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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르노빌 다크 투어리즘 가이드>

 아즈마 히로키, 마티, 2015.3

 

  인간이 만들어낸 발명품 중 가장 대단한 것을 꼽자면, 그건 그들의 죽음을 앞당기는 무언가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체르노빌은 오염된 자연, 죽음의 공간으로 폐쇄되어 있었으며 인간에게는 인간 자신의 범죄에 대해 자각하게끔 만들었다. 체르노빌에 대해 만화를 그리거나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있었고, 이들은 체르노빌에 비닐 봉지로 둘둘 싸인 채 들어가고 체르노빌 주변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여러 감정들을 쏟아냈지만, 사실상 이는 체르노빌이라는 한 외국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그치는 일이 다수였다. 하지만 최근 원전 사고를 일으켜 광범위한 오염을 경험했던 일본인 아즈마 히로키가 바라본 체르노빌은, 과연 후쿠시마의 현재인가, 미래인가. '다크 투어리즘'은 어떤 맥락을 지닌 용어일까.

 

 <혐오와 수치심>

 마사 누스바움, 민음사, 2015.3

 책 소개에는 인간다움을 파괴하는 감정들이라고 나와 있다. 우리는 인권에 대해 지극히 긍정적인 면만을 강조하는데, 이는 인간은 긍정적인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선입견과 함께 불쾌한 감정들에 대해 어떻게 다가가야 할 지 모르겠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사 누스바움의 책 표제에서 언급되는 '혐오'와 '수치심'이라는 감정은 가장 복잡하며, 인간의 갈등을 초래하는 '나쁜 요소'일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본다면 인간의 윤리적 갈등을 자아내는 궁극적인 요소일 수도 있다. 우리는 '그들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라는 말에 두려움을 느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같은 존재가 아니다'라는 말에 더 꺼림칙해져야 할는지도 모른다.

 

 

<탐식의 시대>

레이철 로던, 다른 세상, 2015.3

 최근 사람들에게 떠오르고 있는 문화는 바로 '먹방문화', 먹을 것에 대한 관심이다. 왜 사람들은 갑자기 먹는 것으로 시선을 돌리는가? 입는 것도 들고 다니는 것도 아닌, 먹는 것을 통해 스스로를 '개성적인 존재'로 만들고자 한다. 때문에 식사는 늘 '탐식'이 되곤 한다. 먹는 양이 아닌 먹을 것으로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개성 표출'의 욕구에 대해. 비록 이 책이 그러한 개성화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지라도 '탐식'이라는 키워드에 대해서, 그 과거와 현재를 돌이켜 볼 수 있는 기회가 중요할 듯하다.

 

 

 

 

 

<대중들>

그린비, 2015.3

우리들은 대중이지만, 동시에 대중에 대해서 모른다. 그래서 대중들의 의견이 우리와 반대일 경우, 우리는 한없이 두려움을 느끼며 옳고 그름의 척도가 흔들리는 것을 느끼게 된다. 제프리 슈나프 등이 엮은 '대중들'이라는 총서에서는 각 장르별로 보이는 대중들에 대해 분석하며, '단체'라는 단어가 가져오는 힘과 가능성, 그리고 함정에 대해 속속들이 분석해 보고자 한다. 솔직히 이 책의 경우 대중들이라는 함정에 빠질 수 있는 현대인들이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고 생각하기에 신간평가단 페이퍼에 추천해 보고자 한다.

 

 

 

 

 

 

<마르크스는 이렇게 말하였다>

이진경, 꾸리에, 2015.3

 마르크스 학자로서 유명한 이진경의 책, 마르크스가 현재까지 언급되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의문을 지니지만, 그의 자본론은 과거에서부터 현재, 미래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예언서'가 되어 있다. 이러한 모순은 어디에서 출발하며, 마르크스가 진정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쩌면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그 실마리를 조금이라도 잡아볼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

 

 

 

 

 

 

<아우슈비츠의 여자들>

캐롤라인 무어헤드, 현실문학, 2015.3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이야기는 주로 남자들의 이야기였다. '수인'이었지만 '여자'였다는 자들에 대한 기록은 거의 남아 있지 않으며, 대부분 가스실로 보내졌다는 평이 다수였다. 이에 맞서듯 무어헤드의 <아우슈비츠의 여자들>은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하는지 아우슈비츠의 여자들이라는 제목까지 달고 나왔다. 한번 읽어 볼 수 있다면 좋겠다.

 

 

 

 

 

 

 

<하우스 스캔들>

 루시 워슬리, 을유, 2015.3

 

 집은 우리에게 휴식처인가, 아니면 또다른 전쟁터인가? 우리는 집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한국의 주말 드라마 대부분은 집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며, 우리는 거기에서 끊임없이 동맹을 맺고 적을 만들며, 1차와 2차, 3차까지 대전을 거듭한다. '각 가정은 각자의 이유로 불행하다'라고 톨스토이가 <안나 카레니나>에 대해 쓴 것처럼, 집에 얽힌 갈등은 집에 대한 기대에 보답하듯 더 큰 배신감과 복수로 찾아든다.

 

 

 

 

 

<젠더 무법자>

케이트 본스타인, 바다출판사, 2015.3

<젠더>는 여성만 뜻하는 용어인가? 우리는 <젠더>라는 말이 붙으면 곧장 고개를 내젓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주어진 역할에 대해 수긍하고 살아가는 것,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힘든 세상에서 어떻게 <젠더>를 고려해 보느냐고 하지만 사실상 '페미니즘 논쟁'이 불붙은 이 나라에서 <젠더>는 꼭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다. 과연 이러한 '무법적'이고 '무례한' 물음이, 우리의 생을 더 비참하게 만들까?

 

 

 

 

 

 

 

 

<마크 로스코>

 마크 로스코, 강신주, 민음사, 2015.3

 

 무슨 말이 필요하랴. 마크 로스코인데. 사실 제일 읽고 싶고 제일 리뷰를 쓰고 싶은 책이다. 마크 로스코의 그림 앞에서 한없이 울고 있었다는 한 여자처럼, 나 또한 로스코의 조그만 복사본 앞에서 눈물을 떨군 적이 있었다. 그 경험은 로스코가 단순한 단면 화가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람들의 야유를 가볍게 무시할 수 있게 해주는 어떤 '접속'의 순간이었다. 그의 그림과 강신주의 글이 어떤 조화를 이룰지 궁금하고, 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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