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을 보다 1 -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의 조선사 여행, 태조~중종 조선왕조실록을 보다 1
박찬영 지음 / 리베르스쿨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1권

매주 주말 <역사 저널 그날>이란 프로를 일부러 꼭 챙겨서 본다. 보면서 역사를 어떤 관점과 시각에서 보고, 또 역사를 어떻게 공부하고 인식해야 하는가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다. 이 프로는 참 여러므로 유익한 프로인 것 같다. 중국의 동북아 공정,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맞물여 많은 국민들이 역사에 대해 다시 관심을 가지거나 주목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역사는 무엇일까? 왜 미래가 아닌 과거의 지난 이야기를 알아야 하는걸까?

최근 극장가에 조선을 건국한 태조와 왕자의 난으로 그 자리를 차지한 세종의 아버지인 태종 이방원 사이의 알력과 갈등을 주제로 한 영화 <순수의 시대>가 한창 상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예고편을 보고, 영화가 재밌을 것 같아 주말 쯤 해서 이 영화를 보러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미 보고 오신 동료 샘이 말하기를, 애로인지 사극인지 내용도 없고, 희안한 영화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던지는 말씀이 예고편을 아주 잘 만든 영화라고 하시면서 마지막 비수를 꽂으셨다. 예고편을 이미 여러 차례 봤던 차라, 한순간 보러 갈 마음이 싹 사라져 버렸다. 가만 보면, 매년 거르지 않고 해마다 조선을 배경으로 한 사극, 드라마가 제작되는 것 같다. 작년에는 정조의 암살을 다룬 <역린>과 조선 건국을 둘러싼 <해적>, 그 전년도에 송강호가 주연했던 <관상>은 아주 재밌게 보았다. 그런데 이 영화들은 모두 호불호가 갈렸다. 역사적 지식과 배경을 알고 이 영화를 보면, 감독이 얼마나 연출과 각색을 잘 한 영화인 줄 알지만, 역사적 지식 없이 보면, 그저 아주 난해한 영화 된다. 사극의 특성이 그럴 수 밖에 없다. 암튼 이런 영화와 드라마들이 꾸준히 제작되는 건 역시 역사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다.

오랜만에, 박시백 화백의 <조선왕조실록> 이후 <조선왕조>에 대해 다룬 책으로 아주 훌륭한 책이 출간된 것 같다. 이 책은 구성과 편집이 모두 다 아주 훌륭하다고 극찬을 할 만하다. 이 책은 총 3권의 세트로 이루어져 있는데 조선왕조 500년을 이끌어온 창업군주 태조부터 국권을 빼앗긴 비운 임금 순종에 이르기까지 조선을 다스렸던 27명의 왕을 왕조 순으로 중요한 사건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서술하였다.

1권은 태조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으로 조선이 건국 된 후 안정적인 왕위 세습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5째 아들인 이방원이 두 차례 왕자의 난을 치른 후 왕이 되는 과정과 이후 문치의 조선을 열고자 했던 세종의 치세 그리고 이어지는 문종 사후 왕위 자리를 탐한 문종의 아우인 수양의 피 비린내나는 왕위 찬탈, 요순으로 불린 아버지 성종과 폭군이 될 수 밖에 없었던 비운의 왕자 연산군, 신하들의 반정에 의해 왕이 된 중종까지 조선이 건국 후 정착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특히 조선의 역사와 운명을 바꾸는 일대 사건인 왕자의 난과 같은 비극은 태조와 태종의 욕심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26세의 이방원, 11살의 이복동생에게 세자 자리를 내주다’ 두 사람 중에 한 사람만이라도 양보를 했더라면, 이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태조와 태종은 둘 다 욕심이 많은 인물들이었다. 이 업보로 인해, 단종애사가 일어나게 된다. 태종은 왕이 되기 위해 배다른 어린 이복 동생들을 죽였고, 수양은 왕이 되기 위해 친 형님의 아들인 친 조카, 그것도 세자가 아닌 군왕 이 된 조카를 왕위에서 끌어내려 죽이고 말았다. 책을 읽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거져 얻어지는 것도 없고, 정치란 게 하나를 얻으면 반드시 하나를 내 주거나 잃게 된다는 사실을.. 이 밖에도 조선전기에 일어났던 중요한 사건과 기록들이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 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조선전기에 일어난 다양한 사건과 기록을 공부하며 역사 공부의 재미와 감동은 물론 해박한 역사적 지식과 처세의 교훈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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