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빨개지는 아이
장 자끄 상뻬 글 그림, 김호영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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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빨개지는 아이는 이유 없이 얼굴이 빨개진다. 그보다 놀라운 사실은 얼굴이 빨개져야 할 때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는 점차 외톨이가 되어간다. 그때 만난 사람이 바로 재채기를 하는 아이다.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는 재채기를 하는 아이와 같이 있을 때면 즐겁다. 때로는 둘이 함께 있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편안함을 느낀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들의 이상한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지(?)에 이른다.

보통의 사람들과 다르다는 사실은 그 당사자를 제법 괴롭게 한다. 하지만 그런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났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더구나 동병상련을 느낄 만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라면 그 위안감은 배가 될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함께 있을 때 무엇도 하지 않지만 존재 자체만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진정한 우정이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귀여운 그림체와 적은 양의 글이 책을 후다닥 읽을 수 있게 만들어 주지만,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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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엄마와 인도 여행이라니! - 세 여자의 ‘코믹액숀’ 인도 방랑기
윤선영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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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주인공이 꼭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만한 대단한 사람일 필요는 없다. 어쩌면 우리 모두 한편으로는 대단하다고 칭송받아 마땅한 사람인 지도 모른다. 이 책은 문 밖을 나서면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은 평범한 엄마들의 이야기이자 용기가 대단한 세 사람의 여행기다. 어려워 보이는 어떤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용기를 내는 것이 아니라 아무런 편견을 갖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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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디~ 물 한잔 마시고 가 -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들과 함께 한 드라마같은 네팔이야기
황금명륜 지음 / 책틈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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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것을 거침없이 현실로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나는 참 부럽다. 왜냐하면 나는 걱정과 생각이 많아 쉽게 행동하지 못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골디는 내가 존경해 마지않는 그런 부류의 사람이다. 그녀의 열정이 내 가슴을 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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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삼촌 현기영 중단편전집 1
현기영 지음 / 창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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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떼고 나온 여자는 갈 곳이 없다. 가난한 도시노동자인 그녀는 방 보증금을 받아 방금 막 산부인과 문을 나선 까닭이다. 정신이 혼미한 와중에 죄의식까지 밀려온다.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지만 그럴 사람도 없다. 유일하게 떠올린 동숙이는 벌써 몇 달 전 다른 곳으로 떠났다고 했다.
실체도 없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며 달아나다 옷자락을 붙잡혔다. 다리를 대신할 목발을 놓친 남자는 맥없이 쓰러졌다. 갑자기 무슨 힘이 솟아났는지 그녀는 쓰러진 외발 남자를 일으켜 세웠다. 남자는 있지도 않은 다리에 가려움증을 느끼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자산에게도 어서 새살이 돋기를 바란다.


"하필 여기가 가려울까? 환장하겠네"
아저씨, 아저씨, 혹시 거기서 새살 돋아나오려는 거 아녜요? 봄 되니까 베어낸 그루터기에서 싹 트려고 가려울 거예요, 아저씨. 너는 굴다리 밖으로 나오면서 올봄에는 저 아저씨에게 미끈한 종아리가 진짜로 돋아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참, 나도 약방에 들러야겠다. 그 의사가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하려면 테라마이신을 사 먹으라고 했다. 어서 빨리 새살이 돋아나야지.
너는 약방 앞 쓰레기통 속에다 손수건에 싼 금붕어를 미련 없이 집어넣어버린다.

- 꽃샘바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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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발 중국 아가씨
렌세이 나미오카 지음, 최인자 옮김 / 달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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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로소 왜 그토록 많은 어머니들이 딸들의 발을 묶는 풍습을 지켜왔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어머니들은 딸들을 잘 키워서 좋은 집으로 시집보내는 것을 가장 중요한 의무로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여자는 전족을 해야만 매력적이고 결혼을 힐 만한 자격이 있는 것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나는 어머니가 항상 두 언니와 남동생만 사랑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나처럼 어머니 속을 썩이는 법이 없었다. 어머니가 나에게 말을 걸 때는 야단을 치거나 잔소리할 때 뿐이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나 또한 사랑했던 것이다.

- p.180~181

"당신 말은 미국인들이 전족을 한 여자들을 놀린다는 건가요?"

- p.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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