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치 가문 이야기 - 르네상스의 주역 현대지성 클래식 14
G.F. 영 지음, 이길상 옮김 / 현대지성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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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 가문 이야기

 

가문과 족보, 집안의 내력과 관련해서 굉장히 흥미로운 책 한 권을 만났다. 사실 우리나라만큼 가문과 족보를 따지고 중요시하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른 체 그저 성씨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본관과 항렬도 따지지 않고 남의 선조를 마치 자기네 조상들인 것처럼 떠벌리는 사람도 있으니 말이다. 이는 그만큼 자신의 집안과 가문이 뼈대 있는 집안임을 내세우려는 데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실 가문과 족보는 왕족과 귀족에게만 국한되어 있는 것으로 동양의 산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서양에서도 동양 못지 않게 가문을 중요하게 여겼다는 사실을 이제까지 왜 망각하고 있었는지 참으로 알 길이 없다. 메디치 가문, 세계사나 유럽의 역사 책을 접해본 이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메디치 가문은 유럽의 역사, 세계사에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유럽의 역사에 영향을 미친 메디치 가문 350년간의 흥미로운 역사를 다루고 있는데 특히 이 책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지동설의 정당성을 증명하고 자연과학을 발달시킨 갈릴레오,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으로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 신곡을 쓴 단테, 르네상스 양식의 창시자 도나텔로, 아름다운 성모상을 남긴 라파엘로, 군주론을 저술한 마키아벨리, 다비드 상을 조각한 미켈란젤로, 비너스의 탄생을 그린 보티첼리, 그리고 건축가인 브루넬레스코 등 이름만 들어도 탄성을 내지르게 하는 예술가와 학자, 사상가들이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 메디치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메디치가는 각 분야에 다양한 뛰어난 이들을 열정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철학, 문학, 역사, 예술이 부흥하는데 불을 지피며 피렌체에서 르네상스를 일으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또 메디치가는 공화제 도시 국가였던 이탈리아 피렌체의 지도자 대부분을 배출한 명문가이기다. 메디치가의 명성은 단지 그러한 정치적 영향력만으로 얻어진 것은 아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메디치가의 명성은 르네상스 시대를 풍미한 많은 인물을 후원한 데서 얻어졌다. 메디치 가문을 보면서 중국 춘추전국시대 수많은 식객들을 거느렸던 조나라의 평원군, 제나라의 맹상군, 위나라의 신릉군, 초나라의 춘신군 등 사공자가 생각나기도 하였다. 이른바 위대한 인물은 역사를 이끌지만, 위대한 가문은 역사를 만든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메디치 가문을 두고 한 말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 하나 메디치 가문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흔히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유럽의 르네상스’, ‘18세기 조선의 르네상스할 때 흔히 사용하는 이 르네상스 시대를 연 가문이 바로 메디치 가문이기 때문이다. ‘르네상스라는 말은 많이 접했고, 무심코 사용하는 경향이 많은데 사실상 르네상스시대를 연 가문이 바로 메디치 가문이다. 메디치 가문은 유럽의 중세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메디치가의 마지막 후손인 안나 마리아 루도비카는 후손 없이 숨을 거두며 가문의 전 재산을 피렌체 시민의 것으로 돌렸다. 특히 메디치가의 건물, 피렌체 공화국의 행정부 역할을 한 우피치(Uffizi)는 르네상스 시대의 다양한 미술 작품들로 인해 현재 세계 최고의 르네상스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우피치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메디치가의 흔적은 단지 한 가문의 역사가 아니라 인류의 역사로 남게 되었다. 유럽의 역사를 들추다보면, 꼭 한번은 접하게 되는 메디치 가문, 이 책을 통해 유럽의 역사와 이 가문의 관계에 대해 통찰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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