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문제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85
카를 만하임 지음, 이남석 옮김 / 책세상 / 201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세대 문제」로 번역된 이 책의 원제는 "Das Problem der Generationen"으로, '세대의 문제' 또는 '세대라는 문제' 정도의 의미로 읽힐 수 있겠다. 이 논문의 전체 내용과 관련하여 이 제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이 글은 당대에 부각되었던 세대의 특징을 경험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기보다는, 세대라는 현상 일반의 특성을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세대에 관한 기존의 논의들을 비판하고 세대를 학문적 대상의 영역으로 삼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을 사회학의 관점에서 제시하고 있다. 본문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되는 것은 세대라는 현상이 결코 단순하지 않으며 매우 복잡하고 연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다음과 같은 결론으로 이어진다.


"…… 이러한 모든 것을 고려한다면, 자연법칙적인 규칙성과 더불어 작동하고 존재하는 세대요소는 정신적-사회적 수준에서 가장 정의하기 어렵고 간접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94)


나에게 이 결론은 다음과 같이 읽힌다. 세대론 같은 것 함부로 하지 말라. 대개의 세대론은 특정 세대의 성향을 주관적 관점에서 규정하거나 그들에게 기대하는 정치적 욕망을 투사하는 기능을 한다. 그런데 이들은 세대라는 현상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복잡성과 어려움을 충분히 감당하고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만하임은 이러한 기존의 세대 연구를 비판적으로 보면서 세대라는 (당대로서는) 새로운 현상을 사회학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방법론적 지침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번역본과 관련해 사소한 평을 덧붙이면, 역자의 의욕과 성실성이 곳곳에 배어 있지만 과도한 역자 주가 독서의 흐름을 방해할 때가 있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간혹 오역으로 생각되는 부분도 발견되는데, 이를테면 93쪽의 '시민화의 영역Zivilisationssphäre'는 단어 자체로 보건, 다음 줄에 이와 대비되어 사용된 "문화의 영역"에 비추어 보건 "문명 영역"이라 옮기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18세기 중후반 이래로 독일에는 문명과 문화를 대립하여 사용하는 사상적 맥락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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