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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준 PD 제주도 한 달 살기 - PD의 시선으로 본 제주 탐방 다이어리
송일준 지음, 이민 그림 / 스타북스 / 2021년 5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주도에서의 한 달 살이, 쳇바퀴 같은 일상에 지친 분들이라면 한 번쯤 꿈꿔본 로망중에 하나일 것이다. 아무 부담없이 배낭과 지도만 들고 집을 훌쩍 떠나 타지에서 시간을 보내고 온다면 그것만으로도 힐링이 될 것이다. 가장 편안한 공간이 되어야 할 집이지만 집에 있어도 온갖 집안일과 이런저런 걱정에 쉬어도 쉬는 게 아니라 한다. 그러기에 객지에서의 한달살이 탐방기는 더 의미있게 다가온다.
저자는 오랜 PD생활 후 광주 mbc사장을 거쳐 정든 방송국 생활을 마무리 짓게 된다. PD수첩의 대표적인 얼굴인 저자의 세밀한 시선으로 바라본 제주도의 또다른 면모를 만나보도록 하자.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면 이거저거 따질거없이 지금 당장 떠나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꿈만 꾸지 말고 가슴 대신 다리가 떨리기 전에 떠나라는 말이 인상깊게 다가온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저자의 여행기가 순차적으로 담겨있는데 일기 형식으로 진행돼 부담없이 술술 읽어나갈 수 있다.
첫 시작은 완도이다. 전복으로 유명한 완도에서 전복 코스요리로 다이어트 요정에게 굴복한 저자는 산해진미를 맛보게 된다. 제주도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실었을 때 자신을 알아보는 전 직장 직원을 만나 세상이 좁음을 느끼고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시간들에 새로움을 느낀다.
제주도는 돌이 많고 바람이 많이 불고 여자가 많다는 뜻에서 삼다도라고 불린다. 제주 공항에 발을 내딛으면 불어오는 억센 바람에 이를 체감할 수 있다. '아기 업은 돌' 모양의 바위가 있는 비양도는 인간극장에 나와 이목을 끌었다. 정권 독재가 심각하던 시절 당시 윗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어 표창받은 인물을 골라 한 달에 한 번 꼴로 그런분들을 방송에 내보냈지만 시민항쟁 이후 민주화 요구가 분출돼 비양도 편은 1년 후에 방송할 수 있었다 한다.
당시의 현장을 생생히 기억하는 저자의 시선으로 인해 "제주도 한 달 살기"는 생동감을 준다. 티비 프로그램 1박2일에서 시즌1에서 만났던 엉또폭포는 비가 와야만 만날 수 있는 엉뚱한 폭포이다. 원나라가 숨겨놓은 금은보화에 관한 전설이 있어 묘한 재미를 준다. 모슬포항을 지나 한라산에 등반한 저자는 병풍바위를 지나 나오는 쉼터에서 바위 앞 풀 위에 드러누워 햇살을 만끽한다.
제주 돌 문화공원에서 만난 반달같은 오름은 근사했다고 한다. 돌 박물관, 오백나한박물관, 야외 전시장, 돌 한마을이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지만 아직 개장 전이라고 한다. 과연 돌이 유명한 제주도답게 돌 관련 박물관과 문화공원이 많은듯하다. 저자의 제주도 한 달 살기는 눈 깜짝할 새 마무리됐지만 앞으로의 여행은 쭉 계속될 것이다. 제주도의 구석구석을 만나볼 수 있어 눈이 즐거웠다. 저자의 인생 2막을 진심으로 응원드린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