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씨의 포옹
정은혜 지음 / 이야기장수 / 2022년 8월
평점 :
품절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의 영희,
그가 바로 은혜 씨였구나.


이미 모든 꿈을 다 이뤘다고, 항상 행복하다고 말하는 은혜 씨
그만 그리고 싶을 때는 없다고, 포기하지 않는다고 쓴 은혜 씨

너무 지쳤다고,
해야할 일이 너무 많아서 힘들다고,
도망가고 싶다고,
쉬고 싶지만 겁이 난다고,
하는 일이 날마다 엉망이라고,
지금은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내가

은혜 씨의 그림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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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심 좋은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기묘한 이야기가 나를 설레게 한다. 전혀 예측되지 않는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못 견디게 만든다. 그것은 이야기의 법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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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약한, 어쩌면 그 반대일 수도 있는 여성들의 삶.
삼천이와 새비, 영옥이와 희자, 미선 그리고 지연의 이야기.

나는 내 존재를 증명하지 않고 사는 법을 몰랐다. 어떤 성취로 증명되지 않는 나는 무가치한 쓰레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그 믿음은 나를 절망하게 했고 그래서 과도하게 노력하게 만들었다. - P156

할머니는 그런 엄마의 태도에 상처받았지만 상처받은 사실을 인정할 만큼 강하지 못해서 분노했고, 자주 엄마에게 자신의 공격성을 드러냈다. - P313

‘맞서다 두 대, 세 대 맞을 거, 이기지도 못할 거, 그냥 한 대 맞고 끝내면 되는 거야.‘ 나는 그 말을 하던 엄마의 얼굴을 떠올렸다. - P314

김희자 박사에게 갈 수 있는 한 가장 멀리 가라고 했던 새비 아주머니의 말을 나는 종종 생각했다. 그 말은 단순히 물리적 거리만을 뜻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딸이 다른 차원으로 가기를 바랐던 마음이었겠지. 본인은 느꼈던 현실의 중력이 더는 작용하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딸이 더 가벼워지고 더 자유로워지기를 바랐던 새비 아주머니의 마음을 나는 오래 생각했다. - P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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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는 자기 근황도 그런 식으로 돌았을지 모른다고 짐작했다. 걱정을 가장한 흥미의 형태로, 죄책감을 동반한 즐거움의 방식으로 화제에 올랐을 터였다.  - P92

당시 이수를 가장 힘들게 한 건 도화 혼자 어른이 돼가는 과정을 멀찍이서 지켜보는 일이었다. 도화의 말투와 표정, 화제가 변하는 걸, 도화의 세계가 점점 커져가는 걸, 그 확장의 힘이 자신을 밀어내는걸 감내하는 거였다. 게다가 도화는 국가가 인증하고 보증하는 시민이었다. 반면 자기는 뭐랄까, 학생도 직장인도 아닌 애매한 성인이었다. - P99

-이수야.
-응.
-나는 네가 돈이 없어서, 공무원이 못돼서, 전세금을 빼가서너랑 헤어지려는 게 아니야.
-......
-그냥 내 안에 있던 어떤 게 사라졌어. 그리고 그걸 되돌릴 수있는 방법은 없는 거 같아.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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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는 울고 있었다.
"네가 왜 이러는지 묻지 않을게. 알게 된다면 마음은 후련해지겠지만 그게 무슨 소용이겠니. 내가 너에게 잘못한 게 있다면, 용서하고 용서하지 않고는 너의 자유야. 나의 잘못 때문도 아니라면, 너의 사정 때문에 이러는 거라면 그게 무엇이든 나는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누군가의 말 때문에 날 오해했다면, 내 진심을 보지 못했다면 그건 정말 안타까운 일일 거야."
- P172

침묵은 나의 헐벗은 마음을 정직하게 보게 했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 누군가와 깊이 결합하여 분리되고 싶지 않은 마음, 잊고 싶은 마음, 잊고 싶지 않은 마음, 잊히고 싶은 마음, 잊히고 싶지 않은 마음, 온전히 이해받으면서도 해부되고 싶지 않은 마음,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 상처받아도 사랑하고 싶은 마음, 무엇보다도 한지를 보고 싶다는 마음을. -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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