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의 길에서 오늘을 묻다 - 조선통신사 국내노정 답사기
한태문 지음 / 경진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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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의 국내노정 답사기

 

난 여행을 참 좋아한다. 직접 가는 여행도 좋고, 책을 통해서 조선시대로 혹은 그 이전 시대로 과거 여행을 떠나는 것도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일까 사실은 예전부터 참 궁금했었던 것이 있다. 연암의 열하일기를 읽으면서도 느꼈던 것인데, 조선시대, 혹은 그 이전의 사람들은 어떻게 여행을 했을까? 국내 여행은 그렇다 치더라도, 중국이나 일본은 어떻게 갔으며, 가는데 기간은 얼마나 소요가 되었고, 여행을 하면서 먹고, 자고, 싸는 지극히 생리적인 문제들은 또 어떻게 해결했을까 등등 궁금한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이 책은 이런 나의 목마름에 어느 정도의 갈증의 해소시켜 주었다.

조선통신사의 국내노정 답사기, 사실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땐, 한양에서 일본까지의 전 여정인 줄 알았다. 하지만 책을 받고 나서, 우리나라 노정만을 다루었음을 알았다. 그래도 큰 수확이었다. 조선통신사의 사신행차 노정이 오늘날 국토대장정의 원류가 되었다고 하니, 그 사실만으로 참 신기했다. 그러고 보면, 국토대장정을 기획한 이들 또한 참 대단한 것 같다. 어떻게 조선통신사의 노정을 보고 국토대장정을 기획할 수 있었을까? 이야말로 진정한 온고지신(溫故知新)이 아니겠는가?

 

통신사, '서로 신의로 통하는 외교사절'(19면)

조선통신사는 조선시대 전반에 걸쳐 파견되었지만, 흔히 임진왜란을 경계로 그 이후인 1607년부터 1811년까지 약 200년간 12차례 행해진 후기의 외교사절을 지칭한다. 조선통신사는 한일문화 교류의 공식통로 역할을 수행하였다.(23면)

각 분야에서 조선을 대표하는 최고의 재능을 가진 400~500명으로 구성되었다.(26면)

 

책을 펼쳤는데 시작부터 좋았다. 길, 떠남의 공간이자 돌아옴의 공간, 지향의 공간, 자기 성찰의 공간, 인연을 맺고 연결하는 소통의 공간, 길이란 한 글자에 참으로 많은 공간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나는 여기에 새로운 만남의 공간, 고행의 공간을 더 추가하고 싶다. 600년 전, 조선통신사는 일본과 소통을 하기 위해 서울에서 출발하여 하루에 20km씩 20여일을 걸어 부산에 도착했다. 자동차로 5시간 30분, 고속철을 타면 1시간 4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무려 20여일 동안이나 걸어야만 도착할 수 있었다. “조선통신사의 길에서 오늘을 묻다”는 책의 표지 지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조선통신사의 서울에서 부산, 부산에서 다시 서울까지의 노정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예천을 떠난 사행은 풍산에서 점심을 먹고, 안동에 도착하여 하룻밤을 보내는 것이 관례였다.(147면) 의성, 영천을 떠난 사행은 경주에서 머물고 울산을 지나서 마침내 부산에 도착하였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조선통신사에 대한 개괄이다. 조선통신사의 의미와 인물들의 구성, 노정(27~28면)에 대해 소개해 놓았다. 2부와 3부가 책의 핵심 내용에 해당되는데, 2부는 서울 즉 한양에서 부산까지의 노정을 다루었고, 3부는 다시 부산에서 한양까지의 노정을 다루었다. 2부와 3부가 이렇게 나뉜 데에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하행 노정과 부산에서 서울로 가는 상행 노정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이들 조선통신사 일행은 왜 하행노정과 상행노정 길을 달리 했던 것일까? 이 책은 조선통신사 국내노정에 관하여 읽을거리, 볼거리, 사진, 그림, 도표 등 알찬 내용을 가득 담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나라 전역이 국토 박물관임을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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