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선왕조실록을 보다 1~3권 세트 - 전3권 -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의 조선사 여행 ㅣ 조선왕조실록을 보다
박찬영 지음 / 리베르스쿨 / 201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세트 종합
1권은 고려의 신하이자 장군이었던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으로 조선을 건국하게 되는데, 이후 안정적인 왕위 세습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5째 아들인 이방원이 두 차례 왕자의 난을 치른 후 왕이 되는 과정과 이후 문치의 조선을 열고자 했던 세종의 치세 그리고 이어지는 문종 사후 왕위 자리를 탐한 문종의 아우인 수양의 피 비린내나는 왕위 찬탈, 요순으로 불린 아버지 성종과 폭군이 될 수 밖에 없었던 비운의 왕자 연산군, 신하들의 반정에 의해 왕이 된 중종까지 조선이 건국 후 정착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특히 조선의 역사와 운명을 바꾸는 일대 사건인 왕자의 난과 같은 비극은 태조와 태종의 욕심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26세의 이방원, 11살의 이복동생에게 세자 자리를 내주다’ 두 사람 중에 한 사람만이라도 양보를 했더라면, 이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태조와 태종은 둘 다 욕심이 많은 인물들이었다. 이 업보로 인해, 단종애사가 일어나게 된다. 태종은 왕이 되기 위해 배다른 어린 이복 동생들을 죽였고, 수양은 왕이 되기 위해 친 형님의 아들인 친 조카, 그것도 세자가 아닌 군왕 이 된 조카를 왕위에서 끌어내려 죽이고 말았다. 책을 읽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거져 얻어지는 것도 없고, 정치란 게 하나를 얻으면 반드시 하나를 내 주거나 잃게 된다는 사실을.. 이 밖에도 조선전기에 일어났던 중요한 사건과 기록들이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 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조선전기에 일어난 다양한 사건과 기록을 공부하며 역사 공부의 재미와 감동은 물론 해박한 역사적 지식과 처세의 교훈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다 2권의 주요 내용은 왜의 침략으로 벌어진 7년 전쟁, 임진왜란과 임란 후 명청 교체기 조선의 외교정책과 연관이 있는 두 번의 호란, 즉 청의 침략으로 일어나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이 일어난 이야기가 핵심이다. 초기에 비해 중기로 넘어오면서 조선의 국력은 형편없는 지경에 이른다. 일본의 침략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청나라의 침략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은 조선의 국력과 군사력이 얼마나 형편없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이 건국되기 바로 직전, 고려 말 최영이 명나라를 정벌하기 위해 군사를 일으킨 것과 세종 때 이종무가 대마도를 정벌하여 일본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것에 비하면, 조선중기에 이르러 군사력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만 하다. 특히 임진왜란 한 가운데 있었던 선조의 경우, 칼과 총을 든 왜적들에게 무기가 아닌 시로 그들을 상대하려 한 행위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였다. 하지만, 유성룡, 이산해, 이항복, 이덕형, 이순신 같은 명신하, 명장이 있었기에 국난을 그나마 이겨내고 수습할 수 있었다. 그때 만약에 국난을 극복해 내지 못했더라면, 지금 우리의 역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조선왕조실록을 보다> 권지2를 통해 조선중기에 역사 현장 속으로 여행을 떠나볼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다> 3권은 조선중기에서 후기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즉 조선후기에서 대한제국 시대까지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3권은 숙종실록부터 시작되는데, 숙종은 내가 알기로 참으로 대단한 임금이다. 숙종은 백성들의 삶을 직접 보기 위해 암행이나 미행도 많이 다녔고 또 김만중이 지은 소설 사씨남정기의 롤모델이 되기도 하였다. 숙종은 아버지 현종의 뒤를 이어 14살 어린 나이에 즉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대비의 수렴청정도 받지 않고 바로 정치 10단 아니 정치 고수의 노련한 신하들을 좌우에 벌려 두고 친정을 시작했다. 단종과 비교해 보면, 그가 얼마나 노련한 정치가였는지 대번에 짐작할 수 있다. 물론 단종은 숙종보다 2살이 어린 나이인 12살에 즉위했지만, 12살이나 14살은 지금 우리 아이들 기준으로 봤을 때 초등학교 5학년, 중학교 1년으로 둘 다 어린 소년이기는 매 한가지다. 숙종은 어린 나이였음에도 노련한 중신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카리스마를 내 뿜으면 조정을 이끌어 나갔다. 숙종의 재위기간은 무려 46년간 이어지는데, 많은 업적을 남긴 반면, 스캔들 또한 대단했었다. 장희빈과 무수리 최씨, 두 인물 모두 숙종시대 계통과 관련해서 대단히 중요한 인물이다. 장희빈은 인현왕후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지아비인 숙종으로부터 사약을 받아 자신이 친아들인 세자(훗날 경종)가 보는 앞에서 죽었다. 장희빈의 아들은 숙종의 뒤를 이어 조선의 왕이 되는데, 그가 바로 경종이다. 하지만, 경종은 어머니의 죽음과 관련된 충격 때문에 정사를 제대로 펴지 못했고, 이 사건 때문에 심적으로도 또한 대단히 큰 충격을 받아서였는지 석연치 않은 병증으로 일찍 세상을 떴다. 경종의 뒤를 이어 그의 배다른 동생, 무수리 출신의 숙빈 최씨의 아들인 연잉군이 왕위에 오르게 되는데, 등극 과정에서 문제가 좀 있었다. 암튼 그가 바로 조선 최고의 재위기간을 자랑하는 영조이다. 영조는 어머니의 신분 때문에 재위기간 내내 엄청난 콤플렉스에 시달려야 했다. 그리고 자신의 자리는 노론에 의해 얻어진 거나 다름없었기에 당색이 골수 노론에 가까웠다. 하지만, 여기서 또 다른 비극이 시작되었으니, 아버지와 당색이 서로 달랐던 영조의 아들 사도세자는 왕이 되어보지 못하고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갇혀 8일만에 굶어죽었다. 그러나 사도세자의 불꽃이 완전히 꺼졌던 것이 아니었다. 영조의 손자이면서, 사도세자의 아들이 우여곡절 끝에 즉위하였으니, 그가 바로 정조인데, 그는 즉위식에서 “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다.”라고 선포를 하였다. 조선은 정조가 재위하면서 비로소 다양한 문물을 받아들이게 되는데, 정조는 조선의 르네상스를 연 임금으로 평가 받게 된다. 정조 이후 조선은 급속도로 무너지게 되는데, 그 배경에는 60년 세도정치의 부정부패가 있었다.
고종 이후, 근대로 이어지는 개화기는 불과 100년 전의 일이다. 사실 우리와 가까운 시대이고 현재의 오늘이 있게 하는데 결정적인 시기였기 때문에 더 잘 그리고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상은 그렇지만 못하다. 사건이 워낙에 복잡하고, 또 개입된 나라들 또한, 청과 일본을 넘어 미국, 영국, 러시아, 독일 등의 열강들이 앞두어 관계되어 있기 때문에 이 시대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이 시대를 정확하게 공부할 수 있어 너무 큰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