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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시계공 1
김탁환.정재승 지음, 김한민 그림 / 민음사 / 2010년 5월
평점 :
과학은 실용성에 근거한다. 과학의 연구 결과들이 언제쯤 실용화 될 수 있는 지 고민하는 것은 과학자들의 많은 고민들 중 한 가지이다.
문학은 현재에 담긴 많은 것들의 씨앗에 근거한다. 과거와 미래가 동시에 담겨 있는 씨앗과 같은 사건, 현상들에 주목하고, 어떻게 하면 가장 적절하게 형상화 할 것인가가 '문학하는' 이들의 많은 고민들 중에 으뜸되는 것에 속한다.
하여, 과학자와 소설가가 만났다. 그것도 최첨단의 과학을 가르친다는 KAIST에서 두 사람의 경력이 소설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생소하기 짝이없는 과학 용어들과 인물 설정. 그러나 여전히 문학이다. 사람이 사는 얘기라는 것이다.
사람이 과학의 결과물들을 몸 속으로 받아들일 때, 우리는 어디까지 사람으로 남을 수 있을까? 아니, 우리는 앞으로 얼마나 현생 인류를 보존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들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수많은 과학적 지식과 사건들로 직조된 소설 속에서 오히려 절실하게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것'들을 찾게 된다.
과학을 전공으로 하며 과학을 초월해보고 싶은 사람, 문학을 전공으로 하며 실용성의 문제 앞에서 고민하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이런 류의 책에 배명훈의 <<타워>> 같은 소설집이 있다. 확장적 읽기 또한 권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