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수전 손택의 말>.

-손택은 '캠프' 이론을 통해 포스트모더니즘과 모더니즘의 갈등 사이에 새로운 불을 지핀 여성 지식인이다. 그녀의 발언들은 한 여성이 지식인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갈등을 걸치고 사유의 한계를 극복해 냈어야 하는지를 솔직하게 고백한다. 당시 '사유'는 사유로서의 본질과 다르게 남성 중심으로 편재되어 있었고, 그로 인해 오히려 억압되고 자유를 포기당해야 했다. 여성의 발언은 쉽게 방종으로 치부되기 일쑤였다. 수전 손택은 자유와 방종의 차이를 지적하며 자유로운 사유와 새로운 개념의 도출을 가능케 했고, 그녀의 예민한 시선은 고통의 윤리를 포착하기에 이르렀다. 사람들이 폭력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윤리적으로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마음의 힘>. 강상중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이후, 재난의 상황에서 맨 먼저 일어나는 건 책임의 전가다. 상처입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쉽고도 가장 최악의 방법이다. 그러나 재일조선인인 강상중은 어떤 상처로 인한 '분열'을 죽 겪어왔으며, 큰 상처로 인해 그의 생각을 어떤 방향으로 바꿔 나가야 할 지 치열하게 사유하고 고민한다. 그에게는 어떤 '범인'을 지적하는 폭력성이 없다. 이러한 폭력도 마음의 힘 중 하나다. 강상중을 단순히 자기계발서라는 편견으로 읽느냐, 아니면 그가 소세키와 몇몇 작품에 대해 소박하게 논하면서 점차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붓질을 하고 있다는 시선으로 읽느냐에 따라서, 우리는 강상중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거나 귀찮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사회에서는 어려운 말로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쉬운 말의 위로와 치밀한 분석이 더 위안이 되는 법이다.

 

,정치: 운명을 거스르는 이론> 로베르트 웅거

'사회는 어떻게 재구성되어야 하는가?' 정치가 단순히 어떤 생계구조의 지속이라면, 정치는 정치가 아니라 제도가 되어야 하며, 어느 누구도 정치를 할 필요가 없어진다. 사실상 정치는 책 제목처럼 '운명을 거스르는 행위'이며, 정치의 이론들은 그러한 행위를 현실화해줄 이론으로 규정된다.

 

 

 

 

 

 

 

<푸코 이후> 오모다 소노에 외 지음

재난의 상황에 처한 일본에 한국이 구호 물자를 보내주고 그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았을 때, 대부분 첫 반응은 비슷했다. 저 사람들은 저 와중에도 줄을 서네! 그 감탄사는 거의 경악에 가까웠다. 우리는 법에 익숙해지고, 관습에 익숙해져 있다. 사실상 본능에 치우쳐 약탈을 하든 관습에 익숙하게 줄을 서든 어떤 쪽도 비인간적이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 후 상황은 법과 관습의 무력화를 다시금 증명했고, 인간에 대해 되묻게 했다. 인간이 구조를 통해 생산되는 것이라면 과연 구조가 무너져 내렸을 때, 인간은 인간으로 살아남을 수있는가. 구조주의자인 푸코의 죽음 '이후', 어떤 사유가 가능할 것인지를 묻는 일본학자의 태도야 말로 어쩌면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후'일지도 모른다.

 

 

<씨네샹떼>

영화를 철학적으로 생각하겠다고 해서 영화가 무거워지는 것은 아니다. 영화 수업이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질지 궁금하다. 강신주의 '자유로운 사유'와 이상용의 경험을 통해, 이 책은 영화를 새롭게 보고 읽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 책이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어떤 깊이를 부여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기도 하다. 책에 대해 너무 기대하면 안된다는 속설도 있지만, 여하간 기대가 되는 걸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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