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베버, 이 사람을 보라 - 학문과 지식은 세계를 어떻게 바꾸는가?
김덕영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여러모로 많이 아쉬운 책이었다. 저자가 독일에서 하빌리타치온을 취득한 귀한 연구자임을 생각할 때 아쉬움은 더 크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어느 한 인물을 다루는 책은 속성상 위인전이나 영웅전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면서 "만에 하나 독자들이 이 책을 위인적이나 영웅전으로 읽는다면, 그것은 온전히 공부가 좁고 얕은 나의 책임"이라고 밝혔다(9). 짐멜과 베버의 사회사상에 대한 연구 및 번역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그에게 공부가 부족하다고 할 자격이 내게는 부족하지만, 이 책은 나름의 관점을 가지고 인물을 평가한다기 보다는 베버에 대한 찬양에 가까웠던 것이 솔직한 감상이었다. 따라서 적어도 나에게는 베버라는 인물의 종합적인 면모나 그의 사상에 대한 폭넓은 이해에 이 책은 그다지 큰 기여를 하지 못하였다. 중간중간 제시되는 정보들이 부수적인 도움이 되었을 뿐이다.

 

내게 베버가 매력이 있는 것은 그가 사태의 복잡성을 인정한다는 점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는 어떤 사태를 무조건적으로 찬양하거나 지지하지도 않았으며 전적으로 반대하지도 않았다. 단지 그 사태가 불러일으킬 혹은 근거하고 있는 다양한 결과와 입장들을 고려할 뿐이다. 따라서 저자가 "대학과 학문 그리고 지식인의 근대성을 확보하라!"는 문장으로 베버가 시사하는 바를 요약한 것에 대해서는 쉽게 동의할 수 없다(348). 그는 사태의 객관적인 파악을 위해서는 이 세게의 비합리적인 영역, 이를테면 신념과 같은 것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고 보았으며, 분화를 포함한 현대의 많은 현상들을 그저 찬양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무엇을 '대가로 치르면서' 진행되고 있는가?"를 물었기 때문이다. (「사회학 및 경제학에서 가치중립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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