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로 망한 조직, 한비자로 살린다 - 논어적 조직의 문제는 한비자가 해답이다!
모리야 아쓰시 지음, 하진수 옮김 / 시그마북스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논어로 망한 조직, 한비자로 살린다

 

제목부터 강렬하다. 논어로 망한 조직, 한비자로 살린다. 유가의 바이블이 공자의 어록이 담긴 논어와, 제가백가 중 법가의 바이블로 알려진 한비자. 마치 공자의 논어와 한비의 한비자의 진지한 이론 진검 대결처럼 느껴진다.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흥미로운 제목도 제목이지만, 한 권의 책으로 논어와 한비자의 핵심 내용들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사실 너무 바쁜 세상 속에서 한 권도 책조차 제대로 읽을 여유가 없는데, 동양 고전 정수로 널리 알려진 논어와 한비자를 한 권 책으로 읽을 수 있다니, 어찌 구미가 당기지 않겠는가? 이 책은 컨셉이 대단히 참신한 것 같다. 일반 고전 책들처럼 단순한 명구 나열이나 서술이 아닌, 유가와 법가 이론의 날선 대립이 매우 흥미진진하게 서술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자와 한비자의 조직관을 한 문장으로 나타낸 구절이 있는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논어- 무엇보다도 사람과 신용으로 관계를 맺어야 원활한 조직을 만들 수 있다.

한비자- 사람을 신용할 수 없으므로 배신이 불가능하게 제도를 구축해야 원활한 조직을 만들 수 있다.(30)

 

유가의 <논어>는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에 있어서 인간의 도덕, 덕치, 관대한 정치, 인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반해 법가의 <한비자>에는 조직에 속한 인간이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처세를 해야 하는지에 관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바꿔 말하면 한비자는 개인적인 측면에서 조직 내에서 살아 남기위한 다양한 방편이 마련되어 있는 매우 유용한 고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춘추전국시대 한비자가 살았던 시대가 바로 난세였고, 한비 또한 출사를 해서 벼슬에 뜻이 있었다. 그리고 한비의 법가사상을 본 진시황은 한비자의 이론에 매혹되어 실제로 그를 불러보고자 하였으나 당시 실세였던 이사는 한비가 등용되어 진시황의 총애를 받게 되면, 자신의 지위가 위태로울 것을 염려해 한비를 제거해 버린다. 만약 한비가 죽지 않고 진나라에 출사를 해서 진시황제를 보필했더라면, 중국의 역사는 또 어떻게 변했을지 모를 일이다.

 

공자의 가르침을 받드는 유가는 학문으로 법률을 혼란시킨다. 협객은 무력으로 금령을 망가트린다. 그런데도 군주까지 그 두 사람을 예우한다. 이것이야말로 세상이 어지러워지는 원인이다.(한비자, 오두편, 128)

유자가 말했다. 부모를 소중히 여기고 어른을 공경하는 사람이 윗사람에게 거스를 리가 없다. 윗사람에게 거스르지 않는 사람이 조직이 질서를 어지럽힐 리가 없다.(논어, 216)

 

유가와 법가, 사실 어느 하나가 맞고 틀리다고 할 수가 없다. 사실 사상이론은 서로 충돌하기 보다는 절충하는 것이 좋다. 실제 조직에서 두 이론 중 하나만을 고집한다면, 탈이 날 수 밖에 없다. 세상에 제자백가와 같이 수많은 학파의 다양한 이론이 존재하는 것은 싸우고 따지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부족하고 모자라는 부분을 채우고 보완하기 위해서다. 제자백가의 이론은 이론만을 보면, 모두가 다 훌륭하지만, 그 속에는 또 다른 문제점과 단점들이 있게 마련이다.

 

<한비자>법치<논어>덕치어느 한쪽만 사용했다가는 얼마되지 않아 문제에 부딪히게 되고 말 것이다. 둘 다 훌륭하지만 분명 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현대 기업들의 문제들은 덕치에만 치중되어 발생한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법치와 덕치는 상호보완적이라고 할 수 있다. <논어>의 대립 명제로 <한비자>가 나타난 만큼 덕치의 단점은 법치로 보완할 수 있고, 반대로 법치의 단점은 덕치로 보완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을 운영함에 있어서는 법치와 덕치의 균형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다른 여타의 책들처럼 단순한 고전 명구 풀이에 그치지 않고, 적절한 사례를 통해 고전의 내용을 현대적 시각과 의미로 재해석 한데 있다. 특히 저자의 명쾌한 해석과 풀이는 어려운 고전의 내용을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 놓았다. 고전은 배우는 게 아니라, 고전에서 배워야 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夫治法之至明者, 任數不任人

다스리는 자는 법에 맡기고, 사람에게 맡기지 않는다.(한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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