매일 약을 먹게 되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가는 사람으로 살게 되었다. 사람들이 왜?라고 물을 때, 간단하게 설명할 수 없음에 대해 경험하면서 아픈 몸이 사회에서 과학적/의학적으로 재단되기 쉽지만, 그것을 풀어내는 데에는 결코 그런 방식으로 충분하지 않음에 대해 알게 되었다.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생각하면서 무사히 할머니가 되는 것이 꿈이 된 사람이지만, 사실 여전히 잘 모르겠다.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지. 아프기 전부터도 그랬지만, 더욱 잡히지도 않는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거나 계획하기보단 보이는 당분간의 계획을 생각하곤 한다. 그건 가난한 생활에서 비롯된 것이었지만, 아픈 몸으로서도 그렇다는 것을 알아가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여전히 쉽지는 않지만 계속해서 함께 가야 할 길이라는 것만은 잘 안다. 그리고 그 질병/질환들을 설명할 언어들이 많이 없었던 건강 최고사회였음을 자각하며, 더욱 많은 몸들의 이야기, 질병의 언어들이 만들어지고, 드러나야 함에 대해 생각한다.

 

질병의 언어들에 대해 만들어가는 두 사람의 편지로 이루어진 책을 읽으면서도 내내 몸은 노곤하고 피로했지만, 마음은 차분했다. 뭐랄까, 방전이 늘 예고되어 있는 몸이지만 오늘도 살아간다, 고 생각으로 이어졌고 거기에서 오는 것이 불안보단 받아들임의 태도를 취하고 싶단 바람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마음이 들었다. 공교롭게 최근 읽은 여러 책에서 혼자가 아니라는 감각에 대한 글귀가 나오는데, 단지 그 글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말 그 감각에 대해 더욱 알아가고, 만들어가고 싶다. 더 많은 몸들이 만들어낼 말들을 기대하며

p35-36 주디스 핼버스탬이라는 학자는 에이즈가 미국의 게이 공동체에 큰 타격을 주어서 게이들이 미래를 상상하기 어려워진 시기에, ‘미래’가 아닌 ‘현재’에 집중하는 퀴어의 시간이 등장했다고 말하더라고요. 나아가 그 시간이 폭로하는 게 어릴 때는 공부하다가 청년의 시기에 취업해서 일하고, ‘적령기’가 되면 ‘이성’을 만나서 결혼하고 ‘자녀’를 낳아 가정을 꾸리며 늙어가는 기존 사회의 가족, 재생산중심적인 생애 주기라는 것도요.
저는 그런 점에서 퀴어의 시간이 아픈 사람의 시간을 설명하는 데에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p46 왜 몸이 아픈지 이유를 모르는 것은 성가심을 넘어 커다란 공포로 작동했습니다. 저의 모든 일거수일투족이 검열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p48 아픈 사람들의 보편적인 언어가 차곡차곡 모인다면, 주류적 시간을 벗어난 시간 또한 조금씩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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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그리고 엄마
마야 안젤루 지음, 이은선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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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가 동력이 됨에 너무나 공감하지만, 삶은 하나의 감정만이 아닌 용서와 이해와 감사로도 가득 이뤄질 수 있음을 다시금 생각했다. 누군가의 엄마가 되진 않기로 했지만, 나의 엄마와 내 벗들과 서로를 사랑하며 서로에게 엄마가 되어줄 수 있겠지. 서로에게 곁이 되어준 이 엄마와 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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