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름, 기행 - 제주를 두 번째 여행하는 당신을 위한 오름 40곳
손민호 지음 / 북하우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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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오름, 기행

 

오름의 맹주, 어승생악

어승생악 정상에서 한라산 정상부를 바라다보면, 산이 덩어리째 서 있는 아주 멋진 풍광을 볼 수 있다. 하여 어승생악 정상은 한라산의 북쪽 모습을 조망하는 최고의 포인트가 된다.

서우봉은 전망이 빼어난 오름이다. 물결 잔잔한 함덕 바다 뒤로 한라산이 보인다.

초록이 번지는 세상, 사려니숲길과 사려니 오름,

사려니숲길은 이름도 예쁘고, 길도 예쁘고, 이야기도 예쁜 길이다. 사려니숲길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이름에 담긴 뜻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려니숲길은 사려니오름 가는 길이다. 사려니라는 이름도 실상은 오름에서 빌려왔다. 사려니숲길은 비 내릴 때 더욱 좋다고 한다.

 

오름에 오르면 제주가 보인다는 말이 있다. 오름에 오름으로서 진짜 제주다운 제주를 만날 수 있다는 의미로 보면 될 것 같다. 사실상 오름은 제주의 그 어떤 관광명소보다 더 제주다운 제주의 매력이 담겨 있는 곳이다. 오름 이야기를 담고 있는 <제주 오름 기행>을 보면서 많은 다양한 오름을 만났다. 제주도를 가게 된다면 꼭 한번 가보고픈 오름도 있었다. 사실 제주도를 여행하면서 오름은 몇 번 가봤지만, 이 곳이 오름인 줄 모르고 간 곳이 대부분이었다. 진작에 오름에 관한 책이 있는 줄 알았더라면 미리 공부를 하고 갔을텐데, 아쉬움이 남았다.

업무든 휴양이든 일 년에 1~2차례는 꼭 제주도를 방문하게 되는 것 같다. 그렇게 해서 다녀온 횟수가 제법 된다. 한 번, 두 번 제주도를 다니다 보니, 사람들이 들끓는 유명 관광지보다는 제주 본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썩 그리 많이는 닿지 않는 제주다운 제주를 찾게 되는 것 같다. 제주의 숨은 비경을 자랑하는 명소는 여러 곳이 있겠지만, 최근 주목받고 있는 각광지가 바로 올레 길 코스에 있는 명소와 오름들인 것 같다. 오름은 제주의 자연생태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오름은 화산 분화구에 의해 생긴 야트막한 산을 의미하는데 제주도에는 이 오름이라는 이름의 산이 무려 368개나 있다고 한다. 올레길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오름, 오름이 가진 최고의 매력은 정상에 올라 제주도의 동서남북, 전후좌우를 마음껏 조망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리고 좋은 점은 맑고 깨끗한 제주의 청정 공기를 마음껏 들이키며, 겨우 30~40분 정도면 야트막한 정상에 올라 시시때때 변화무쌍한 제주의 다양한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368개의 제주 오름 중에서 여행자가 한 번쯤 들러보면 좋을 오름 40곳을 소개하고, ‘나다(화산 그리고 오름)’, ‘살다(사람 그리고 오름)’, ‘들다(숲 그리고 오름)’, ‘걷다(올레 그리고 오름)’, ‘울다(김영갑 그리고 오름)’의 다섯 개 주제로 분류해 놓고 다양한 이야기와 사연, 사진 등을 담고 있다. 사진이 주는 오름의 이미지는 보는 순간 직접 가서 보고 싶을 정도로 대단히 강렬했다.

가만 생각해보면, 일 년 사시사철 가운데 여행하기 가장 좋은 적기가 바로 지금 이 맘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여행이라는 단어를 연상하면, 나도 모르게 머리 속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이 바로 제주도이다. 산이 있고, 바다가 있으며, 천혜의 자연경관이 빚어낸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꼽으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두말 않고 제주를 꼽을 것이다. 물론 과거에는 비싼 항공료 때문에 제주 여행도 큰 마음먹고 가야했지만, 지금은 KTX 운임비 보다 더 저렴한 저가항공료에 다양한 게스트하우스, 펜션 등의 저렴한 숙소와 가격 착한 다양한 먹거리 거기다 입장료 없는 아름다운 곳도 많아서 최소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누리며 아름다운 제주를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용눈이 오름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의 바람.

몇 년 전 송중기와 박보영이 열연해서 화제가 되었던 영화 <늑대소년>의 촬영지 중 한 곳이 바로 이 곳 용눈이오름이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니나 다를까 온갖 매체에서 가장 자주 보이는 오름이 바로 이곳이라고 한다. 유명해지다보니, 오름 아래에는 화장실과 매점을 갖춘 주차장까지 생겼다고 하는데, 나중에 제주에 가게 된다면, 이 곳 오름은 꼭 한번 올라가 보고 싶다.

 

성산일출봉도 오름이다. 그러나 성산일출봉은 오름 이상의오름이다. 클래스가 다르다.

바다를 노려보며 성채처럼 우뚝 선 이 화산암 덩어리의 의의와 가치는 낱개의 오름이 감당할 수준과 범위를 한참 넘어선다. 누구나 성산일출봉을 아는 것처럼 말하지만, 성산일출봉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성산일출봉의 원래 이름은 성산(城山)이다. 산이 성처럼 서 있어서 성산이다. 조선시대 많은 문인들이 이 곳 성산에 대한 감상을 글로 남겼으며 얽힌 전설만 해도 책 한 권 분량은 거뜬히 된다고 한다.

 

<제주, 오름, 기행>을 읽으면서 책에 정성이 가득 담겨 있다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왜 그런가 곰곰히 생각 해 봤더니, 이 책에는 오름만 있는 게 아니고, 사람, 사람이 있었다. 저자에게 오름의 존재를 알려준 지금은 고인이 된 어느 사진작가가 있었고, 제주 올레 길을 연 여인이 있었으며, 가난했던 시절 소 그림을 그렸던 예술화가도 있었다. 제주와 관련이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 제주만의 역사와 문화, 숨결 등이 마음을 짠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건 눈이 아니라 귀로 쓴 이야기였기에, 손이 아니라 발로 쓴 이야기였기에, 또 하나 정작 중요한 것은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이야기들이 길에서 만나 허다한 인연에 의해 얻어 진 이야기였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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