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렌지와 빵칼
청예 지음 / 허블 / 2024년 7월
평점 :
오영아. 혼자 사는 27세의 유치원 여교사.
잘 웃고 배려도 잘하는 것이 그녀의 장점이었는데, 어쩌다가 웃는 법을 잊어버리고 치료센터에 방문하게 된 걸까?
p23 웃음을 상실한 지가 너무 오래됐다. 취업 전 까지만 해도 별거 아닌 일에 웃을 수 있는, 이른바 ‘실없는 웃음’이라는 능력을 보유한 사람이었는데 어느 순간 능력을 잃어버렸다.
p87 한 여름날에야 겨울을 바라게 된 사람처럼. 머리가 삼켜진 다음에서야 팔다리는 물리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 곤충처럼. 수장된 다음에야 아가미가 있음을 깨달은 물고기처럼. 텅 빈 복도를 걷고 나서야 방학이 왔음을 깨달은 아이처럼. 확실해졌다. 여기에서 불행한 건 오직 나 하나였고, 나는 달라질 수 있었다. 그러니 나는 상담을 받아야만 했다.
그냥 하루하루 평범한 날처럼 일상적인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처럼 다가왔다.
우리는 일상을 살면서 모든 상황에서 감정을 솔직히 들어내며 살아가는 걸까?
지나온 나의 일상을 되짚어보게 된다.
내가 영아와 다른 점은 무엇일지, 내가 영아의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지에 대해 책을 읽다말고 깊은 생각에 잠깐 잠기어 보았다.
처음에 영아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살아가면서 나의 감정과 다르게 잘 웃고, 잘 배려하며, 잘 참으면서 살아가야 하는 걸까? 그 감정을 잘 모르는 것 때문에 자신에게 답답해하며 이유조차 모르고 살아가는 걸까?
답답했던 감정에 그냥 해왔던 것처럼 무디게 살아가는 걸까?
나의 감정을 내가 굳건히 지키지 못한다면 살아가는 평생 딜레마 속에서 허우적 될지도 모른다.
p171 때로는 억압이 존엄을 지킨다.
기압에 의해 몸의 형태를 유지하는 지상의 모든 생명체들처럼.
- 허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오렌지와빵칼 #청예 #허블
#가제본 #소설 #가제본
@hubble_books
@dongasia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