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글은 어둡고 무겁고 슬픈이야기이다. 너무 무거워서 그만 읽기에는 글이 아주 아름답다.
-희랍어시간, 파란돌. 산문. 시들.
고인이된 최인호 영전에 쓴 글의 제목처럼 (아름다운 것에 대하여) 인생의 아름다움을 주로 하는 한강작가의 글을 읽고 싶다. 슬픔속에서 찾아내는 처연한 아름다움이 아닌, 찬란한 빛깔의 아름다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바는 이것이다. 마음이 나침반, 즉에로스의 자동 유도장치와 같다면, 우리 마음이 우리의 자이신 창조주를 가리킬 수 있도록 그것을 정기적으로) 재조정해야 한다. 우리의 궁극적 사랑과 갈망, 욕망, 열망이 습득되는 것임을 인식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사랑이 습관이라면, 본보기를 모방하고 오랜 시간에 걸쳐 우리 마음을 특정한 목적을 지향하게 만드는 실천에 몰입함으로써 마음의 눈금을 재조정할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일차적으로 무엇을 사랑해야 하는지에관한 정보를 습득함으로써가 아니라 어떻게 사랑하는지에 관한습관을 형성하는 실천을 통해서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이런 종류의 실천이 욕망의 "교수법"이다. 우리에게 정보를 전달하는강의와 비슷하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정서를 형성하고 안내하는 의례이기 때문이다. - P41

"그리스도의 평강이 너희 마음을 주장하게 하라. 너희는 평강을 위하여 한 몸으로 부르심을 받았나니 너희는 또한감사하는 자가 되라. 그리스도의 말씀이 너희 속에 풍성히 거하여 모든 지혜로 피차 가르치며 권면하고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를 부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골3:15-16바울이 묘사하는 내용은 우리가 부르심을 받은 "몸"인교회의 예배와 비슷하게 들린다. 이제 우리는 상관관계를 이해할수 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말씀이 우리 안에 풍성히 거하게함으로써, 서로 가르치고 권면함으로써,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를 부름으로써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옷 입고 12-14절 사랑이라는 덕을 "입는다." 기독교 예배라는 실천이 우리의 사랑을 훈련한다. 예배는 오실 왕국을 위한 실천이며, 우리를 하나님나라의시민으로 길러낸다.
기도교 - P48

실천이 습관을낳았고, 이제 그 습관은 내가 그 실천과 그 실천이 약속하는 바(건강, 활력, 단잠, 정서적 안정)를 원하게 만들었다. 새로운 갈망을갖게 되었다. 내가 5킬로미터 달리기를 원하고 출장 중에도 시간을 쪼개서 러닝머신에서 운동을 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 P103

이것은 ‘카르디아‘에 가 닿는 배움, 학생들이 세상에 관해생각하는 능력을 길러 주는 동시에 세상을 사랑하도록 부르심을 받는 이들이 갖춰야 할 습관을 형성하는 배움이다.
습관의 영적 힘에 초점을 맞추는 가르침과 배움에서는 작은 것이 축적되었을 때 나타나는 힘, 사소한 실천이 지닌 형성적 힘을 인식한다. 공동체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반복된 작은행동은 형성적 효과를 발휘한다(왜 미국 공립학교가 매일 그들 나름의 신조, 즉 국기에 대한 맹세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생각하는가?).
위니 더 푸가 말했듯이, "때로는 가장 작은 것들이 네 마음에서가장 큰 자리를 차지한다." - P247

내 말을 정교하게 해 주시고
내 입술에하나님의 복을 부어 주소서.

나에게명민한 마음과 기억하는 능력과
배움의 기술과
해석하는 날카로움과말의 유창함을 주소서.


주께서내일의 시작을 인도하시고,
그 진보를 이끌어 주시고,
완성해 주시기를 원하나이다.


- 공부하기 전에 드리는 기도. 중
토마스 아퀴나스 - P26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더 살아낸 뒤
죽기 전의 순간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인생을 꽉 껴안아보았어.
(글쓰기로.)

사람들을 만났어.
아주 깊게 진하게.
(글쓰기로.)

충분히 살아냈어.
(글쓰기로.)

햇빛.
햇빛을 오래 바라봤어 - P166

열두 살에 그 사진첩을 본 이후 품게 된 나의 의문들은이런 것이었다. 인간은 어떻게 이토록 폭력적인가? 동시에 인간은 어떻게 그토록 압도적인 폭력의 반대편에 설수 있는가? 우리가 인간이라는 종에 속한다는 사실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인간의 참혹과 존엄 사이에서, 두벼랑 사이를 잇는 불가능한 허공의 길을 건너려면 죽은자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어린 동호가 어머니의 손을 힘껏 끌고 햇빛이 비치는 쪽으로 걸었던 것처럼. - P20

이 소설의 한국어 제목은 『소년이 온다』이다. ‘온다‘는
‘오다‘라는 동사의 현재형이다. 너라고, 혹은 당신이라고2인칭으로 불리는 순간 희끄무레한 어둠 속에서 깨어난소년이 혼의 걸음걸이로 현재를 향해 다가온다. 점점 더가까이 걸어와 현재가 된다. 인간의 잔혹성과 존엄함이극한의 형태로 동시에 존재했던 시공간을 광주라고 부를때, 광주는 더 이상 한 도시를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가 된다는 것을 나는 이 책을 쓰는 동안 알게되었다. 시간과 공간을 건너 계속해서 우리에게 되돌아오는 현재형이라는 것을.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 P21

한편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2021년 가을까지, 나는 줄곧 다음의 두 질문이 나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왔었다.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

이 두 질문 사이의 긴장과 내적 투쟁이 내 글쓰기를 밀고 온 동력이었다고 오랫동안 믿어왔다. - P28

필멸하는 존재로서 따뜻한 피가 흐르는 몸을 가진 내가 느끼는 그 생생한 감각들을 전류처럼 문장들에 불어넣으려 하고, 그 전류가 읽는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것을 느낄 때면 놀라고 감동한다. 언어가 우리를 잇는 실이라는것을, 생명의 빛과 전류가 흐르는 그 실에 나의 질문들이접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에 그 실에 연결되어주었고, 연결되어줄 모든 분들에게 마음 깊은 감사의인사를 드린다.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 © The Nobel Foundation 2024(29) - P2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의 학문은 진리를 탐구하는 것이고, 그래서 서로 일맥상통한다.
운명, 낙천, : 하나님의 말씀과 비슷하다. 진리는 천하에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사서삼경‘이라고 할 때 삼경이 바로 <시경>·<서경>·<역경》인데, 역경은 그중에서도 최고의 경전으로 대우받는다. 주역은 ‘주나라의 역‘이라는 뜻이다. 원래의 역경은 주나라가 아닌 은(殷)나라(기원전 1600년경~기원전 1046년경)의 점인(人)들이 정립했다. 그러다가 은나라를 멸하고 들어선 주나라가 자신들의이름을 붙여 주역이라 명명했기에 오늘날 주역이라는 이름이더 익숙한 것뿐이다. - P8

역경은 ‘역에 대한 경전‘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역(易)은 ‘세상만물의 전개 법칙‘을 가리킨다. 갑골점을 통해 하늘이 계시한세상 만물의 전개 법칙을 담고 있는 것이다.

세상 만물의 전개 법칙(존재 법칙)을 담고 있으므로, 이는 그대로 인간의 삶과 이 세상에 대한 근본 통찰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역경이 단지 점치는 책에 머물지 않고 유교와 도교의 최고 경전이 된 것이다.
역경에 심취했던 공자는 길을 떠날 때도 항상 역경을 지니고다녔고, 밤에는 머리맡에 두었다가 잠들기 전 언제나 역경을 읽었다. 그리하여 책을 묶은 가죽끈이 세 번 끊어지도록 역경을읽고 또 읽었다는 ‘위편삼절(三絶)‘의 고사를 남겼다. - P9

길(吉)이란 바라는것을 얻은 경우‘를 말하고, 흉(凶)은 ‘얻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회는 바라는 것을 얻긴 얻었는데 무언가 마음에 걸리는 것(미련, 아쉬움, 회한 등)이 남는 경우‘를 말한다. 린()은 ‘바라는 결과를 얻긴 했지만 그 주어진 결과가 좀 인색한 경우‘를 가리킨다. - P30

역경에서 ‘정(貞)하다‘는 표현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꺾이지 않고 처음에 품었던 뜻을 올곧게, 굳게 지킨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가리킨다 - P38

命은 원래 하늘이 내린 천명(天命)을 뜻한다. 또한사람은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하늘로부터 무언가 받은 명이 있고, 이를 이루라고 주어진 것이 사람의 ‘목숨‘이라는 뜻에서 ‘목숨명자로도 쓰이고 있다. 생명(生命), 수명(壽命)에도 명이 들어 있는데, 이는 천명을 완수하라고 주어진 것이 생명이고 수명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제 비로소 운(運)과 명(命)이 합쳐진 운명(運命)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다. 운명이란 길흉의 질곡을 뚫고 자신에게 부여된 명을 향해 운전해 가는 것이다. - P44

가고자하는 바에서 의미가 생겨나기때문이다. 그리하여 모든 좋은 일이 길 위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진리를 ‘길‘이라는 뜻의 도(道)라 말하는 것이다.
[그림 기에서 군자가 인생 여행을 하는 동안 마주치는 괘 하나하나가 도요, 길이다. - P91

그 어원은 辛 (매둘신, 글자를 새기는 조각칼)과 이 합쳐진 글자인데, 글자를 새기는 조각칼로 무언가[E]를 새기는 모습이다. 이는 청동기에글을 새겨 넣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章의 원형적 의미는 타인과 구별되는 그 사람만의 일생의 핵심을 짧게 밝힌 글‘ - P14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 Martin Heidegger 는 이렇게 말했다.
언어는 구획된 성역, 다시 말해 존재의 집이다.
언어는 존재가 드러나는 장소다. 모든 존재는 언어에 의해존재한다.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없는 존재는 누구도 인식하거나 전달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언어는 존재가 머무는 곳이며, 세계와 사물을 인식하는 통로다.
또 영국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Ludwig Wittgenstein 은 이렇게 말했다.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생각의 한계다.
말은 생각의 표현이다. 생각할 수 없다면 말할 수도 없다. 생각할 수 없는 것은 논리의 한계를 넘어서기에 세계의 한계를넘어선다. 내 생각의 범위는 내 언어의 범위와 정비례한다.
내 말의 품격은 곧 내 생각의 품격이며, 나아가 내 인생의 품격이다. - P92

중국의 대표적 심리 상담 플랫폼인 레몬 심리가 지은 책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에 이런 말이 나온다.
누구나 기분을 드러낸다. 내 기분은 내 선에서 끝내야 하는데 나도 모르게 겉으로 드러난다. 하지만 기분과 태도는 별개다. 내 안에서 저절로 생기는 기분이 스스로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면, 태도는 다르다. 좋은 태도를 보여주고 싶다면,
소중한 사람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만 있다면, 우리는 충분히 태도를 선택할 수 있다. - P1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