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신학 - 주권론에 관한 네 개의 장 그린비 크리티컬 컬렉션 12
칼 슈미트 지음, 김항 옮김 / 그린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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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자로서의 슈미트'는 정치의 본질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흔히 오해되는 것처럼 정치의 본질은 적과 동지의 구분이라는 식으로). 그가 물었던 것은 정치적인 것과 정치적이지 않은 것을 가르는 기준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그가 보기에 법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것은 법 자체의 논리성이라는 견해, 예외상태에 대해서도 법의 한도 내에서 결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은 동어반복에 불과했다.  

정상상태/비정상상태를 나눌 때부터, 주권의 존재를 상정하는 순간부터 비로소 법이라는 것이 가능하다. 최초의 그 순간을 가정하지 않고서는 법을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누가 결정할 것인가? 여기에는 답이 없다. 우리가 믿고 있는 정치세계는 합리적인 것으로 환원될 수 없다. 그것의 신학적인 성격을 인정해야만 이 모든 것이 가능해진다.  

 

(슈미트를 처음 읽는데 어떤 경로로 그의 사상에 접근해야 할지 모르겠다. 김항 등의 논자들은 슈미트를 최신의 정치철학적 논의와 결합시켜 읽으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위태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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